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때 보험 가입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는 보험의 진실, 특히 생명보험의 진실을 알 수 있는 책이 있다면? 마침 영업 현장에서부터 고객 서비스, 영업기획, 상품기획에 이르기까지 두루 체험하며 탁월한 기량을 발휘한 장태상씨가 수십 년간 인의 장막에 가려져 있던 보험업계의 천기를 누설한 책이 2004년 7월에 나왔다.
보험 안의 비밀과 보험 밖의 비밀
"몇 백만 원짜리 예금 이율은 꼼꼼히 따지면서 정작 1억 원짜리 보험에 대해서는 무관심했던 나 같은 묻지 마 가입자들의 뒷머리를 후려갈기는 책."
종신보험에 가입한 벤처기업가 안종필씨가 이렇게 촌평한 책의 이름은 <생명보험의 비밀>이다.
이 책은 크게 '보험 안의 비밀'과 '보험 밖의 비밀'로 나누어져 있다. 저자가 설명하는 '보험 안의 비밀'은 크게 세 가지. '예정 사업비의 비밀', '예정 위험률의 알다가도 모를 비밀', '예정 이율의 낯 두꺼운 비밀'.
'보험 밖의 비밀'은 '판매 채널을 둘러싼 끼리끼리 비밀', '사후 서비스의 비밀 아닌 비밀', '비과세 혜택의 헛웃음 나는 비밀'.
이 내용들은 모두 보험 소비자의 권리 찾기를 위한 것들이다.
"보험료 산출 기초를 공개하라"
이 책의 내용을 요약해 보면 이렇다.
1부에서는 무배당 상품을 중심으로 보험 상품에서 손익이 발생하는 원인을 살펴본 뒤, 보험 계약자가 자신의 권리를 찾는 방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보험료 산출 기초인 예정 사업 비율, 예정 위험률, 예정 이율 등은 명확한 근거와 함께 공개되어야 하며, 무배당 상품에 가입하고 있는 보험 계약자는 배당 상품이나 실세 가정형 상품으로 전환함으로써 자신의 권익을 보호받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2부에서는 상품 이외의 영역인 판매 채널과 서비스 제도, 그리고 생명보험 관련 세제를 다루어 놓았다.
보험 가입자가 자신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 제시
안씨는 말한다.
"무관심한 보험 소비자와 무책임한 생명보험 회사가 서로 만날 때, 보험 자본의 천년 왕국은 만들어진다. 여기에 '국민 경제의 안정을 위해 생명보험 회사는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망해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신념 하에 보험 회사의 바람막이 역할을 마다 않는 감독 당국까지 합세하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그는 '생명보험 회사만의 일방적인 번영이 보험 소비자의 희생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문제 의식'에서 <생명보험의 비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책은 생명보험 회사의 이익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밝혀내면서 보험 가입자가 자신의 권리를 회복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보험 가입자가 부당한 피해를 입거나 정당한 이익을 침해당하는 일을 안타까워하던 안씨가 오랜 기간 현장에서 일하며 느껴 온 아쉬움과 바람이 빽빽하게 담겨 있다.
'이 책은 어디까지나 수많은 보험 가입자들과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는 평범한 보험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되찾고 보호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이것이 안씨가 그동안 철저하게 가려져 있던 보험업계의 천기를 누설하면서까지 <생명보험의 비밀>을 쓴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생명보험의 비밀> 장태상 씀/2004년 7월 30일 이소출판사 펴냄/2·6판 224쪽/책값 1만원
●김선영 기자는 대하소설 <애니깽>과 <소설 역도산>, 평전 <배호 평전>, 생명에세이집 <사람과 개가 있는 풍경> 등을 쓴 중견소설가이자 문화평론가이며, <오마이뉴스> '책동네' 섹션에 '시인과의 사색', '내가 만난 소설가'를 이어쓰기하거나 서평을 쓰고 있다. "독서는 국력!"이라고 외치면서 참신한 독서운동을 펼칠 방법을 다각도로 궁리하고 있는 한편, 현대사를 다룬 6부작 대하소설 <군화(軍靴)>를 2005년 12월 출간 목표로 집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