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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로 몰려드는 물살  미국의 위성사진서비스 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2일 공개한 뉴올리언즈 위성사진. 붕괴된 제방 사이로 거센 물살이 주택가로 몰려들고 있다.
주택가로 몰려드는 물살 미국의 위성사진서비스 업체인 '디지털글로브'가 2일 공개한 뉴올리언즈 위성사진. 붕괴된 제방 사이로 거센 물살이 주택가로 몰려들고 있다. ⓒ 디지털글로브

[6신 보강 : 2일 밤 9시20분]

뉴올리언스 화학 물질 저장시설에서 폭발


2일(현지 시각) 새벽 4시30분께 뉴올리언스 프렌치 쿼터 지역에서 동쪽에 미시시피 강변에 있는 화학 공장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처음 폭발이 일어나자 붉은색과 노란색 화염이 치솟았으며 이어 작은 폭발음이 잇따르면서 자욱한 검은 연기가 났다. 폭발은 시내 중심가에서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강력했다. 목격자들은 폭발로 인해 발생한 연기가 상공 600m까지 솟아 올랐다고 전했다.

뉴올리언스 항만 경찰 책임자인 마이클 프란시스는 "폭발이 왜 일어났는지, 사상자가 있는지는 현재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위험 물질 처리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한편 치안 유지를 위해 현장에 투입된 병력 가운데는 이라크에서 주둔 임무를 마치고 미 본토로 귀환한 주방위군들도 포함되어 있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이라크에서 임무를 마친 주방위군 수백명이 뉴올리언스에 배치됐다"며 "이들은 실탄을 장전한 M-16 소총을 갖고 있다. 이 병력들은 (약탈자들을) 사살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이미 현장에 투입된 주방위군들에게 난동자들을 사살하라고 명령을 내린 상태다.

[5신 : 2일 오전 11시20분]

뉴올리언스 무정부상태..."우리 군대는 어디갔나"


지붕 날아간 돔 경기장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내습으로 침수된 뉴올리언스 시가지 중심가. 아래 원형 건물이 한 때 2만5천여명의 난민이 수용됐던 '슈퍼돔'이다. 강풍으로 지붕 태반이 날아간 모습이 보인다.
지붕 날아간 돔 경기장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내습으로 침수된 뉴올리언스 시가지 중심가. 아래 원형 건물이 한 때 2만5천여명의 난민이 수용됐던 '슈퍼돔'이다. 강풍으로 지붕 태반이 날아간 모습이 보인다. ⓒ 디지털글로브
1일(현지 시각) 군 헬기를 향해 누군가 총을 쏘면서 한 때 중단됐던 이재민 후송 작전은 중무장한 군경의 호위 아래 다시 시작됐다. 미 행정부는 장갑차까지 갖춘 주방위군을 투입하고 100억달러의 긴급 구호 자금을 편성했지만 상황은 호전되지 않고 있다.

치안 혼란은 여전하고 구호물품도 제 때 전달되지 않아 이재민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피해가 막심한 뉴올리언스의 경우 시신이 길가에 방치돼 있는 가운데 식량과 물, 의약품 등 생필품이 부족한 이재민들이 약탈에 나서고 길가에서 차량을 빼앗고, 강간 사건이 발생하고, 서로 총격전을 벌이는 등 '무정부 상태'라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1일 연방재난청 마이클 브라운 국장은 수일간의 굶주림과 고립에 분노한 시민들이 폭도화 하면서 이제 "시가전"이 벌어지는 상황속에서 구조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 난민촌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이 세계 최강대국 미국 안에서 그대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슈퍼돔 인근 컨벤션 센터에 머물고 있는 CNN 기자는 건물 내부가 최악의 상황이라고 전하고, 경찰서 옥상에서 소총으로 무장한 경찰들이 시내를 감시중인 가운데 구조헬리콥터가 현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시가지의 혼란상이 거세지면서 경찰이 기자들에게 길거리에 나서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에디 콤파스 뉴올리언스 경찰국장이 컨벤션센터 안에 최고 2만여명의 사람들이 머물고 있으며 현장을 지키던 경찰관 88명이 상황악화에 따라 철수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콤파스 국장은 "일부는 강간을 당하기도 했고 폭행을 당한 사람도 있다"며 "위험지대에 들어선 관광객들이 주로 공격의 타깃이 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시민들 수십여명이 도움이 필요하다며 떼를 지어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TV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CNN은 길거리 곳곳에 시체가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다고 전하고 사람들이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채 길가에 끌어다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인 관광객인 래리 미첼은 "폭동이 일어날까 두렵다, 총격전이 벌어지는 사이에 끼일 것 같다"며 "살아서 여기를 빠져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재민이 그들을 실어갈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뉴올리언스의 컨벤션센터 바깥에서만 적어도 7구의 시체가 그냥 방치되어 있다. 한 노인은 침대 의자에 누운 채 죽어있으며 옆에는 굶주린 아이가 쉴새없이 울고있다.

