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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부동산 시세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용인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인터넷 부동산 시세와 실제 거래가격 사이에 차이가 크다는 목소리가 높다. 사진은 용인 지역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 오마이뉴스 박수원

인터넷에 있는 부동산 정보는 믿을 수 없다?

직장인 김아무개(34)씨는 서울 성북구 정릉에 ㅍ아파트 매물을 알아보다가 포털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부동산 매물정보와 실제 가격이 1000~1500만원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보고 황당해 했던 경험이 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24평형 매매가격이 1억5000만원부터 1억8000만원까지 다양했지만 실제 거래는 1억8000만원 이상 돼야 가능했다.

"아파트 앞 부동산 중개업소에 갔더니 인터넷에 올라 있는 정보는 실제와 차이가 많다고 설명하더라. 방향이나 층수에 따라서 가격 차이는 더 많이 났고, 매물도 생각만큼 많지 않았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인터넷에서는 가격을 내려서 올리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전세나 매물이 이미 처리가 됐는데도 정보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라."

인터넷 현황 보고 부동산 찾아가봤더니

지난 8월 서울 노원구 공릉동에 ㅇ아파트를 구입해 이사한 이아무개(35)씨의 경우도 비슷하다.

부동산 정보업체의 간판 격인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14일 현재 이 아파트 30평 매물 가격은 2억3500만원 내외이며 26평 아파트는 1억8000만원에서 2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매물량도 26평과 30평이 10개와 4개로 돼 있다.

한 포털사이트에는 26평과 30평 물량이 각각 10여 개가 넘게 올라와 있었다. 가격도 26평의 경우 1억9000만원에서 2억1500만원 사이에 매매 가격이 형성돼 있고, 30평은 2억2500만원에서 2억5000만원까지 다양했다.

그러나 실제는 달랐다. 매물은 거의 없었고, 가격 차이도 컸다.

이 아파트 상가에 위치한 ㅎ부동산 대표는 26평과 30평 매물이 있느냐는 질문에 "26평과 30평이 1~2개 정도 매물이 나와 있는 수준"이라면서 "30평은 2억5000만원 이상 거래가 되고 있으며, 26평도 2억2000만원 내외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터넷과 가격이 다르지 않느냐"고 묻자 그는 "매물 정보는 미끼 상품이라고 보면 맞다"면서 "싸게 올려야 문의가 들어오고, 그래야 장사가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ㅎ부동산 대표는 "만약 시세를 2억원에 올려놓으면 집 주인들이 '저희는 2억1000만원'에 팔아주세요'라고 주문한다"면서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정보는 실제 거래가격 보다 싸다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인터넷 부동산 정보, 신뢰도 높이는 방법 없나

한 인터넷 부동산 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공릉동 부동산 매물.
한 인터넷 부동산 업체 사이트에 올라온 공릉동 부동산 매물.
이런 현상은 강남이나 분당도 다르지 않다고 일선 부동산 중개업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 야탑동에서 부동산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양아무개 공인중개사는 "인터넷 시세는 홍보용에 불과하지 실제 매물가격과 다르다"면서 "간혹 확실한 물건이라고 단정 짓고 오는 손님들이 있는데 그렇게 되면 낭패를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정보업체와 연결된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서 날짜나 매물 정보를 수정하지 않고 수십 건 씩 올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인터넷 정보에만 의존하지 말고 직접 부동산 중개업소에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업체와 포털사이트가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대해 포털사이트인 네이버의 한 관계자는 "온라인 뿐 아니라 미끼 매물은 오프라인에서도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라면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서 매물에 대해 직접 사진을 올리게 하거나, 허위 정보를 올린 업체나 개인은 등록을 할 수 없는 시스템을 운영해 보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뱅크 양해근 통합리서치센터장은 업계의 자정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허위 매물에 대한 신고제도를 도입해 잘못된 정보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할 필요가 있다"면서 "허위 정보를 제공한 업체에 압력을 행사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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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오마이뉴스 정신을 신뢰합니다. 2000년 3월, 오마이뉴스에 입사해 취재부와 편집부에서 일했습니다. 2022년 4월부터 뉴스본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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