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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쌀을 씻을 때에 쌀뜨물을 잘 받습니다. 저는 청국장을 끓일 때에도, 김치찌개를 끓일 때에도 꼭 쌀뜨물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받아 놓은 쌀뜨물에 멸치를 넣고, 팔팔 끓인 다음 멸치는 걸러 놓습니다.
재료로는 된장, 두부, 감자, 양파, 풋고추, 마늘, 대파, 미더덕을 준비합니다. 미더덕 된장찌개는 경상도에 와서 처음으로 맛을 보았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맛이 좋아 자주 끓여 먹습니다.
꼭 미더덕이 아니어도 꽃게, 새우, 조개를 이용해도 개운하고 시원한 맛의 된장찌개를 맛볼 수 있습니다.
된장을 비롯하여 모든 준비한 재료를 잘 썰어 냄비에 담고, 먼저 준비해 두었던 '쌀뜨물 멸치 다시물'을 넣습니다. 사실 저는 위의 사진처럼 하지는 않고, '쌀뜨물 멸치 다시물'에 먼저 된장을 풀고 끓이면서 감자, 양파, 미더덕, 두부, 풋고추 순서대로 넣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설명하기 쉽게 모든 재료를 한꺼번에 넣고, '쌀뜨물 멸치 다시물'을 부었습니다.
이렇게 준비된 모든 재료를 넣고 팔팔 끓인 다음, 불조절을 하면서 조금 더 끓이면 됩니다.
다 끓인 된장찌개는 이제 그릇에 퍼 담아서 맛있게 드시기만 하면 됩니다. 제가 끓이는 된장찌개에는 남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쌀뜨물을 넣는다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쌀뜨물을 넣으면 넣지 않을 때보다 그 맛이 깊고 부드럽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미처 쌀뜨물을 준비하지 못하여 부득이하게 맹물에 된장찌개나 청국장을 끓였을 때, 깊고 부드러운 맛을 느낄 수 없어서 아쉬움을 느꼈던 적이 있습니다.
전라도 지역에서 나고 자란 지 18년, 그리고 서울생활 12년과 이곳 경상도 지역에 와서 터를 잡고 산 지 12년이 넘었습니다.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은 그 어떤 지역이든 독특한 생활환경과 문화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 차이가 나에게는 비록 생소하게 느껴진다 하더라도, 좋은 점을 잘 찾아내 내가 가지고 있던 기존의 생활방식에 보탠다면, 내 자신이 한걸음 더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전라도와 경상도의 생활방식과 문화, 언어의 차이는 엄연하게 존재하고 있고 또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것부터 서로를 이해하고, 그 좋은 점은 배우려 하고, 또 스스럼없이 받아 들이려고 노력하는 자세를 갖는다면, 더 이상 지역감정이라는 단어는 우리들 곁에 찾아 볼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