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런 매미의 짧은 일생이 떠올라서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저는 창문을 열고 제 손 안에 있던 매미를 날려 보냈습니다. 저의 손아귀에서 벗어난 매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날개를 푸드덕 거리면서 하늘을 날아가 버려 이내 그 모습조차 찾아 볼 수 없었습니다.
7일이라는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그 시간 동안 부지런히 짝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자신의 짝을 만나게 되거든 그 매미가 이 땅에 태어나야만 했던, 매미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하고 나서 아무런 미련이나 후회없이 그 일생을 마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은, 결코 우리 인간들에게만 전속되어 있는 전유물이 아닙니다. 아주 미미한 존재처럼 보이는 이름모를 벌레와 풀, 나무, 그리고 많은 종류의 동물들도 이 땅의 당당한 주인이며, 그들이 우리 인간들과 한데 어울려 살아가므로 해서 이 땅은 진정 살아 숨을 쉬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로 저의 눈에 발견되는 벌레중에서 파리나 모기, 바퀴벌레처럼 해충이 아닌 경우에는, '너의 일생을 마칠 때까지 살다가 가거라' 하는 마음으로 자연 속으로 되돌려 보내 줍니다. 간혹 배추나 야채를 다듬다 발견되는 달팽이나 무당벌레, 작은 벌레들을 자연으로 보내주고 나면 저도 모르게 마음이 즐거워집니다.
우리들이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고 있는 현재의 이 땅.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아주 작은 생명들 하나 하나가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고, 그 작은 것들이 존재함에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