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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 태풍 `나비'의 영향권에 든 6일 오후 수영구 남천동 앞바다에 피항해 있는 선박들을 큰 파도가 덮쳐 선박이 전복되거나 파손됐다.
부산이 태풍 `나비'의 영향권에 든 6일 오후 수영구 남천동 앞바다에 피항해 있는 선박들을 큰 파도가 덮쳐 선박이 전복되거나 파손됐다. ⓒ 연합뉴스 오수희
[3신 : 6일 밤 11시 30분]

(부산=연합뉴스) 박성진 오수희 민영규 신정훈 기자 = 제14호 태풍 `나비'가 부산권을 강타했지만 태풍 매미때와 같은 대형 피해없이 고비를 넘겼다.

6일 김해국제공항의 항공편과 부산여객부두의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된 가운데 구덕산의 순간 최대풍속이 오후 4시19분께 초속 40.5m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영도구 초속 34m, 북구 38.5m, 해운대구 30.4m 등 지역별로 초속 30m가 넘는 강풍이 몰아쳤다.

오후 9시30분 현재 평균 160.5㎜의 강우량을 보인 가운데 부산 기장군 일광 면 284㎜, 수영만 253.5㎜, 해운대구 253㎜ 등 해안지역에 시간당 20∼30㎜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강한 폭풍우로 시설물 추락과 침수피해 등이 다수 발생했지만 다행히 2003년 태풍 매미때 초대형 재난을 경험했던 부산시와 부산항만공사 등 관계기관의 빨빠른 대처와 주민들의 사전준비로 우려했던 대형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시 재해대책본부가 잠정 집계한 결과 태풍으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피해는 부상 1명뿐이며, 교통사고로 13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강풍피해] 강풍으로 건물 간판 추락 등 시설물 탈락 및 추락사고가 시내 전역에서 발생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부산 동래구 안락1동 챔피언노래연습장 앞에서 길가던 정의자(46.여)씨가 노래연습장 인근 건물 4층에서 떨어진 물탱크 덮개용 철판에 머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

오후 6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동5가 가옥의 지붕이 반파돼 일가족 5명이 긴급대피하기도 했다.

부산 해운대구 올림픽 교차로 앞 높이 10m짜리 APEC 홍보탑도 강풍에 힘없이 넘어졌고, 부산시 소방본부와 각 소방서, 경찰서, 시와 구(군)재해본부에는 간판 추락과 아파트 발코니 새시 탈락 신고 등이 쇄도했다.

부산 사하구 장림동 무지개공단 강림보냉㈜ 뒤편 길이 30m, 높이 2m의 담벼락 붕괴, 기장군 전원소원사 뒤편 절개지 붕괴 등 각종 붕괴사고도 이어졌다.

특히 시내 곳곳에 임시로 지어진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각종 공사현장들이 집중 피해를 입었으며 정전사고도 잇따라 남구 문현동 삼성아파트 900여 가구 등 전역에서 7천400여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다.

부산항은 크레인 강도를 순간 풍속 초속 75m에 견딜 수 있도록 시설을 보강했고, 크고 작은 항내.외 선박들을 모두 피항조치한데다 부산항만공사 등 부두 관계기관의 사전준비와 점검으로 태풍 피해를 비켜갔다.

[침수 및 산사태] 국지성 호우가 쏟아져 부산 기장군 등 일부 지역이 물난리를 겪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 장안면 용수리 일대 농지 수십㏊가 물에 잠겼고, 기장군 장안읍 좌천리 좌광천이 오후 3시께부터 일부 범람, 시장마을 15가구 주민 40여명과 좌천리 임랑마을 183가구 470여명이 마을회관 등 안전지대로 대피했다.

저지대인 기장군 장안읍 하근마을 30가구 100여명중 5가구 10명이 침수우려때문에 장안초등학교에 임시 수용되고 장안천과 좌광천 등 7개 소하천이 범람해 주민 500여명이 대피소동을 벌였다.

부산 해운대구 반여1동 수영강 세월교와 동래구 온천천 연안교, 세병교 등 교량과 도로 10여곳의 차량통행이 침수로 한때 통제됐으며, 오전 11시30분께 해운대구 반송2동 신반송주유소 인근 소하천이 불어나 하천변에 주차돼 있던 승합차가 떠내려가기도 했다.

APEC 정상회담 장소로 사용될 부산 해운대 벡스코 천장 10여군데에서 누수현상이 발생, 벡스코 직원들이 긴급 보수에 나서기도 했다.

[해일피해 및 교통사고] 높이 4∼7m의 높은 파도가 해안가를 덮쳐 선박침몰 등 피해를 냈다.