휠체어에 앉아 담요로 싸인 채 죽어있는 한 노인의 시체를 가리킨 현지 주민 다니엘 에드워드는 "개도 저렇게 취급하지는 않는다"고 외쳤다. 그는 "당신들(미 정부)은 다른 나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하면서 정작 국민들을 위해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며 "해외까지 보내는 군대를 왜 여기에 보낼 수 없는 것인가?"라고 분노했다.

미 정부는 컨벤션센터에 있는 이재민들을 버스를 이용해 550㎞ 떨어진 휴스턴까지 실어나르고 있다. 1㎞나 길게 줄 서있던 이재민들은 버스가 도착하면 서로 먼저 타기위해 새치기를 하고 주먹질을 벌인다.

미 정부는 주방위군 7400명을 수해 지역에 급파했으며, 2일에는 1만8000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해상 지휘소로 사용하기 위해 항공모함도 파견됐다.

2일 피해 지역을 돌아본 예정인 부시 대통령은 "약탈자들에게는 관용이 없다"며 약탈 등 무법 행위를 강력하게 진압할 것임을 시사했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도 "멀리 떨어져 있는 미시간주의 경찰과 보안관들까지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4신 : 1일 밤 11시8분]

구조헬리콥터에 총기 발사... 구조대원들 생명 위협 느껴


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애스트로돔에 루이지애나에서 온 이재민들이 5천여명에 이른 가운데 이재민들이 의류를 배급받고 있다.
1일(현지시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애스트로돔에 루이지애나에서 온 이재민들이 5천여명에 이른 가운데 이재민들이 의류를 배급받고 있다. ⓒ AP=연합뉴스
31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미국 뉴올리언즈의 주민들이 헬기로 구조되고 있다.
31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미국 뉴올리언즈의 주민들이 헬기로 구조되고 있다. ⓒ AP/연합뉴스
감옥에서는 나왔지만... 31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물러간 뒤 뉴올리언즈의 수감자들이 물에 잠긴 고속도로 끝에 모여 있다.
감옥에서는 나왔지만... 31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물러간 뒤 뉴올리언즈의 수감자들이 물에 잠긴 고속도로 끝에 모여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슈퍼돔에 고립된 뉴올리언스 시민들에 대한 후송작업이 구조헬리콥터에 총기가 발사되고 슈퍼돔 인근에서 화염이 치솟아 오르는 대혼란 속에 잠정 중단됐다.

AP는 후송용 버스가 도착할 때마다 도시를 탈출하려는 시민들이 수천명씩 떼지어 몰려들면서 질서가 무너지고 있다고 전하고, 시민들 중 상당수가 총기를 휴대하고 있어 구조대원들이 생명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와중에 미 육군의 구조용 치누크 헬리콥터가 현장 인근에서 발사된 총탄에 새벽 녁 피격되면서 피해 주민들에 대한 후송작업이 중단됐다.

