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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에 보도된 사진. 앙겔라의 지지자들이 '앤지'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현지 언론에 보도된 사진. 앙겔라의 지지자들이 '앤지'라고 쓴 피켓을 들고 있다 ⓒ 정대성
그런데 흥미로운 대목은 '앤지'의 다음 노랫말이다. "우리의 모든 꿈은 사라진 듯합니다" 선거 승리에 대한 자신감이 꽤 크거나, 아니면 현 정권과 더불어 꿈이 사라졌으니 다른 꿈을 꾸자는 말인 모양이다.

한편 극우정당인 민족민주당(NPD)은 음악을 아예 전천후 '무기'로 꺼내 들었다. 공략 대상은 이제 막 선거권을 얻은 고등학교 고학년 학생들이다. 민족민주당은 극우파 선전 음악이 담긴 시디를 20만장이나 찍어 공짜로 구 동독지역 학교에 뿌렸다.

연방의회 입성의 비례대표 하한선인 5% 득표가 힘들어 보이자 지역구 선거에서 몇 석이라도 건지기 위해, 극우파 문화가 특히 강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의 '학생 신참 유권자'를 집중공략 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 극우정당은 선거 막판에 20만장을 더 배포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자 집권 사민당은 그 극우파 음반의 '해독제' 음반을 만들어냈다. 몇몇 밴드를 앞세워 극우파의 극단주의와 편협성에 맞서는 노래를 음반에 담은 것이다. 이 음반은 민족민주당이 유독 강세인 곳에서 역시 무료로 뿌려질 전망이다.

음반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슈뢰더 총리는 적나라한 극우파 용어로 유권자를 유혹하는 자들의 위험한 행위를 지적하며 극우파와 분명한 선을 긋자고 강조했다. 그 음반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해 신나치 음반의 독성을 잘 해독할지는 두고볼 일이다.

하지만 외국인 증오와 '공격적' 민족주의에 목청 높이는 극우파 음악을 무기로 내세워, 선거에 첫발을 디디는 학생 유권자를 노리는 극우정당의 '저속한' 선거 전략이 음반 비용만 날리고 고스란히 수포로 돌아가기를 바라는 사람이 한둘은 아닐 것이다.

덧붙이는 글 | * 부산일보에 실린 필자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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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부산대학교 역사교육과 교수로 있으며, 저서로는 『68혁명, 상상력이 빚은 저항의 역사』, 『저항의 축제, 해방의 불꽃, 시위』(공저), 역서로 『68혁명, 세계를 뒤흔든 상상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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