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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을 쓸 때면 무척 곤혹스럽다. 강준만 교수의 이런 식의 줄기찬 비난이 걸리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열성 지지자들마저 보수신문과의 적대 전선을 이유로 참여정부 비판을 절대 금기시하고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에 절대적 지지를 보내는 것만이 개혁과 애국의 유일한 길인 것처럼 행동해 왔다."(<한국일보> 10월 12일자)
나는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20%에 속하고,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40%에 속한다. 그러나 참여정부 비판을 절대 금기시한 적이 없으며, 언론정책의 부재와 부적절한 언론대책을 비판해왔다. 그리고 절대적 지지를 개혁과 애국의 유일한 길인 것처럼 행동하지도 않았다. 그런 얼빠진 사람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겠다.
김종배 기자의 '노 대통령 언론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오마이뉴스> 10월 26일)를 재미있게 읽었다. 말이사 그럴듯하고 공정한 듯했다. 그러나 김 기자의 평가야말로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김 기자가 문제를 삼은 대목과 그의 주장이다.
..노 대통령은 "언론의 잘못된 의견에 대해서는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이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정부도 "잘못된 의견"에 "잘 된 의견"을 들이댈 권한과 자유가 있다는 점에서 노 대통령의 말은 맞다. 하지만 그것이 토론의 범주를 벗어나 '반(半)물리적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라면 옳지 않다. ···특정 언론이 "악의적 왜곡"을 자행한다고 판단했다 하더라도 그 언론 제호에 '주홍글씨'를 새길 순 없다. 그건 오로지 국민 개개인의 자유의사 영역 안에서만 이뤄질 일이다...
노 대통령의 언론관은 기본적으로 정확하고 틀린 곳이 없다. 문제는 방법이다. 김 기자가 지적한 지점도 방법의 문제다. 그런데 언론관 자체를 문제 삼다가 방법으로 빠졌다. 논리적 오류다. 게다가 방법의 문제를 지적하는 건 옳지만 동원된 표현들은 적절하지 않다. 김 기자는 악의적 왜곡을 일삼는 신문들이 토론에 임할 자세가 돼 있다고 보는가? 전혀 아니다. 그러니 법적인 대응을 찾는 것이다.
법적인 대응 방법이 '물리적 방법'이라서 옳지 않다는 주장도 어폐가 있다. 나는 집권 초기 노 대통령이 '조중동'에 대해 각을 세울 때 자제를 요청하는 글을 수차 쓴 적이 있다. 제압되기는커녕 기만 살려줄 뿐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결국 그렇게 되었다. '조중동'의 공격은 무시하면서 다른 소통방법을 찾는 게 훨씬 효과적이다. 법적인 대응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의 문제다.
다음으로 국민의 자유의사를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느냐의 문제가 있다. 국민들이 악의적 왜곡을 일삼는 특정 신문의 제호에 주홍글씨를 새길 능력이 있을까? 없다고 본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악의적으로 왜곡된 기사를 가려내는 능력 자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대체로 왜곡보도에 속을 수밖에 없다. 이 조건에서 정부는 무슨 선택을 해야 할까? 악의적 왜곡을 일삼는 신문은 '언론'도 아니다.
김 기자는 특정 신문을 구독하는 특정층도 국민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특정 신문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안티조선의 자율적인 기고 인터뷰 거부와는 달라야 하기 때문에 고위 관리들의 조선일보 기고나 인터뷰를 통제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럴까?
조선일보에 기고하는 사람은 자기 검열을 하게 되고, 인터뷰는 십중팔구 제대로 전달하지 않는다. 엉뚱하게 해석하기 십상이다. 그러니 국정홍보처의 대책은 원칙적으로 옳다. 문화재청장은 평소에도 조선일보에 상습적으로 기고를 하던 위인이니 그걸 알고도 발탁한 인사권자의 문제일 수도 있겠다.
김 기자는 또 "왜곡은 본질이라는 개념을 전제로 한다"면서 '왜곡'도 하나의 견해로 받아들이고 토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나의 도량으로는 그 깊은 뜻을 헤아리기가 어렵다.
그러면 "청와대 홍보수석실과 국정홍보처가 지금까지 저질러온 일은 민주주의 존립의 근거인 언론과 출판과 표현의 자유를 정면으로 공격한 국가권력의 범죄"(<조선일보> 10월 26일자 사설, '청와대 홍보수석과 국정홍보처장의 범죄')라는 주장은 어떤가? 이런 것도 본질의 문제이며 하나의 주장이고 견해인가? 그래서 토론으로 해결해야 할까?
보도에 따르면 국정홍보처는 이 사설에 대해 소송을 위한 법률적 검토를 하고 있다고 한다. 거두어주기를 당부한다. 조선일보야말로 범죄(犯罪)의 소굴이다. 수백억원의 탈세와 시장교란행위만으로도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그런 막가파들 상대해서 무슨 이득이 있겠는가. 그저 무시하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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