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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대표실을 찾은 이병완 청와대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1일 오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 대표실을 찾은 이병완 청와대비서실장과 악수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2신: 오후 7시 30분]

한나라당, 5일 의원총회 거쳐 회담 의제·시기 결정
일부 중진, 회담 반대 의사


노무현 대통령의 회담 제의를 일단 수락한 박근혜 대표는 오는 5일 의원총회를 열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노 대통령이 8일 미국과 중남미 국가 순방길에 오르게 되는 것을 감안하면 회담 날짜는 빠르면 6일이 될 가능성도 있다.

"박 대표는 회담에 응하기로 마음 굳힌듯"

박 대표는 1일 오후 김덕룡 전 원내대표, 박희태 국회부의장, 김기춘 여의도연구소장, 이규택 최고위원 등 당 중진 10여명과 긴급 회동을 통해 오는 5일 오후 2시 의총을 거쳐 회담의 의제, 시기, 방법 등을 정하기로 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중진회의에서 회담의 시기나 방법, 의제 등에 대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며 "박 대표도 이에 동의해 의총을 열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번 의총은 회담 성사 여부를 가름하는 자리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중진회의에 참석했던 한 의원은 "일단 대표가 회담을 수락해놓은 상태이니 의총은 가부를 결정하기보다 의제나 시기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고, 또 다른 의원도 "회담을 거부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의제나 방법에 대한 의견 수렴은 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전여옥 대변인도 "박 대표는 이미 대통령을 만나 국정에 대한 여러 얘기를 나눠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선 듯 하다"며 "청와대에서도 회담의 시기나 내용, 방법을 정해달라고 했으니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규택 최고 "의총서 반대많으면 대표 청와대 못간다"

한편, 이날 중진회의에서 일부 의원들은 이번 회담이 시기상 적절치 못하다며 적극적인 반대 의견을 편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했던 이규택 최고위원은 "타이밍이 좋지 않다"며 "청와대에 가면 연정 얘기가 나오지, 안 나오겠느냐"고 불만을 표시했다. 또 그는 "그러니 의총을 통해서 검토하자는 결론을 내린 것"이라며 "의총에서 반대의견이 많으면 (박 대표도 청와대에) 못 갈 것"이라고 말했다.


[1신 : 1일 오후 2시 10분]

노무현 대통령, 박근혜 대표에 회담 제의... 박 대표 수락


노무현 대통령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에게 회담을 제의했으며, 박 대표는 이를 수락했다.

이병완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은 취임 인사차 1일 오후 2시 박 대표를 방문해 "대통령께서 대표님께 긴히 전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며 "언제 어떤 형식이든 절차와 관계없이 박 대표님께 정하는 형식, 절차, 방법, 시간에 꼭 만나 국정 전반에 대한 기탄없는 대화를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달라는 말씀이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에 대해 이 실장에게 "잘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대표는 이 실장과의 만남이 끝난 뒤 "(이 실장)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만나서 의견을 나눠보는게 좋겠다"고 말해 회담요청을 수락했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가 회담을 갖는 것은 참여정부 출범후 처음이다.

다음은 5분 정도 진행된 박 대표와 이 실장의 대화 전문.

4년만에 이뤄진 노 대통령-박 대표 단독회담
지난 1월에는 박근혜 대표가 제안, 청와대 거부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단독회담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단독회담으로는 2001년 10월9일(김대중-이회창) 이후 근 4년만의 일이다.

두 사람의 단독회담이 성사되기까지 우여곡절도 없지 않았다.

노 대통령과 박 대표는 지난해 11월 25일 청와대 만찬에서 처음 만났지만, 박 대표가 3부 요인 및 4당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초대된 자리였기 때문에 두 사람이 심도 깊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박 대표는 이듬해 1월19일 신년기자회견에서 "국정방향의 일대 전환과 정쟁 없는 정치를 위하여 언제든지 대통령을 만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용의가 있다"며 여야 영수회담을 제안했다.

그러나 이 때까지만 해도 청와대는 "필요하면 언제든 대화할 수 있지만 정치적 사안은 국회에서 여야 대화로 잘 풀어가야 한다는 게 청와대의 기본입장"(김종민 대변인)이라며 영수회담 제의를 우회적으로 거부했다.

두 사람의 첫 단독회담이 17대 국회 개원이래 계속된 여야의 첨예한 대치를 해소하는 단초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 손병관 기자
박근혜 대표: (이 실장에게 악수 청하며) 많이 기다리셨죠. (쌀 협상 국회비준) 공청회가 늦어져 가지고….

이병완 실장: 만나뵙게 돼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국정에 대해서 많은 격려와 질타 해주십시오. 오늘 대표님 말씀 많이 듣고 가려고 합니다. 먼저 대통령께서 대표님께 긴히 전해주시라는 말씀이 있어 전합니다. 대통령께서 박 대표님을 언제 어떤 형식, 절차든 통해서 대표께서 정하는 형식, 절차, 방법, 시간에 따라 꼭 뵙고 국정 전반에 대해서 기탄없이 대화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박 대표: 알겠습니다.

이 실장: 여러 가지로 최근 이슈도 있지만 대통령께서는 집권 후반기에는 격랑의 전반기, 그 토대 위에서 우리 사회, 정치가 상생과 화합, 궁극적으로는 통합의 정치로 가야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십니다. 어떤 국정 주제의 말씀이라도 듣고 싶다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박 대표: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계시는 분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고되고 힘든 막중한 자립니다. 후반기 맞으시는 대통령을 잘 보좌해서 훌륭히 마감될 수 있도록 힘써주십시오.

이 실장: 잘 말씀 새기고 성심 성의껏 보좌하겠습니다.

박 대표: 국익 차원에서 많이 절제하고 노력해왔습니다. 극한 투쟁 등 옛날의 정치 재현하지 않도록 자제하고 많이 협조해왔습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실장: 대표님 말씀 잘 듣고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 실장: (전여옥 대변인에게) 전 대변인 때문에 반은 걱정을 덜고 시작합니다. 평소 존경하는 사이입니다.

전여옥 대변인 : (웃으며) KBS에서 같이 일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한편,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노 대통령과 박 대표의 회담과 관련해 "영수회담은 노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이라며 "시기와 의제 등은 박근혜 대표쪽의 의견을 수용해서 정할 것이다. 일정을 밝히기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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