후송을 지휘하고 있는 루이지애나주 방위군의 피트 쉬나이더 중령은 구조대가 현장의 통제력을 회복할 때까지 구조작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AP는 6만여명의 피난민이 후송버스를 타기 위해 슈퍼돔에 구름처럼 몰려들고 있다고 전하고 쉬나이더 중령이 "100여명의 헌병들이 통제를 하고 있지만 이 숫자로는 어림도 없으며 최소 천명의 군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일부 미 민주당 인사들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대참사가 조지 부시 대통령의 책임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때 보좌관을 지낸 시드니 블루멘털은 31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넷판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부시 행정부가 뉴올리언스 지역의 허리케인 피해 가능성에 대한 강력한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며 "이라크 전쟁 비용 때문에 홍수 통제를 위한 자금 지원을 크게 줄였고, 뉴올리언스 지역의 홍수 기금은 2001년 이전에 비해 현재 44%나 깎였다"고 비판했다.

'재즈의 고향' 뉴올리언스 어떤 곳?
시 전체가 해발 5m 이하... 강-호수-바다로 둘러싸여

▲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의 지역 지도. 미시시피 강 하류에 위치한 이 지역은 위쪽으로 모리파스, 폰차트레인, 보르그네 세개 호수가 있고 아래쪽은 바다이다. 폰차트레인 호수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코즈웨이 대교'는 38.4Km로 세계 최장.
미 남부 루이지애나주의 최대 도시로, 멕시코만으로 흘러들어가는 미시시피 강 어귀에서 160km 상류에 있다.

이 도시는 원래 1718년 프랑스의 루이지애나 총독에 의해 만들어져 프랑스 식민지의 중심지로 번영했다. 지난 2000년 조사에 따르면 인구는 48만4674명이다.

흑인 노예 후손들의 정서를 담고 있는 블루스를 모태로 재즈가 탄생한 곳이 바로 뉴올리언스다. 뉴올리언스는 시 전체가 해발 5m 이하의 저습한 삼각주 지대로 원래 홍수나 허리케인의 피해를 종종 입었다.

이번에는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내습으로 시의 북쪽에 있는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 두 곳이 터지면서 시 전체의 80%가 물에 잠겨 피해가 더 컸다.

특히 이번에 흑인들의 피해가 막대했던 것은 시 전체 인구의 67%가 흑인이었기 때문이다. 백인은 28%, 아시아계는 2% 정도다. 대개 가난한 흑인들이 대피 경고를 듣고도 갈 곳이 마땅치 않아 그냥 집에 머물러 있다가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3신 보강 : 1일 밤 9시20분]

뉴올리언스 일대 계엄령... 빈민촌 밀집지역이 제방 붕괴 직격탄


통곡 폐암 환자로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산소가 떨어져 숨진 남편 시체 옆에서 흐느끼고있는 뉴올리언스의 여인 에블린 터너.
통곡 폐암 환자로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산소가 떨어져 숨진 남편 시체 옆에서 흐느끼고있는 뉴올리언스의 여인 에블린 터너. ⓒ AP/연합뉴스
로이터 통신은 레이 내긴 시장이 악화되고 있는 치안상황을 고려해 뉴올리언스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또 뉴올리언스의 슈퍼 돔에 고립됐던 시민들을 실은 연방정부의 버스들이 552Km가 넘는 이동 끝에 휴스턴의 애스트로 돔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마이뉴스>에 현지 상황을 제보한 교포 백만현씨는 뉴올리언스와 빌록시를 잇는 10번 고가도로 밑은 주로 흑인들이 거주하는 빈민촌 밀집지역이라고 지적하고 이들이 제방 붕괴의 직격탄을 맞았다고 말했다.

백씨는 매년 반복되는 허리케인 대피 경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이들 중 상당수가 집에 머물고 있었다면 일부 추측처럼 수천명, 최고 1만여명의 사망자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를 입증하기라도 하듯 침수현장을 돌아 본 CNN 기자는 집집마다 시체 썩는 냄새가 진동하고 있으며 악취가 대로변까지 새어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약탈이 계속되자 1일 장갑차까지 갖춘 주방위군들이 뉴올리언스에 투입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래리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경찰들에게 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약탈자들을 막으라고 지시했다.

