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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푸둥의 롱양루 지하철 역 앞에 있는 '만방도시화원'이다.
상하이 푸둥의 롱양루 지하철 역 앞에 있는 '만방도시화원'이다. ⓒ 유창하

그래도 이틀 동안 임대료 월 2500원~3500원(우리 돈으로 32만원~45만원 정도) 가량의 집을 구하려고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롱바이(龍柏), 홍매루(虹梅路), 구베이(古北) 지역 부동산 소개소를 돌아다녔다. 이 지역 중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는 직원 10~15명 정도 두고 영업을 하는 체인점 중개소가 많이 눈에 뜨일 정도로 부동산 업종이 호황을 누리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찾은 중개소마다 한국인인 것을 알아차린 직원들은 "최소한 4500원 이상은 주어야 살 집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요구하는 3000원 미만의 집은 아예 소개도 해주지 않으려 한다. '한국 사람을 봉으로 아나봐'라고 투덜거리며 다른 집 알아보기를 이틀 동안 계속했다. '집구하기는 한국이나 중국이나 발품을 많이 파는 만큼 돌아온다'는 만고의 진리를 믿으며….

이틀 동안 이곳저곳에서 소개해주는 아파트 7곳을 돌아다녀 봤지만 맘에 드는 곳이 없어 체념하고, 임시거처인 민박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길을 가는 도중 문득 눈에 띄는 아파트 단지가 있었고 '아! 저 정도면 살기에 적당하겠다'는 느낌이 와 들어가 살펴보았다. 환경이나 모든 면이 적합할 듯했다.

그래서 아파트 근처에 위치한 부동산중개소를 찾아 "내 놓은 방이 없냐"고 말하니 직원들이 컴퓨터 조회를 하더니 "그 곳은 내 놓은 방이 없다"고 한다. 나중에 알았지만 그곳은 상하이 토박이들이 많이 사는 곳이라 부동산업자들이 손을 잘 대지 않고, 거래가가 높지 않아 이윤이 많이 남지 않으므로 소개를 꺼리는 곳이었다.

"그래도 더 알아보라"고 재촉하니까 30분을 조회하더니 집 주인과 연락이 닿았는지 가자고 하여 찾아가니 가격과 집 내부 구조와 조건 등이 원래 원하든 수준과 딱 맞았다. 그동안 7~8곳을 보았기에 주거환경과 방세 정도 보는 안목이 생겼다.

한국인 밀집지역인 구베이의 대표적 아파트인 명도성 아파트이다.
한국인 밀집지역인 구베이의 대표적 아파트인 명도성 아파트이다. ⓒ 유창하

그 자리에서 주인을 만나 5% 정도를 할인하고 계약금을 지불하고 바로 계약을 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이 아파트에 사는 중국인이나 타이완(大灣) 사람들보다는 조금 비싸게 들어 온 것을 몇 달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알 수 있었다.

상하이 들어와서 첫 번째로 구한 임대 아파트는 6층 아파트가 50동이 있는 비교적 큰 단지였다. 9년 전 상하이 아파트에 대규모로 개발하기 시작한 초기에 조성된 아파트 단지로 상하이 토박이들이 제일 많이 살고 있고, 사업하는 한국인과 나름대로 상하이에서 안정을 찾은 조선족(교포)들도 임대해서 사는 아파트 단지였다.

중국은 전세가 없고 대신 보증금만 있다

중국에서는 임대 들어갈 때 한국처럼 전세 개념이 없고, 모든 가구, 전자기구 등은 갖추어져 있는 집을 사고팔고 임대를 한다. 그러니까 이사를 가면서 가구, 가전도구들을 옮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한국의 전세보증금 같은 제도로 여기 용어로는 '야진(押金)'이라고 불리는 보증금을 지불하는데 야진은 계약기간 중에 나가면 주인들은 99% 돌려주지 않는다. 중국법에도 안 돌려줘도 된다고 나와 있다.

주택 임대 계약 때 보통 한 달에서 두 달 정도의 야진을 걸고, 방값도 3개월 선불 혹은 매달 선불 지급 등으로 한다. 이러한 조건은 계약하기 나름이고 아파트 단지마다 형식이 조금씩 다르다. 주택이 아닌 점포는 보통 6개월 선불 혹은 1년분을 선불로 내거나 야진을 내기도 한다. 하여튼 한국보다 계약에 대한 선택 폭은 넓다.

살며 겪어보니 이곳 상하이에서의 방구하기는 사전에 부동산 구입 정보가 있는 사람을 데리고 다니는 게 가장 빠른 길처럼 보였다. 그리고 발품을 파는 만큼 싸고 좋은 집을 구한다. 일주일 정도는 열심히 돌아다녀보면 가격 적당하면서 마음에 드는 집이 보일 것이다.

