쫑긋 세운 말의 귀를 닮았다 하여 '말 馬', '귀 耳'자를 써서 마이산이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전북 진안군이 자랑하는 명물이다. 1971년 10월 전라북도가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이 산은 진안읍 5개 리와 마령면 4개 리에 걸쳐 있으며 많은 문화재와 볼거리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두드러지고 사람들이 즐겨찾는 곳은 단연 탑사(塔寺). 자연이 만든 이 지역 최고의 명물이 마이산이라면 인간이 만든 최고의 명물은 바로 탑사라고 할 정도다.
전라북도 지방기념물 제35호로 지정돼 있는 탑사는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아 마치 송곳처럼 뾰족하게 만든 탑으로 13.5m 높이의 주탑 천지탑을 비롯해 현재 80여 기의 탑들이 신비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 탑들은 태풍이 불어도 절대 무너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탑을 어떻게 쌓아 올렸는지, 어떻게 쌓았기에 태풍에도 끄덕없는지 그 불가사의가 그저 신기할 뿐이다.
수성암으로 된 673m 높이의 암 마이봉과 667m 높이의 숫 마이봉 두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는 마이산은 신라시대에는 서다산, 고려시대에는 용출산이라 하였고, 조선시대부터 말의 귀를 닮았다고 하여 현재 이름으로 불려오고 있다. 그 특이한 생김새와 볼거리 등으로 말미암아 현재는 산 전체가 국가 지정 명승 제12호로 돼있다.
마이산에는 산 생김새와 관련해 한 가지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온다. 마이산이 왜 지금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아득한 옛날 마이산에 남녀 두 신선이 자식을 낳고 살았다고 한다. 그러던 중 등천할 때가 되자 남편이 말하기를 "우리가 등천하는 모습은 아무도 봐선 안 되니 밤에 떠납시다"라고 했는데 아내 쪽에서는 이에 반대했다. 밤에 떠나는 것은 무섭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러니 새벽에 떠나자는 것이었다.
아내의 고집을 꺾을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두 신선은 새벽에 떠나기로 했다. 그런데 그만 새벽 일찍 물을 길러 나왔던 동네 아낙이 이들의 등천하는 모습을 보고는 놀라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이에 등천이 틀린 것을 안 남편은 화가 나서 "여편네 말을 듣다 이 꼴이 되었구나" 하고 탄식하며 아내에게서 두 자식을 빼앗아 발로 차 버리고는 그 자리에서 바위산이 되어 주저앉았다고 한다.
이로 인해 마이산은 북쪽에서 봤을 때 동편의 아빠봉은 새끼봉 둘이 붙어있는 형상을 띠고 있고, 서편의 엄마봉은 죄스러워서인지 수치심에선지 반대편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전설을 알고 접하면 한층 보는 재미를 더한다.
봄이면 벚꽃까지 만발해 볼거리를 더하는 이곳 마이산에는 최근 볼거리가 하나 더 더해졌다. 북문 주차장 입구 민박촌 쪽에 대규모 코스모스 단지가 조성된 것이다. 덕분에 코스모스가 한창인 요즘 마이산 일대에는 꽃 속에 푹 파묻혀 가을 추억을 남기려고 하는 관광객들의 행렬이 한창 줄을 잇고 있는 중이다.
가는 길은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으로 나와 남원 방향으로 10km 정도 가다가 전주역 지나 나오는 첫 사거리에서 진안 방향으로 좌회전, 이후 약 30~40분 정도 계속 직진하다 보면 쫑긋한 말의 귀 모양을 한 마이산이 눈에 들어온다. 워낙 산 모양이 특이하기 때문에 초행길이라도 절대 놓칠 염려는 없으므로 길 찾기에 대한 부담일랑 가질 필요없이 마음 편하게 여행을 즐겨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