오후 5시께 부산 남구 남천동 어촌계 포구에 정박돼 있던 1t짜리 어선 3척이 방파제를 넘어온 높은 바다에 좌초되거나 침몰됐다.

부산 남구 남천동 삼익비치 216동과 316동 사이 방파제 앞 해변도로와 해운대구 올림픽 교차로 인근 도로 등 해안 및 해변도로 곳곳에 집채만한 파도가 덮쳐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오후 큰 고비를 넘겼지만 7일 오전까지 30㎜가 넘는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돼 침수피해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며 "특히 일부 해안가는 해일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주의를 기울여야한다"고 밝혔다.

sjh@yna.co.kr


[2신 : 저녁 8시 15분]

[포항] '장대비'에 '물난리'까지... 베트남 화물선은 안전


태풍 나비의 강습으로 물바다가 된 포항.
태풍 나비의 강습으로 물바다가 된 포항. ⓒ 추연만
태풍이 강습한 포항시내 곳곳은 폭우와 강풍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 창포동, 장성동 등 저지대 주민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태풍경보가 내린 포항지역은 지금 낮보다 더 많은 폭우와 돌풍이 불고 있다. 6일 오후 6시 현재 '바람 2급, 비 1급'에 해당하는 태풍경보가 내린 포항에는 192.2mm에 이르는 비가 쏟아지고 있다. '비 1급'은 강수량이 400mm에 이를 것을 예측한 것이라고 포항기상대는 설명했다. 이런 추세가 밤새 계속된다면 더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

강풍에 의한 사고로 6일 오전에 도구해수욕장 모래 위에 올라앉은 5470t급 베트남 화물선 구조작업도 폭풍우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기상악화로 구조대가 화물선에 도저히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행히 선원 22명은 현재까지 안전하다고 포항해경이 밝혔다.

또 화물선 '롱쉔'호는 현재 뱃머리가 해수욕장 쪽으로 향한 채 선체가 모래 위에 바로 서 있어 전복될 위험은 넘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선원들이 긴급 탈출할 구명로프를 배와 육지 사이에 연결해 두었으며 119·해군·해병 등 구조인력이 현장에 상주하며 긴급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1신 : 6일 오후 2시 30분]

[포항] 베트남 화물선 모래사장 고립, 선원 22명 위급


강풍으로 모래사장에 얹힌 5천톤급 화물선
강풍으로 모래사장에 얹힌 5천톤급 화물선 ⓒ 최찬문
태풍 '나비'가 동해안에 큰 심술을 부리고 있다. 포항지역에는 오전 11시경부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리고 있다. 장성동, 창포동 등 저지대에는 미처 빠져나가지 못한 물이 곳곳에 차오르고 있어 침수피해가 예상된다.

포항시가지에는 차량도 한산하다. 포항철강공단을 가로지른 도로에는 2개 차선에 물이 차오르고 있어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포스코 1문 앞 도로에는 물에 잠겨 멈춘 승용차도 보인다. 동해면 부추단지 밭 곳곳이 물에 잠겨 있다. 비닐하우스도 강풍에 하나 둘 벗겨지고 있다.

이런 폭풍우 속에 5천t급 화물선이 모래사장에 얹혀 구조작업을 하고 있으나 기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해경 구조대가 인명구조에 나서고 있으나 폭풍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해경 구조대가 인명구조에 나서고 있으나 폭풍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최찬문
6일 오전 9시 30분경 5470t급 베트남 화물선 '롱쉔'호가 높은 파도와 강한 바람으로 포항시 남구 도구해수욕장 모래사장에 얹혔다. 포항해양경찰 50여명이 현장에 급파돼 우선 인명구조 작업을 시도하고 있으나 기상악화로 화물선에 접근조차 못하고 있다.

현장은 폭풍우로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였다. 강한 바람으로 사람들은 서있기조차 힘든 지경. 그러나 잠수복을 입은 해경 20여명은 여전히 현장에 대기하고 있다. 포항해경은 선박구조 이전에 인명구조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 밝혔다.

사고 난 화물선(롱쉔호)은 지난 5일 새벽 2시 30분경, 북상하는 태풍 '나비'의 영향으로 포항 신항으로 항해 중 강한 바람에 밀려 도구해수욕장 앞 80여m 지점에 좌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2시 현재 포항해경은 특수기동대와 긴급 대응팀을 현지에 급파해 우선 사고선박 선원을 구조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밝혔다. 롱쉔호에는 베트남 선원 22명이 승선하고 있으며 화물은 적재하지 않은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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