민주노동당은 1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어떤 방향도 제시하지 않은 채 민생문제에만 집중하자고 하고 있다"며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근혜 대표가 '민생구제'를 강조하면서 대연정 제안을 거부한 것에 대해 "민생문제가 중요하다면 X파일 특검 등을 위한 임시국회에 응하라"고 반박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기자실을 찾아 "정치-경제-언론-검찰 등으로 이어지는 '검은 경제권'이 빈부격차의 근본 원인"이라며 "한나라당은 민생문제가 중요하다고 말로만 떠들지 말고 X파일 사건 특별검사제 도입, 국정조사 실시 등을 위해 임시국회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서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천문학적인 돈이 소모된 이번 사건을 규명하지 않는다면 (이날 박 대표의 발표는) 결국 한나라당의 부패와 지역주의, 반민생정치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심 수석부대표는 박 대표의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정책정당화' 주장에 대해 "공감하지만 선거구제 개혁 없이 지역구 중심주의를 온존시키면서 정책정당화는 불가능하다"고 반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오늘 박 대표는 전북에 투어 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투어정치로 표를 얻고,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투어정치로 표 얻으면서 지역주의 타파하겠다?"
이어 심 수석부대표는 정치권의 X파일 대응에 대해 "검찰이 수사를 착수한 지 2주가 지났는데도 정작 국회는 아무런 대책조차 마련하지 않고 사건을 무마하려하고 있다"고 맹성토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열린우리당에 대해 "여당의 역할은 온데간데 없고 여론 눈치보기에 급급한 실정"이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특검 의사를 밝힌지 1주일째 법안조차도 성안하지 못하고 시간을 끌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최근 논의되는 '제3의 기구'에 대해서는 "책임있는 수사를 회피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어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또 심 수석부대표는 김종빈 검찰총장을 향해 "도청파일 보고조차 받지 않는다고 한 것은 '칼을 쥐고 있는 사람이 눈을 가리고 수사하겠다는 것'으로 직무유기나 마찬가지"라며 "수사에 자신이 없고 떳떳하지 못하면 (빨리) 특검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그는 "일단 먼저 밝혀진 삼성 커넥션에 대해 집중 수사하고 이후 녹취를 풀고 나가는 과정을 거쳐 274개 도청테이프 관련해서는 특검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검찰은 불법도청에만 수사의 초점을 맞추지 말고 민생정책을 파탄에 이끈 '검은 돈'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눈치보는 우리당, 시간끄는 한나라당... 의지없다면 국민에게 호소"
이를 위해 민주노동당은 이번 주 동안 검찰이 압수한 안기부 도청파일의 전면공개 및 X파일 사건의 특검 실시 및 국정조사 실시 등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국회 소집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2일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 대표, 국회의장과의 면담을 통해 'X파일 사건'의 진실규명 의지를 확인할 방침이다.
심 수석부대표는 "거대 양당이 X파일에 대한 진상규명 의지가 없음이 규정되면 다음주부터 국민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방식으로 이번 사건의 의혹을 밝혀낼 것"이라며 "반드시 도청파일 전면공개와 특검이나 국정조사를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