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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소규모 장터이지만 사람들로 늘 붐빈다.
비록 소규모 장터이지만 사람들로 늘 붐빈다. ⓒ 정재두
매주 일요일 서울 종로구 혜화동성당 주변 거리는 온통 '리틀 마닐라'가 된다.

"쿠무스타 까?"(잘 있었어?)
"마까노 바이토?"(이거 얼마예요?)

생소한 필리핀 고유어인 타갈로그어가 시끄러운 장터가 더욱 이곳을 리틀 마닐라로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흔히 필리피노들은 영어를 쓰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자기들끼리는 타갈로그어로 대화를 한다고 한다.

필리핀 국민 대부분이 가톨릭신자들이어서 혜화동성당에서 필리핀인 신부를 모시고 일요일이면 미사를 본다. 자연적으로 미사 전후 시간에는 장터가 형성되는데 주로 거래되는 물건들은 과일, 채소, 햄, 담배, 국제전화카드, 필리핀 최신가요CD 등 '필리핀제'들이다. 특히 1개 천 원인 룸피아도 우리 식성에 맞고 5~6마리에 1만원하는 띨라피아라는 생선도 거래되는데 인기가 좋다.

우리 입맛에도 맞는 필리핀음식이 먹음직스럽다, 주한 외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
우리 입맛에도 맞는 필리핀음식이 먹음직스럽다, 주한 외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 ⓒ 정재두

간이 좌판에서는 필리핀 고유음식도 팔고 있는데 한국인보다는 주한 외국인들이 더 많이 이용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문화를 쉽게 받아들이는지 못하고 이해심이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설명이다.

하루 12시간 이상 힘든 노동현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다가 일주일에 한 번 모여서 타갈로그어로 마음껏 떠들고 고향 소식도 듣고 일자리 정보를 나누면서 이국에서의 외로움을 달랜다고 한다. 그들에게는 마음의 안식처인 셈이다.

당국에서는 불법노점상이라고 현재와 같이 단속만 할 것이 아니라 마음 편하게 장소를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해 주는 아량도 필요할 것 같다. 현지문화를 서울에서 만날 수 있게 하면 우리한테도 좋은 점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된다.

일요일에 자녀들과 함께 가벼운 마음으로 가서 다른 문화와 색다른 삶의 방식을 이해하는 기회로 활용하면 교육적 가치도 있고 앞으로 세계인이 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먹음직스러운 룸피아(롤빵 종류)
먹음직스러운 룸피아(롤빵 종류) ⓒ 정재두

필리핀인들이 좋아하는 띨라피아 생선. 5~6마리에 1만원에 팔린다.
필리핀인들이 좋아하는 띨라피아 생선. 5~6마리에 1만원에 팔린다. ⓒ 정재두

외로운 타국생활하는데 필수인 국제전화카드는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외로운 타국생활하는데 필수인 국제전화카드는 종류도 여러 가지이다. ⓒ 정재두

덧붙이는 글 | * 찾아가는 방법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로 나와서 동성고등학교 방향 도보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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