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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차 생산라인. ⓒ 오마이뉴스 권우성
현대자동차 노사가 2005년 임·단협 노사합의에서 2009년부터 심야근무를 폐지키로 합의했다. 현행 주야 맞교대에서 주간 2교대로 변경하는 내용이다.

노조는 2008년 4월 1일부터 시행을 목표로 2007년 3월 31일까지 임금보전 방안 마련 등에 노사합의하고 2008년 3월 31일까지 제반공사를 마무리하며 주간 연속 2교대제 전단계로 근무시간 변경을 요구하였으나 최종적으로 2009년 1월 1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주간 조 근무시간은 오후 5시에 근무를 종료하고 잔업이 있을 경우 15분 휴식한 뒤 오후 6시50분까지 1시간 35분간 잔업한 후 오후 6시 50분에 퇴근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이 주간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노동시간 상한제와 주간 특근제 운영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 노조는 2008년까지 선진 해외 업체의 평균노동시간을 목표로 개별노동시간 상한제를 도입하며 노사 각 5명으로 구성된 노동시간통제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하였다.

주간특근제 운영과 관련해서는 야간특근제를 폐지하고 임금보전을 위해 휴일할증은 주·야간 동일하게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최종적인 노사합의는 노동시간개선위원회를 구성해 조합원의 건강권보장, 노동시간단축, 생산특근 철야 축소 및 개선, 생산성향상 방안 등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주·야 8시간씩과 잔업 2시간씩을 합쳐 하루 20시간씩 밤낮없이 기계가 돌아가던 공장에서 주간 8시간씩 연속 2교대 16시간 외에 심야 6시간 가량 동안만은 기계도 쉬게 된다. 물론 생물학적 생체리듬을 지닌 노동자도 깜깜한 밤에는 앞으로 잠을 잘 수 있다. 자본과 언론이 그렇게도 매도해 왔던 '현대자동차 노동자=귀족노동자'들도 2009년부터는 야심한 밤에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자동차를 조립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결국 실질적 노동시간 4시간이 줄어드는 효과를 갖는다. 주당 노동시간이 48시간, 44시간, 42시간, 40시간으로 줄어들더라도 작업체계가 바뀌지 않으면 실질 노동시간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잔업구조는 임금구조를 왜곡시킨다.

시급(時給)노동자에겐 할증료가 높은 노동시간을 원하게 되고 노동시간은 줄어들지 않거나 늘어난다. 이제 선진국에서는 이미 사라진 심야노동을 폐지하고 주간 2교대 근무제를 예비하면서 시급임금제도 폐지해야 할 일이다. 도요타자동차와 현대자동차를 비교하면서 한국 언론은 한번도 도요타자동차에 심야노동이 없다는 점을 말 한 적이 없다.

그러나 자본과 언론들은 근무시간이 4시간 줄어들면 생산량이 20% 감소하고 임금을 현행 그대로 지급한다면 30%의 임금효과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경악한다. 그러면서 은근하게 생산량의 축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노동자들의 고용불안을 초래할 지도 모른다는 억측을 내놓는다. 그리고 자동차, 전자, 석유화학 등 장치산업 전반에 미칠 효과도 전망하고 있다. 자본주의 생산과정은 노동시간 단축과 생산성의 증가로 이어졌다. 노동시간 단축은 노동자들의 투쟁과 자본의 기술혁신이 만들어낸 결과다.

이제 몇 년 후면 우리 주변에서 불 꺼진 공장의 평온함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밤을 새워 기계에 매달린 채 퀭한 눈과 피로에 지친 몸으로 소음과 분진에 시달리는 비인간적인 노동은 사진 속의 기억으로 만 남을 것이다. 전체 노동자가 시달리는 근골격계나 다반사로 일어나는 과로사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비난과 억지가 아니라 진정 인간적인 노동, 인간적인 공장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다.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이며 인간적인 공장에서 노동하는 사회를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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