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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평화통일을 위한 8·15민족대축전에 참가하기 위해 14일 오전 서울에 도착한 북측대표단 30명이 오후 3시경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분단이후 최초로 참배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김규종
극우단체들의 반발이 없지는 않았지만 8.15 민족대축전에 참석한 북측 대표단이 전 국민의 뜨거운 관심 속에 전격적으로 국립현충원에 참배하였다.

이번 8.15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이야기도 바로 이 현충원 참배였다.

명분을 중시하는 민족민주운동단체에서 혹시 북에 대해 원칙이 없는 행동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혹시 나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들어 몇몇 사람들을 인터뷰해 보았지만 모두 대찬성이었으며 북의 결단에 충격과 감동을 받았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한상렬 통일연대 상임대표는 북 대표단의 현충원 참배는 "훨씬 더 마음을 크게 열고 새로운 역사를 창출하려는 모습으로 6.15정신이 구현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북녘동포들 만세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자주통일 재미 청년협의회를 준비 중인 미주 동부의 '노둣돌'이라는 청년단체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많이 놀랐다, 서로를 이해하려는 진지한 고민을 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 해외동포분들은 이렇게 커다란 변화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 소식들이 전해질 때마다 하나씩 하나씩 남과 북이 정말 진지하게 통일을 사랑하고 있고, 말로만이 아니라 진정으로 하나가 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런 것들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 해서 기뻤다.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에서 활동하는 김현환 목사는 북의 현충원 참배에 대해 "결국은 남북의 분단의 원인이 외세에 있다. 그리고 전쟁도 우리 민족끼리 서로 전쟁한 것도 아니고 외세에 의한 전쟁이었기 때문에 결국은 공동의 희생자들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남쪽의 동포들이 희생당한 것에 대해서 위로한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라며 국립현충원 참배의 의미를 우리 민족 대 외세의 대결구도를 기본에 두고 분석하였다.

미국 동부에 있는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은 "소식을 듣고 속으로 상당히 놀랐다. 이것은 정부당국과 민간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민족통일전선을 심화·발전시키는 하나의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본다"고 소감과 견해를 밝혔다.

그는 덧붙여 "국립현충원에 누가 있는가? 총부리를 댔던 남쪽의 군인들, 반북적인 그런 행동을 끝까지 고집했던 남측정부의 인사들, 그런 묘가 있는 곳을 참배하다는 것은 과거를 불문하고 미래의 공동목표를 위해서 우리 민족은 얼마든지 손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바로 과거불문의 원칙이 통일전선원칙의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인데 과거에 서로 대립하고 반목하고 싸웠던 것을 잊자. 서로 미래의 통일을 위해서 손을 잡자라는 강력한 정치적 의지가 이번의 현충원 참배라고 하는 행동을 통해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라며 통일전선적 관점에서 현충원 참배의 의미를 해석하였다.

40년 만에 입국금지가 풀려 고국을 방문한 양은식 미주범민련의장은 북의 현충원 참배에 대해서 한마디로 "결정적인 화해의 상징이라고 본다. 이 현충원 참배가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가는데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라며 실천적 견지에서 고무적인 평가를 하였다.

사실 이런 북측의 요구가 알려지기 전에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일이이었다. 동작동 국립묘지 앞을 수백번 수천번 지나다닌 사람들도 북한에서 가장 폭파하고 싶은 곳 1호가 바로 현충원일 것이라는 생각은 했겠지만 북한에서 참배를 하러 온다는 것은 그것도 통일도 되기 전에 온다는 것은 애당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미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민족통신' 노길남 대표는 "아무리 생각해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아니고서는 생각할 수 없는 판단으로 보인다"고 추측하였다. 이 추리가 맞다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이전보다도 더욱 더 폭발적인 폭과 속도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나갈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북 대표단의 국립현충원 참배는 통일대지진의 전조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말 이제 통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직감하게 된다.

정동영 장관도 이에 맞장구라도 치듯이 남측 당국자의 입으로는 분단 역사상 유례없는 '자주의 나라, 통일의 나라'라는 말을 과감히 입에 담았으며 건배를 할 때도 '위하여!'를 평양과 워싱턴에서 들을 수 있도록 크게 하자는 말까지 거침없이 하였다.

사실 취재를 하다보면 이런 소리가 꿈만 같이 들릴 때가 있다. '혹시 지금 꿈이 깨지면 어쩌나'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들 때가 있을 정도이다. 그러나 아무리 볼을 꼬집어보아도 꿈이 아님은 확실하다.

참고로 김기남 북측 당국 대표단장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항일애국열사 영령을 찾지 않을 수 없었다"고 그 배경을 밝혔으며 안경호 북측 민간대표단장은 "대북 오해를 없애고 깨끗이 과거를 씻자"는 의미를 가지고 현충원에 갔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자주민보와 함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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