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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남산의 부처바위는 북면에 조각된 탑으로 인해 흔히 "황룡사 9층탑이 새겨진 바위"라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근거는 없다. 두 달간의 보수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경주시가 베어 낼 나무에 표시를 해두었다.
경주 남산의 부처바위는 북면에 조각된 탑으로 인해 흔히 "황룡사 9층탑이 새겨진 바위"라고 알려져 있으나 정확한 근거는 없다. 두 달간의 보수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경주시가 베어 낼 나무에 표시를 해두었다. ⓒ 추연만
경주 남산의 탑곡 마애조상군(보물 제201호 일명 '부처바위') 보존을 위해 주위의 나무 대여섯 그루를 베어야 한다는 진단에 대해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큰 자연암석 하나에 불상 27개와 9층탑, 7층탑 등 30여개의 조각이 새겨진 탑곡 부처바위는 지난 8월부터 바위보호를 위한 틈새 청소와 보존 처리 그리고 철책 교체 등 대대적인 정비작업에 들어가 이 달 26일 마무리를 앞두고 있는 상태.

그러나 부처바위 보존을 위해 서북쪽의 고목 10여 그루를 자를 것이란 소식이 알려지면서 종교·문화계 인사들이 경주시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보존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됐다.

관리기관인 경주시는 "바위 북쪽 면의 나무들이 넘어지면 마애조상군이 훼손될 우려가 높다. 그리고 소나무와 벚나무로 인해 햇빛이 가리고 솔가지와 송진가루가 떨어져 마애조상군의 풍화가 심해진다"는 보존처리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용하겠다는 방침이다.

남쪽면 산등성이에서 본 부처바위
남쪽면 산등성이에서 본 부처바위 ⓒ 추연만
반면 벌목 반대를 주장하는 인사들은 "이 나무들은 부처바위와 더불어 200년 남짓 세월을 보낸 남산의 또다른 문화재"라 주장하고 있다. 우연히 현장에서 만난 범일 스님은 "만약에 나무들이 없다면 부처바위의 아름다움도 반감될 것 아니냐?"면서 "감실불상 사례 등 경주는 문화재 정비에 관한 성급한 결정으로 그 가치를 떨어뜨린 경우가 여럿 있다"고 벌목방침 제고를 주장했다.

또 부처바위 문화해설사 김 아무개씨도 "부처바위 남동쪽에서 북쪽방향으로 볼 때 나뭇가지가 없다면 부처바위 조형미가 훨씬 떨어진다"면서 많은 관광객들도 벌목에 아쉬워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벌목 예정일을 하루 앞둔 지난 12일 경에 범일 스님 등이 관계기관에 이의를 제기함으로써 작업이 일시 중단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이런 논란에 대해 경주시 문화재과 담당자는"경주남산에 중요하지 않은 나무가 어디 있겠느냐"면서 "그러나 마애조상군이 더 중요한 문화재라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벌목 방침을 세운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문화재청에 다시 문의한 결과 나무를 베려면 '형성변경허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회신을 받았다"며 결과적으로 재심의에 들어갔다는 답변을 했다.

그는 또"아마 이번 공사기간 안에는 수목제거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번 공사로 흙에 묻혀있던 조각상도 발견되고 배수문제도 제기되어 추가로 보수공사가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쪽에서 본 부처바위. 경주시는 나무(왼쪽)들이 넘어지면 부처바위에 손상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서쪽에서 본 부처바위. 경주시는 나무(왼쪽)들이 넘어지면 부처바위에 손상을 입힐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추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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