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대체 : 2일 오전 11시 30분]
열린우리당이 'X파일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밝혔지만 한나라당은 이를 '특검 물타기'를 위한 정치공세로 일축해 난항이 예상된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위정책회의에서 "이번 안기부 도청사건을 현행법 테두리에서 해결하는데는 한계가 있어 특별법 제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특별법 제정 계획을 밝혔다.
원혜영 정책위의장도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고 적법성 문제도 합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이 특별법은 한시적인 성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이 특별법 안에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불법도청 테이프 내용의 공개 여부와 기준 등을 논의할 '제3의 기구'인 특별위원회의 설립 근거도 담을 방침이다.
이은영 제1정조위원장은 "특별법을 통해 민간인이 참여하는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여기서 테이프 내용의 공개여부부터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그 뒤 국민여론을 지켜보며 공개시점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재섭 "과거사, 법으로 소급 적용 불가능... 정치공세일 뿐" 일축
반면,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의 이 같은 방침에 즉각 반발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과거에 있었던 일을 지금 법을 만든다고 해서 소급 적용할 수 있느냐"며 "안될 걸 뻔히 알면서 그런 주장을 하는 것은 정치공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이 특별법을 통해 만들겠다고 밝힌 '제3의 기구'에 대해서도 '특검 물타기'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강 원내대표는 "테이프의 공개여부나 수사 방향에 관한 문제는 법적인 수사권이 부여된 수사기관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무나 모아 여론재판 하자는 것도 아니고 그런 발상은 특검에 대한 물타기 작전"이라고 몰아 부쳤다.
서병수 제1정조위원장도 "제3의 민간기구 주장은 무능한 집권당의 비겁한 해법"이라며 "불법도청 사건의 진행 상황을 정부여당의 통제하에 놓고 정치적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내놓고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서 위원장은 "결국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몇몇 인사를 임명해놓고 내부를 조종하겠다는 음모"라며 "열린우리당은 가뜩이나 복잡한 불법도청 사건을 더욱 꼬이게 만들지 말고 조속히 특검 도입에 응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번 주 내로 'X파일 특검법'을 성안,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