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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채널 '온스타일'에서 방영중인 <네니 911>(원제 'Nanny 911')
케이블채널 '온스타일'에서 방영중인 <네니 911>(원제 'Nanny 911') ⓒ 온 스타일
애 하나 키우면서 머리 감을 시간도 없고, 밥 먹을 시간도 없고, 심지어는 화장실 갈 시간도 없다며 집안은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또 엄마는 엄마대로 심난한 몰골로 살아가고 있는 엄마들이 많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애 둘 키워본 엄마들은, 그깟 하나 갖고 뭐 그러냐고, 아이 둘 정도는 키워봐야 인생을 논할 수 있다고, 핀잔을 준다.

옛날에, 우리가 자랄 때는 보통 한 집에 대여섯 형제가 함께 자라는 집도 많았다. 지금처럼 힘들어할 것 같으면 그렇게 아이를 많이 낳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니 어른들이 봤을 때 요즘 사람들 애 하나 갖고 쩔쩔 매는 꼴이 한심하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모르고 하는 말이다. 옛날 부모들이 아이를 키울 때는 보통 조부모가 있어서 풍부한 경험으로 조언자가 돼 주었기에 첫아이도 쉽게 키울 수가 있었고, 또 그 다음은 첫아이를 키우면서 쌓인 노하우가 바탕이 돼 둘째 셋째는 수월하게 키울 수가 있었다. 애 키우기도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쉬워져서 첫째 보다는 둘째 때가 좀 쉽게 키우고, 셋째는 거저 키운다고 하기도 한다.

첫째가 별나고 둘째나 셋째가 순해서 그런 건 아니다. 첫째 키우기가 힘든 건 엄마 자체가 미숙한 엄마이기 때문인 것이다. 아이 키우기도 요령이 필요한데, 아이를 한 번도 키워보지 않은 엄마에게서 평생농사에 해당하는 자식농사를 시작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어서 엄마도 괴롭고 아니는 아이대로 떼쟁이나 욕쟁이로 만들기 쉽다.

떼쟁이나 욕쟁이로 성장한 아이는 아이의 잘못이라기보다는 미숙한 엄마의 잘못된 육아에 의한 결과로 봐야 한다. 그러므로 해병대로 가야 할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엄마인 것이다. 엄마가 아이 키우는 교육을 제대로 받아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 그런 면에서 ‘온 스타일’에서 방송하고 있는 미국판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 프로그램인 <내니 911>은 바람직한 어린이 행동교정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를 많이 키워본 경험이 있는 경력 15년 이상의 유모들이 문제가 있는 가정에 파견돼서 이 집의 분위기를 먼저 살핀다. 아이의 문제는 무엇이고, 엄마와 아빠의 양육태도는 어떻고 , 전반적인 집 안 분위기를 살핀 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엄마와 아빠, 아이 등 모두를 상대로 행동 교정에 들어가는 것이다.

아이의 환경이라고도 할 수 있는 부모의 변화가 먼저 이뤄지게 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부모의 교육방침은 여전히 아이를 욕쟁이나 떼쟁이로 만들기 쉬운, 응석을 들어주는 것으로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이보고만 바뀌라고 하는 것은 지나치게 비합리적인 태도다.

유모경력 15년 이상의 유모들의 육아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유모경력 15년 이상의 유모들의 육아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 온 스타일
지난주에 방송된 락씨네 집에서 유모가 발견한 사실은, 엄마의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었다. 잠깐 봤을 때는 무조건 악을 쓰며 떼를 쓰는 두 살짜리와 엄마를 때리고 욕을 하는 5살짜리에게 문제가 있고 엄마는 얘들 때문에 괴로운, 불쌍한 엄마로 비쳐질 수 있는데, 유모가 본 바로는 엄마가 아이의 요구를 그저 들어주기만 할 뿐 교육자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힘든 상황에 빠져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밥 먹는 중에 아빠가 식탁 위에 발 올리지 말라고 했는데도 계속해서 아이는 아빠의 말을 무시하고 식탁 위에 발을 올리고, 엄마가 자기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5살짜리 오빠는 엄마를 때리고 엄마에게 욕을 하는 등 엄마 아빠에 대한 존경심이 전혀 없이 어린 애가 왕인 가정이었다. 그러나 이 가정의 문제는 아이에게 있지가 않았다. 엄마가 아이를 그런 식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래서 유모가 엄마에게 준 교훈은 “부모는 부모이기도 하지만 교육자가 되어야 한다”이다. 아이가 예쁘다고 그저 애 편만 들면서 해 달라는 것 다 해주다보면 떼쟁이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해줄 수 있는 것과 해줄 수 없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시켜야 한다고 했다.

규칙을 정확하게 지키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밥 먹을 때는 식탁에 얌전하게 앉아서 먹어야 하고, 잠도 일정한 시간에 혼자 자도록 규칙을 정해줘야 한다고. 만약 지키지 않으면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해야 한다고 했다.

아이가 지킬 수 있는 규칙을 정해서 일정한 시간에 자게하고 식사 시간엔 식사 예절을 지키게 하고, 엄마와 아빠에게는 욕이나 폭력을 사용했을 때 그에 따른 벌을 내린다거나 규칙이 있음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한 번 정해진 규칙은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가야 하는데, 식사예절이 없는 아이를 아빠가 나무라고 있는데, 엄마가 끼어들어 뭐 어린애들이 다 그렇지 그만한 일로 애를 혼내느냐, 고 하게 되면 아이들은 엄마는 자기편인데 아빠는 적이라는 사고를 갖게 될 수도 있다고. 엄마와 아빠의 교육방침이 일치해서 서로의 지지자가 돼주는 것이 오히려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락씨네 집에서 유모가 1주일간 지켜보면서 교육을 했는데 주로 가장 큰 문제는 엄마에게 있었다. 엄마가 가치관을 바꾸고 이어 행동을 교정하고 나니까 아이들은 곧 착한 아이가 됐다.

아이를 둘 키워본 엄마의 입장에서 봤을 때 미국방송 <내니 911>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아이 행동 교정방법이라고 본다. <내니 911>은 아이를 키운 경험이 많은 사람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이다. 미취학아동을 키우는 엄마에게는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영국황실 유모출신 릴리안이 본부장을 맡고 15년 이상 경력의 유모들 넷이 모여 <내니 911>을 이끌고 있다. 문제가 있는 가정에 가서 문제점을 찾아 교정해주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폭스TV에서 방송됐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엄청났다고 한다. 시즌2까지 만들어진 걸 보면 어느 나라나 초보엄마들에게 애 키우기는 힘든 일이다. 케이블채널 '온 스타일'에서 수요일 오전 10시 10분에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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