뉴올리언스 경찰, 약탈 막기위해 구조작업 중단

▲ 30일 허리케인으로 홍수물이 불어난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 커낼스트리트와 버본스트리트에서 뉴올리언스 경찰관 두명이 약탈방범경비를 서고있다.
ⓒAP/연합뉴스

(뉴올리언스AP=연합뉴스) 미국 남부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역사상 최대의 자연재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피해가 가장 큰 뉴올리언스에서는 약탈이 횡행하는 등 도시 전체가 무법천지가 되고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31일 현지경찰에게 실종자 및 이재민 수색ㆍ구조 작업을 중단하고 점차 심해지고 있는 약탈 방지에 나서라고 지시했다. 내긴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도둑떼가 호텔이나 병원 등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는 곳에 접근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들을 즉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조작업을 그만두라는 명령을 받은 경찰력은 1500명으로 뉴올리언스 경찰력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날 한 상점에서는 약탈자들이 지게차까지 동원해 셔터와 유리문을 부수고 들어가자 주변에 있던 인파가 몰려 얼음과 물, 식량을 닥치는 대로 들고 달아났다. 약탈자들은 식량을 가득 실은 경찰 트럭을 뒤쫓기도 했으며 요양원 버스를 탈취한 뒤 요양원에 침입해 거주자들을 내몰기도 했다. 이로 인해 대부분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80명의 요양객들은 루이지애나주의 다른 요양소로 옮겨졌다.

뉴올리언스 인근 그레트나 시에서는 무장괴한들이 식량과 물, 의약품을 실은 수송트럭을 위협하자 관리들이 경찰과 해안경비대에 인근에 있는 병상 203개 규모의 병원에 대한 소개 작업을 요청했다.

극심한 총기 부족을 겪고 있는 경찰은 주민들에게 대피할 때 화기를 소지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무장 괴한들이 도시에서 활개치고 있다. 호텔 지붕에 발이 묶여 있는 경찰관들은 간밤에 총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총격전으로 경찰관 1명과 괴한 1명이 부상했다.

내긴 시장은 "식량이 떨어진 사람들이 약탈을 시작한 것으로 보여 이들을 심하게 비난하기도 어렵다"며 "이러한 상황이 엄청난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토로했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주방위군이 약탈을 막는데 주력할 수 있도록 대피와 구조작업을 지원할 추가 인력을 백악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관리들은 뉴올리언스에 이미 집결한 4천명에 달하는 주방위군이 지금까지는 수색과 구조 작업에 투입됐지만 앞으로는 치안 활동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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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1일 오후 5시 03분]

제방 무너져 대참사... 물빠지는 데만 한달


지난달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여파로 뉴올리언스 부근에서 홍수로 물에 잠긴 두 집의 지붕 사이에 한 보트가 떠있고 그 앞에 다른 보트가 뒤집혀져 있다.
지난달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여파로 뉴올리언스 부근에서 홍수로 물에 잠긴 두 집의 지붕 사이에 한 보트가 떠있고 그 앞에 다른 보트가 뒤집혀져 있다. ⓒ AP/연합뉴스
절망 31일 루이지애나 메티어리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셸라 딕슨이 생후 18개월된 딸 에밀리를 안고 울고있다.
절망 31일 루이지애나 메티어리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셸라 딕슨이 생후 18개월된 딸 에밀리를 안고 울고있다. ⓒ AP/연합뉴스
허리케인은 그럭저럭 비켜갔다. 문제는 허술하기 짝이 없는 루이지애나의 제방.

남부 최대 호수 중 하나인 폰차트레인호의 제방은 길이만도 총 570Km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뉴스데이>는 '카트리나'가 오기 훨씬 전부터 전문가들이 이 제방이 언제든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를 했다고 지적했다.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은 1965년 허리케인 '벳시'가 엄습한 뒤 최고 7미터 가량 높이를 올리는 공사를 했지만, 현지의 해양학자들은 강도 4~5등급 규모의 초강력 허리케인이 닥칠 경우 제방이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여러차례 경고했고, 불행하게도 이 경고는 들어맞고 말았다.

강도 5등급인 카트리나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월요일 부실한 관리로 허점투성이인 폰차트레인호 주변의 제방을 거칠게 할퀴고 지나갔고, 결국 이튿날 60여m에 달하는 둑이 무너지면서 대참사가 시작됐다.

