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치솟는 유가가 한국경제의 위협요소가 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셀프주유소.
ⓒ 오마이뉴스 남소연
기업은 물론, 일반시민들까지 '고유가 시대' 도래에 따른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허리케인으로 원유정제시설 등이 파괴된 탓에 미국 서부텍사스중질유 가격이 배럴당 70달러에 육박했고, 한국에 수입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도 덩달아 상승할 것이 예상된다.

이런 상황을 반영한듯 각종 포털사이트에선 '유가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묻는 질문이 눈에 띄게 늘었고, 이에 대한 각종 해법도 네티즌 사이에서 쏟아지고 있다. 네이버 지식검색에서 발견한 아래 답변은 아마추어답지 않게 간명하고 명쾌하다.

'기름값이 오르면 제품 생산단가가 높아지죠. 공장운영 비용, 운송비용, 판매 매장 유지비용 등이 모두 상승하죠. 그러면, 당연지사로 물가가 높아지죠. 물가가 높으면 국민들이 씀씀이를 줄이겠죠. 너무 비싸니까 소비가 위축되지 않겠어요.

그럼 공장에 재고가 쌓이죠. 재고가 많으면 더 이상 생산을 할 수가 없죠. 생산을 못하니 노동자가 필요하겠어요. 해고를 하겠죠. 그러면 다수의 실업자가 양산되고 다시 소비는 더욱 악화되겠죠...'


시민과 네티즌의 우려처럼 31일 시중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사상최고치인 리터당 1600원대를 넘어섰다. 연합뉴스는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주유소가 리터당 1610원, 강남과 여의도 등 일부 주유소도 리터당 1600원이 넘는 가격에 휘발유를 판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GS칼텍스와 SK 등 정유사도 이번 주말 혹은, 내주 초 석유제품 가격의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휘발유의 소비자가격은 더 오를 것이란 우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가파른 유가 상승은 원유생산 시설과 정유 시설이 집중돼 있는 멕시코만을 초토화시킨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 탓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허리케인으로 이 일대 정유소 8곳이 가동을 멈췄고, 생산된 석유를 실어 나르던 루이지애나주 항구도 폐쇄중인 상태다. 피해액만도 2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파손된 생산시설과 정지된 항구기능은 생산량 감소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유가 상승을 부채질했다. 서부텍사스중질유가 급등을 거듭함에 따라 중동산 두바이유와 북해산 브렌트유의 가격 역시 동반상승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형국.

주가 떨어지고, 주유소업계도 위기감 느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기름값과 달리 증시는 침체되고 주가는 폭락하고 있다.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위협한 29일 종합주가지수는 1062.16으로 전일대비 23P가 떨어졌다. 코스닥 역시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경제기관들의 '유가 100달러 시대 도래' 예측 등을 이유로 한동안 주가는 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일선 주유소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가파른 상승세 탓에 운행차량이 줄고, 주5일제 근무도 악재로 작용했다. 강남과 여의도 등지에서는 높은 임대료 탓에 폐업하는 주유소도 늘고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궁여지책으로 리터당 가격이 10원이라도 싼 주유소를 찾아다니거나, 정유사가 발급하는 보너스카드를 통해 적립보너스 등을 받고, 셀프 주유까지 마다 않고 있으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장기적 대책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복구가 진행되고, 증산을 시사한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생산량을 늘인다면 유가가 진정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러한 낙관적 전망은 폭등하는 유가에 놀란 기업과 소비자들에겐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상태.

천정부지로 치솟는 기름값이 불황의 그늘을 채 빠져 나오지 못한 한국경제에 근심 하나를 더 얹고 있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