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올해 전북학생종합회관이 주최한 학생부 독서왕에 뽑힌 최형진군.
올해 전북학생종합회관이 주최한 학생부 독서왕에 뽑힌 최형진군. ⓒ 권재현
최군은 '컴퓨터박사'로 C언어, 운영체제의 종류별 설명, 멀티탭 등 또래 아이들은 물론이고 성인들도 모르는 것을 어른스러운 말투로 말하곤 해 주위 사람들이 적잖이 놀라기도 한단다.

최군의 경우 작년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만화책과 과학책 각 100권, 올해 2학년 들어와서 4월부터 8월까지 5개월간 컴퓨터 관련 책만 무려 128권을 읽었다.

초등학교 2학년 들어와 특기적성으로 컴퓨터를 배우고부터는 컴퓨터에 푹 빠져 관련 책들은 다 보면서 자신이 직접 책내용대로 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비친다.

최군은 "옥션에서 검색해보니 CPU, 쿨러, 바이오스 등과 여러 장착카드값을 합쳐보니 딱 71만1천원이 드는데 조립하면 완성품을 샀을 때보다 30-40만원이 절약된다"며 "조립 후 운영체제를 구축해 내 개인컴퓨터를 내가 직접 만들어보는 게 소원이다"고 말했다.

최군이 독서왕이 된 데는 두 누나들의 영향이 컸고 지금은 오히려 은아(6학년) 은지(4학년)양보다 책을 더 많이 읽고 있다.

아버지 최을성(45세)씨는 "형진이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도 학생회관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누나들을 따라가면서 만화책을 많이 봤었고 누나들이 책반납 심부름을 시켜 도서관을 자주 갔던 편"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이희숙(40세)씨는 또 "형진이 2학년 담임인 유계자 선생님께서 매일 일기장을 보시면서 한마디씩 써주시는 것이 형진이에게 동기부여가 돼 책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국산 바이러스백신을 개발한 안철수바이러스연구소의 CEO 안철수씨를 존경한다는 최군이 앞으로 커서 해보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컴퓨터를 구동하는 데 꼭 필요한 운영체제를 국산으로 직접 만들어 보겠다는 것.

이를 위해 독서왕 상품으로 받았던 문화상품권 등 13만원어치 상당을 '희망의 종잣돈'으로 모아놨다고.

형진군의 부모님. 왼편은 최을성씨, 오른편 이희숙씨.
형진군의 부모님. 왼편은 최을성씨, 오른편 이희숙씨. ⓒ 권재현
최군은 "책을 보니 우리나라는 컴퓨터와 인터넷 사용인구도 많은데 정작 운영체제(OS)분야는 모두 MS, IBM 등의 것을 수입해서 쓰고 있다"며 "컴퓨터바이러스백신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드신 안철수 박사님처럼 PC운영체제를 메이드인 코리아 제품으로 만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최군은 앞으로도 컴퓨터책 외에 추리소설, 과학책 등을 매일 3권씩 읽으면서 '생각의 깊이'를 더 깊게 하겠다고 말했다.

또래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형진군도 인터넷을 좋아하지만 책읽기가 가장 즐겁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많은 것을 알려주는 책 읽기는 형진군에게 즐거운 놀이나 마찬가지다.

"인터넷은 정보의 바다이면서 정보의 쓰레기잖아요. 인터넷을 보더라도 다른 아이들은 게임이나 재미로 하지만 저는 책에서 배운 것을 해보고 싶어요. 인터넷에서 재미 위주로 놀다보면 남는 정보가 거의 없지만 책읽기는 정보가 가득하잖아요."

책읽기를 놀이처럼 즐기며 재미있게 읽는 것이 형진군의 독서비결이다.

독서왕 형진군은 어떻게 그토록 많은 책을 읽었을까

형진군은 책읽기의 양보다 정독을 통해 알고자 하는 내용을 기억하면서 읽기를 권한다.

책을 많이 읽을 욕심에 속독을 하다보면 줄거리만 남게 되고 자신이 알고 싶은 내용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형진군은 또 누가 하니까 따라할 생각에 의무적으로 책을 읽지 말고 재미있게 읽어보라고 충고한다. 책을 읽으며 재미를 붙이기보다 재미와 흥미, 관심이 있는 분야가 생길 때 책을 읽으면 '재미의 책읽기'가 가능하다는 것. 이때부터 다독습관이 생겨난다고.

아버지 최을성씨에 따르면 형진군의 경우 처음은 5, 6세 어린 마음에 두 누나들보다 앞서기 위해 뜻도 채 다 알지 못하고 책을 읽었지만 초등학교에 들어오고부터는 책읽기에 재미가 들어 계속 읽게 됐다고 한다.

특히 초등학교 2학년 들어서는 방과 후 컴퓨터 특기적성을 통해 컴퓨터의 매력에 푹 빠져 지속적으로 컴퓨터 책읽기에 파고들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는 시간은 20-30분 가량. 디지털정보실을 거치면 1-2시간 정도 소요되는데 매일 3권씩을 대출해 그날 자정 전까지 서너 시간 책을 읽고 잔다고.

형진군의 독서목록을 보면 형진군이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읽은 컴퓨터 관련 책은 무려 128권. 5개월간 매달 25.6권을 읽었다. 월요일은 대출이 안되고 반납만 되는 도서관이니 매일 평균 1권 이상은 읽은 셈.

앞으로는 컴퓨터에 관심 많은 형진이의 컴퓨터 책읽기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형진군은 "부모님께서 한곳에만 치우치는 것을 걱정하시고 다른 책도 보라고 하셔서 동화책과 추리소설류도 같이 읽을 생각이다"며 "무슨 책이든 한 분야의 책에 한번 빠져보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읽기가 재미있어진다"고 말했다. / 권재현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