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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팔트 위에 심은 나무
아스팔트 위에 심은 나무 ⓒ 남궁경상
"어! 웬 모래를 길바닥에 트럭으로 부리지?"

호기심에 관찰을 하니 다음날에는 모래에 약간의 흙을 섞어서 화단 모양의 테두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흙을 섞었다지만 아주 약간 섞은 것이라 조금 걸쭉한 모래 이상은 아니었습니다.

물을 흠뻑 뿌린 모습
물을 흠뻑 뿌린 모습 ⓒ 남궁경상
그리고 다음날에는 아스팔트 모래화단 옆에 여러 그루의 나무들이 트럭에서 내려지고 있었습니다. 모래가 실려 올 때부터 여러 사람들이 이리저리 삽을 들고 애를 쓰더니 결국 모래 위에 나무를 살짝 심어놓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행여나 나무가 죽을까 매일 물을 가득 실은 차가 와서 열심히 물을 뿌려주고 있습니다.

말라죽은 나무
말라죽은 나무 ⓒ 남궁경상

"참 지극정성이다!"

내 입에서는 감탄사가 튀어나옵니다. 아스팔트 위에 모래를 덮어놓고 나무를 심어 놓고 그 나무를 향해 며칠만 버텨 달라고 물을 뿌리는 저 정성을 어디에 비할 것인가?

분명히 모래가 주성분인 화단
분명히 모래가 주성분인 화단 ⓒ 남궁경상
4일 동안 열리는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를 위해 꼭 도로변 세이프 존에 화단을 만들어 가릴 이유가 있을까? 그동안 일한 사람들 인건비며 화단을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 결국 며칠 있다가 철거할 것에 저리 세금을 사용할 이유가 있을까? 가슴 답답함이 화단을 볼 때마다 치밀어오릅니다.

아스팔트 위에 만들어진 화단
아스팔트 위에 만들어진 화단 ⓒ 남궁경상
그런데 저런 공을 들이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화단 한구석에는 죽어가는 나무가 있으니 저것을 만든 공무원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그것을 바라보는 동네사람들의 마음은 더 아픕니다. 먹고 살기도 힘들어서 자식들에게 들이던 비용도 눈물을 머금고 줄이는 상황에 공무원들은 저리도 기발한 생각으로 돈을 펑펑 쓰다니….

전봇대에 만든 화단
전봇대에 만든 화단 ⓒ 남궁경상

과연 아스팔트 위에 모래를 쌓아놓고 심은 나무가 얼마 동안 살 수 있을까요? 아니 오래 산다고 해도 대회 끝나면 곧 철거하지 않을까요? 언제 철거하나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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