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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나 남편이나 개인적으로 비싼 쇠고기보다는 조금더 저렴한 돼지고기와 닭고기를 주로 선호하는 편입니다.
돼지고기로는 주로 삼겹살이나 불고기, 수육을 해먹고 닭고기로는 매콤한 닭볶음탕이나 삼계탕을 해먹든가 만원짜리 한장으로 두 가지 맛을 고루 맛볼 수 있는 고소하고 달콤한 치킨을 시켜먹습니다.
삼겹살이야 그냥 불판에 썬 고기를 올려 구워 먹으면 그만이요, 불고기는 시판되는 양념장이나 간장과 고추장 물엿, 다진마늘 등을 넣고 재어서 볶으면 됩니다. 닭볶음탕이나 삼계탕도 4년차 주부인 제게는 손이 좀 많이 가는 음식이여서 그렇지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닙니다.
오히려 이제는 닭볶음탕하면 "박지영이지"하는 소리가 나올 정도의 달인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저희 형님께서 조카 둘을 데리고 집으로 놀러왔는데 마땅히 대접할 음식이 없는게 아니겠습니까. 그래도 뭔가 해야겠다 싶어 냉장고 안을 뒤져보니 그 날 저녁 남편 입맛 돋우기 위해 마트에서 사온 닭볶음탕 용 닭 한 마리가 있는게 눈에 띄었습니다.
이걸로 닭볶음탕을 해주자니 형님이나 저는 괜찮지만 아직 어려 매운 걸 못 먹는 조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라 나의 특기인 매운 닭볶음탕 솜씨를 발휘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게 저의 비장의 카드 카레닭입니다. 어린아이들이나 노인분들이 계신집에서는 솔직히 매운 닭볶음탕은 상당히 자극적인 음식이라 많이 꺼려 하십니다.
물론 닭으로 할 수 있는 요리가 닭볶음탕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쉽고 간편하게 그러면서 남녀노소 다들 즐길수 있는 음식을 찾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지요.
아이들이나 노인분들이 계신 집에서는 한번씩 해드시는 것도 괜찮을것 같아 제 비법을 살짝 알려드리겠습니다.
*** 닭카레 만드는법 ***
< 재료 >
4인기준- 닭볶음용 닭 한마리(통째가 아닌 썬 닭), 감자 3알, 당근 큰 것 1개, 양파 1개, 완두콩 약간, 카레가루, 소금 약간, 마늘 3알.
1.시장이나 마트에서 사온 닭볶음탕용 닭을 흐르는 물에 한번 깨끗이 씻어놓는다.
2.커다란 냄비에 물을 부어 팔팔 끓인다.
3.끓는 물에 씻어놓은 닭을 한번 살짝 넣었다 뺀다.
(이때 닭육수는 빠져나가지 않고 불순물과 다이어트의 최고의 적 닭기름만 살짝 빠지도록 잠깐만 넣었다 뺀다)
4.닭을 재빨리 건져 흐르는 찬물에 재빨리 식힌다.
(찬물에 재빨리 식혀야지만 닭살이 쫀득쫀득 해집니다.)
5.감자와 당근은 껍질을 벗기고 깍뚝 썰기로 알맞게 썬다.
(크게 써셔도 상관없고 먹기 불편하실 것 같으면 카레용으로 잘게 써셔도 상관없습니다)
6.양파도 같은 크기로 네모지게 썰어 놓는다.
7.카레 가루는 찬물에 곱게 풀어서 준비해 둔다.
8.냄비에 물을 붓고 썰어놓은 야채와 닭고기 그리고 마늘 3알을 다져서 넣고 센불에서 끓인다.
9.재료들이 보글보글 끓으면 불을 중간불로 해놓고 풀어둔 카레가루가 잘 섞이도록 저어준 후 잘 익도록 약 10~15분간 놔둔다.
(카레가루를 재료가 다 익은 후에 넣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이렇게 재료와 함께 넣고 오래 끓여주면 카레맛이 훨씬 더 진하고 깊어진답니다.)
10. 재료가 어느 정도 익었다 싶으면 씻어놓은 완두콩을 넣고 약한 불에서 자작해지도록 5분 정도 더 끓인다.
11.완성된 닭카레를 그릇에 담고 식구들과 맛있게 먹는다.
어때요? 아주 쉽죠? 제 글을 읽으신 분들 중에는 아마 "뭐야, 카레에 돼지고기나 쇠고기 대신 닭으로만 바꿨을 뿐이잖아"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이 음식은 돼지고기나 쇠고기를 잘게 썰어 만든 카레와 맛이 다릅니다.
카레국물에 온몸을 적신 닭을 두 손으로 잡고 한번 뜯어보세요. 저희 남편처럼 "이거,이거, 색다른데"하는 말이 저절로 나오실 겁니다.
저희 조카들은 카레는 밥에 비벼서, 닭고기는 카레 국물에 적셔서 먹으면서 연신 제게 작은 엄마 최고라는 뜻으로 엄지손가락을 하늘 높이 쳐들어 주었답니다. 돌아오는 말복에는 흔한 삼계탕보다는 닭카레 한번씩 해보시는 건 어떠세요?
덧붙이는 글 | '우리집 일품요리' 응모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