롱바이에 위치한 화광청아파트이다. 단지 입구에  편의시설이 있다. 대형할인점과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어야 생활하기에 편하다.
롱바이에 위치한 화광청아파트이다. 단지 입구에 편의시설이 있다. 대형할인점과 편의시설이 가까이 있어야 생활하기에 편하다. ⓒ 유창하

그리고 나선 주변의 시세와 비교하고 주인을 만나 적당히 깎아라. 먼저 부동산 중개인한테도 깎아달라고 이야기하라. 부동산에 나온 가격은 이미 할인될 것을 예상하고 내 놓은 가격이다. 부동산에서 조금 부풀려 내놓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집주인이 자기들에게 중개를 계속 부탁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중개인들이 중국인 주인에 가깝지 세 들어 살려는 한국 사람들에게 더 온정을 베풀겠는가?

야진도 가능한 1달로 하고, 월세도 가능한 깎고, 이왕이면 위성 인터넷이 달려 있는 집을 선택하면 더욱 좋다. 어떤 곳 은 인터넷선 까는데 1개월이 걸리는 곳도 있어 애를 먹기도 한다. 첫 번째로 구했던 임대 집에 인터넷 선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신청하고 설치하는 데 보름이나 걸려 인터넷 못해 '죽는 줄' 알았다. 나도 모르게 인터넷 중독 되어 있다는 것 그때 정말 절감하였다.

집구하기 고려사항, 구조물 파악하기, 계약하기 포인트 몇 가지

사람에겐 먹는 것과 입는 것보다 더 쉴 수 있는 보금자리가 더 중요하다. 그래야 낯선 중국에서 휴식과 재충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정들며 살던 집을 버리고 남의 나라에서 집구하는 게 어디 그리 쉬운가? 목돈도 많이 들어가는 게 집구하기이다. 한국이나 중국이나 마찬가지로 집구하기는 쉽지 않다. 매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적절한 가격으로 맘에 들어야 하고 살 집의 여러 환경과 조건들이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어느 정도 맞아야 하고 중개비도 염두에 두어야 하며 부대사항이나 특기 사항도 따져보며 계약도 잘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동안 3차례 중국 상하이에서 이사를 한 경험을 살려 중국으로 이사 오는 한국인을 위한 임대 시 고려사항, 주택구조물 파악하기, 임대계약하기 등으로 나누어 중국서 집구하기 포인트 몇 가지씩을 요약해서 소개한다.

중국에서 월세 지불방식, 난방과 냉방 연료방식 등에서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몇 가지를 빼고 나면 큰 차이는 없다. 중국에서 제일 비싸기로 소문난 상하이의 경우를 중심으로 말씀을 드리니 여타 지역은 참고를 하여 대처하길 바란다.

집구하기 전 고려사항 몇 가지

신홍교중학교이다. 국제부가 있어 한국인들이 많이 다닌다. 학교와의 거리 등을 감안하여 집을 구해야 한다.
신홍교중학교이다. 국제부가 있어 한국인들이 많이 다닌다. 학교와의 거리 등을 감안하여 집을 구해야 한다. ⓒ 유창하

첫째로 한국인 거주지에 살 것인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한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 살면서 한국식품점에서 한국식품을 구입하고 한국인들과 어울리며 서로 도움도 받으며 살 것인지 아니면 한국인이 별로 살고 있지 않는 지역이지만 조용히 생활상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며 살 수 있는지를 따져보아 결정하는 게 선택의 요점이다.

둘째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자녀들 학원문제, 학교 통학 거리와 교통편, 회사 통근거리와 교통편, 재래시장과의 거리, 할인매장의 위치 등을 고려하여 거주할 주거지와 주거지에 있는 몇 군데 주택단지(아파트 단지)를 선정한다. 주거지역이 선택되면 선택된 몇 군데의 주택단지를 비교한다.

개별 단지 자체의 관리체계와 경비체계는 잘 서 있는지, 단지 안의 위락시설은 무엇이 있는지, 위락시설 이용 방식은 어떤지, 단지 안에 유치원이 있는지, 놀이시설이 잘 되어 있는지, 아이들이 놀기에 혹시 위험한 지형은 아니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중국 서민들이 찾는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이 가까이 있어야 신선한 야채와 어류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중국 서민들이 찾는 재래시장이다. 재래시장이 가까이 있어야 신선한 야채와 어류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 유창하

셋째로 최근에 입주를 막 시작하는 신규 아파트가 아닌지도 알아보아야 한다. 중국 아파트는 분양할 때 내부 인테리어를 안한 상태로 분양하고, 이후 주택 소유주가 내부 인테리어를 하기 때문에 1년가량은 내부 장식하는 소리로 시끄러워 소음에 시달려야 하므로 이것도 잘 알아보아야 한다. 소음으로 살지 못해 계약기간 중간에 계약금 포기하고 이사 가는 한국인도 있다.