< USA투데이>는 시내 곳곳에 시체가 즐비하며 뉴올리언스 시장 레이 내긴이 사망자가 최소 수백명에서 최대 수천명에 달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침수현장에서 생존자 구조작업을 지휘 중인 구조대 관계자는 건물 내에 고립된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고 지적하고 사망자가 수천명에 이를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가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도시에 고립된 10만여명의 시민을 완전 소개시킬 것을 지시했다.

한편 연방재해관리청(FEMA)은 슈퍼 돔에 갇힌 2만5천명 가량의 난민을 휴스턴의 애스트로 돔으로 피난시키기 위해 수백여대의 버스를 급파했다. 또 콜레라 등 수인성 전염병 예방을 위해 공공위생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전기와 가스, 통신이 대부분 단절된 뉴올리언스의 각 병원에는 현재 총 1만여명의 환자와 의료진이 고립되어 있는 상태다.

<시카고 트리뷴>은 미 국방부가 4척의 해군 함선과 병원선을 현지에 급파했으며 8개 주에서 총 1만1천명의 주 방위군을 차출해 루이지애나 현지의 치안 및 복구작업을 지원하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뉴올리언스 시가지는 지금 약탈과 방화, 살인이 난무하는 무법천지 상태다. 심지어 AP는 약탈과 방화가 극심해 현지에 투입된 주방위군이 구조작업보다 치안확보에 더 치중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침수된 시내 도처에서 수많은 시체들이 발견되고 있지만 생존자 구조에도 벅찬 구조대원들은 물 위의 시체들을 손으로 밀쳐놓고 있으며, 사망자가 발견된 집에 검은 페인트를 칠하는 정도의 조치만 취하고 있을 뿐이라고 전했다.

전용기로 피해 지역을 시찰한 부시 대통령은 "이번 참사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재해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라며 피해복구에 최소한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올리언스는 지대가 해수면보다 낮아 도시에 차오른 물이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는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 현지의 예측이다. 내긴 시장은 대피한 시민들이 다시 집에 돌아오려면 최소한 4달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신 : 1일 오전 9시29분]

"사망자 수천명 될 수도" 최악의 자연참사


한 헬리콥터가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 물에 잠긴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상공을 날고 있다.
한 헬리콥터가 30일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휩쓸고 지나간 후 물에 잠긴 미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상공을 날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수천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지난 1906년 샌프란시스코 대지진 이래 미 역사상 가장 큰 피해가 날 것으로 보인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물속에도 시체가 그대로 있고 다락방에도 시신들이 있다"며 "사망자가 적으면 수백명, 최대 수천명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 수는 지난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이래 최악의 자연참사로 기록될 것"이라며 "수백명의 시민들이 다락방이나 지붕에 대피하고 있고, 생존자 구조에 치중하는 구조 보트들은 시체를 그냥 지나치고 있다"고 말했다.

지대가 낮은 뉴올리언스는 폰차트레인 호수의 둑이 터지면서 물이 도심으로 흘러와 피해가 더 늘고 있다. 뉴올리언스는 시내 80%가 물에 잠겼으며 물이 다 빠지려면 최대 한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앨라배마, 플로리다 등에서는 아직도 230만명의 전기가 끊긴채 생활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 "정말 재앙이야"

미 공군 1호기를 타고 허리케인이 할퀴고 간 미시시피주 해안을 둘러본 조지 부시 대통령은 "완전히 휩쓸려 갔군, 정말 재앙이야"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 시찰을 마친 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가 현재 직면한 도전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복구에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는 군함과 특수부대인 네이비실 등까지 피해 현장에 파견했다.

그러나 경찰과 군병력이 생존자 구조와 피해복구에 집중되자 치안 공백을 틈탄 상가 노략질이 횡행하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지게차까지 몰고와 상점 문을 부수고 식료품을 약탈하고 있다.

카트리나로 인해 중요 원유 생산 및 정유 시설이 있는 멕시코만 지역이 피해를 입은 뒤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미 백악관은 전략 비축유 방출을 승인했다.

방출량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소식에 한 때 7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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