넷째로 가격이다. 주변 아파트의 시세와 해당 아파트 평형에 따른 시세를 비교하면서 주인과 임대계약이든 매매계약을 하면 된다. 가격 시세는 중국 내에 개설된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하여 대략적인 가격을 파악하고 부산중개소와 접근하면 유리한 조건으로 집을 얻을 수 있다.

한국과 구조가 다르므로 주택구조물을 요모조모 잘 파악해야

여러 가지 고려하여 아파트 단지가 선정되었다면 이번에는 주택의 구조물을 세밀하게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국과 중국의 주택 구조가 생활습관이 다르므로 주택 구조도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첫째 겨울철 보온이 잘 되는 집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집의 방향은 필히 남향집을 구해야 추위를 덜 수 있다. 상하이와 같은 중국 남방지역은 에너지 정책으로 아파트건축을 하면서 아예 따로 난방 시설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겨울철 난방은 에어컨(열풍이 나오므로 난방도 가능)을 틀거나 전기스토브를 사용한다. 에어컨 가동을 하여 열풍과 냉풍이 모두 작동하는지 체크해야 한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추위에 약한 한국인들은 '이동식 온돌용 전기패널'을 별도로 깔기도 하고 개별적으로 '한국식 온돌 가스보일러'를 설치하기도 한다.

둘째로 중국 건축업자들은 화장실 방수를 바닥 전체에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은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샤워를 아무렇게나 욕조 밖에서 하지 않고 욕조 안에서 조심스럽게 하기 때문에 자연히 방수의 중요성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에 대한 적절한 차선책으로 화장실 바닥의 경사도를 잘 살펴보고 물이 고이지 않을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한다. 여건이 가능하다면 물을 부어 보아 배수구로 물이 잘 흘러가는지도 해보면 좋다.

아파트 실내 구조물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욕실의 방수와 방풍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아파트 실내 구조물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욕실의 방수와 방풍도 잘 살펴보아야 한다. ⓒ 유창하

셋째로 겨울철 보온성 확보를 위한 이중창틀은 최신식 고급 아파트가 아니면 대부분 하지 않으므로 구조와 배치 상태를 살펴보고 겨울철 찬바람의 강도를 예상하면 된다. 아니면 쉽게 판단하려면 건축 연도를 따져보면 된다. 근래에 지은 아파트일수록 아무래도 보온력이 높다.

넷째로 그밖에 주택 구조물 점검에서 챙겨야 할 점은 인터넷 선이 깔려 있는지, 온수용 전기스토브 용량이 맞는지, 마루바닥과 가구상태, 가전기구 종류와 상태를 점검하고 종합리스트를 작성해 두어야 한다. 나중에 계약기간이 끝나 나갈 때 마루바닥이 심하게 상했다거나 가구와 가전제품 등 집기류가 모자라거나 고장 났을 경우 변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지막 단계인 계약을 잘해야 한다

주택구조물 점검도 어느 정도 끝나고 가격과 환경 등 조건들이 맞아 임대계약을 해야 되겠다 싶으면 계약 단계에 들어간다.

계약기간은 보통 1년이나 그 이상은 정하기 나름이다. 물론 계약기간 전에 이사를 하는 경우 보증금은 받지 못한다. 가구와 전자제품을 포함하여 임대하는 방식이므로 모자라는 가전제품, 가구들도 임대 계약 전에 주인에게 이야기하면 장만하여준다. 물론 그 가격이 월임대비에 미리 반영되기도 한다.

중국 상하이의 주거지 월세는 평수와 아파트 단지에 따라 다르나 한국인이 밀집해서 사는 곳의 월세는 대략 월 4500원~1만 5000원(우리 돈 58만5천원~195만원) 사이로 많이 비싸다. 한국인 밀집지역에서 조금 떨어졌거나 중국인 거주지역에 들어가면 의외로 좋은 집들이 많이 있다.

아파트를 잘 못 얻어 마음고생 하고 금전적 손해도 보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미리 최소 2~3차례 정도는 방문을 하여 요목조목 따져보며 집을 구해 놓아야 두고두고 후회를 안 한다.

덧붙이는 글 | 유창하 기자는 다음카페 '중국 상하이 한인 모임" http://cafe.daum.net/shanghaivillage 운영자이다. 중국 상하이 한인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중국의 문화 사회 여행 등을 알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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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오랜 기간 오마이뉴스에서 쉬었네요. 힘겨운 혼돈 세상, 살아가는 한 인간의 일상을 새로운 기사로 독자들께 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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