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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쌀협상 비준안 처리를 위해 국회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가운데 국회 통외통위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양계탁
▲ 27일 오전 쌀협상 비준안이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 통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의결된 회의장에 들어가지 못한 민주노동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규탄 구호를 외치고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2신 보강 : 27일 오전 10시 40분]

통외통위, 쌀비준동의안 통과... 민주노동당 "본회의에서 저지하겠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위원장 임채정)는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27일 오전 9시 전체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쌀협상 비준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노동당 의원단 9명과 보좌관 및 당직자들은 이날 비준동의안 처리를 막기 위해 전력을 다했으나, 결국 국회 경위들에게 막혀 저지 시도가 무산됐다.

이날 오전 8시 50분경 국회 4층 통외통위 회의실 앞에 천영세 의원단대표를 비롯해 강기갑·권영길·노회찬·단병호·심상정·이영순·최순영·현애자 의원 및 보좌관 30여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국회 경위들은 민주노동당 의원들의 진입을 막으면서 보좌관과 당직자들을 한 명씩 떼어내려고 시도했고, 보좌관과 당직자들은 완강히 저항했지만 경위들에 의해 엘리베이터에 실려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통외통위 회의실 앞은 민주노동당 관계자들과 국회 경위, 취재기자 등이 엉켜 한마디로 '아수라장'이었다.

10여분간 극심한 몸싸움 끝에 민주노동당 의원과 남은 보좌관들은 연좌농성에 들어갔다. 이어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현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10·27 통외통위 쌀비준안 의결시도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곧이어 민주노동당은 2차 진입 시도를 했으나, 국회 경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강기갑 의원은 경위들과 뒤엉킨 사람들의 몸 위로 올라가 통외통위 회의실로 들어가려고 시도했지만, 그를 잡아끌어 내리는 손이 더 많았다.

▲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쌀비준안을 처리를 위한 회의가 진행중인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에 들어가려고 시도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질서유지권이 발동된 가운데 쌀비준안 처리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 진입을 시도하는 민주노동당 관계자들과 몸싸움을 벌이던 국회 경위의 옷이 풀어헤쳐져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민주노동당 의원과 보좌관들이 경위들의 저지로 회의장 진입에 실패하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회의실 밖은 아수라장, 회의실 안에선 비준안 통과

밖에서 이같은 상황이 계속되는 동안 오전 9시 18분경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통외통위 위원들은 만장일치로 쌀협상 비준동의안을 의결하고 본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임채정 위원장은 의결에 앞서 "농민의 걱정과 우려에 많은 고민을 했다"며 "농민들의 아픔을 몸으로 느끼고 공감하면서 비준동의안을 통과시키지만 (통외통위 소속) 의원 여러분들의 깊은 고민의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 의원 여러분은 후속조치 마련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강행 처리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심한 몸싸움을 벌였던 의원들과 보좌관, 당직자들의 얼굴은 허탈한 표정이었다. 잠시 숨을 고른 민주노동당 의원들은 오전 9시 30분 현장 기자회견을 갖고 입장을 밝혔다.

통외통위 소속인 권영길 의원은 "농민들의 간절한 호소에도 불구하고 국회가 쌀 비준안을 기습적으로 강행처리했다"며 "상임위에서 졸속 강행처리됐지만 우리의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고,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전 9시 36분경 자진 해산에 앞서 천영세 의원단대표는 "350만 농민에게 머리 숙여 죄송하다"며 "이 시간 국회에는 '농심'도 '민의'도 없다"고 한탄했다. 또 그는 "비록 소수정당이고 역량이 부족할 지 모르지만 농민의 뜻을 받아 들여 혼신을 다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노동당이 해산하자 잠시 후 통외통위 전체회의는 끝났고 통외통위 소속 의원들은 조용해진 틈에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이 때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은 "민주노동당은 우리 농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에 더 관심을 갖고 긍정적으로 임했어야 했다"며 "(민주노동당은) 처음부터 방향 설정을 잘못해 오도가도 못한 것이 되지 않았나"라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비준안 강행처리는 '살농 대연정'"

민주노동당은 국회 통일외교통상위가 27일 오전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가운데 전체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의결한 것에 대해 '살농 대연정' '민생파탄 대연합'이라며 강력 성토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단 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의 브리핑을 통해 "오늘 아침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350만 농민을 또다시 배신했다"며 "최초로 질서유지권을 발동하고 철통 방어한 상태에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살농 대연정, 민생 파탄 대야합을 연출했다"고 비난했다.

심 수석부대표는 이어 "민주노동당은 본회의에서의 비준안 강행처리를 막기 위한 강도 높은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며 "아무런 대책 없이 본회의에서 강행처리한다면 온 몸을 던져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심 수석부대표는 "쌀 협상 부속협의에 대한 국회비준에 대해 헌재에 권한쟁의,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을 낼 예정"이라며 "▲농가 부채 해결 ▲쌀값 폭락 대책 마련 ▲직접 지불제 전면 확대 ▲식량 자급률 목표 법제화 ▲학교급식법 제정 등 농업 회생 대안을 최대한 관철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쌀비준안 처리를 앞둔 27일 오전 임채정 통외통위 위원장이 국회 경위들에게 둘러싸여 회의실에 입장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쌀비준안 처리를 앞둔 27일 오전 국회 경위들이 통외통위 전체회의가 열릴 예정인 회의실 입구를 지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27일 오전 8시 50분]

통외통위 "오늘, 쌀 비준안 처리한다"


"쌀비준 협상안, 오늘 처리한다!"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은 27일 오전 8시 국회 경위들의 보호를 받으며 국회 4층 통외통위 위원장실로 들어가면서 이와 같이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어 임 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물리력을 행사한다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을 위해서 질서유지권을 발동한 것"이라며 "오늘 처리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하고 위원장실로 들어갔다.

이때 임 위원장과 함께 7명의 열린우리당 통외통위 소속 위원들도 국회 경위들의 삼엄한 경호를 받으며 403호실로 들어갔다.

이에 따라 새벽 6시부터 국회 4층 통외통위 401·402호 회의실과 403호 출입문에는 국회 경위 2∼3명씩 배치돼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경위들은 민주노동당 측의 물리력 행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임 위원장은 전날(26일) 오후 2시부터 질서유지권을 발동했으며, 이에 따라 국회 경위들은 전날에 이어 현재까지 국회 통외통위 회의실 및 위원장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이날 오전 6시부터 국회 경위 비번자를 비롯한 60여명은 통외통위를 원천 봉쇄하고 있다.

질서유지권이 발동되면 통외통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만 회의장을 출입할 수 있게 된다. 의원 보좌관도 회의실이나 통외통위 사무실에 들어갈 수 없다.

통외통위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되는 본회의 직전에 전체회의를 열고 '쌀 관세화 유예협상에 대한 비준동의안'을 상정,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통외통위는 지난 6월 정부의 쌀 비준동의안 제출한 이후 민주노동당의 반대로 5차례 연기 끝에 지난 13일 안건을 상정했다. 이어 18일 공청회를 거친 뒤 21일 전체회의를 열고 쌀협상 비준동의안을 계속 상정·처리할 예정이었으나 민주노동당이 물리력으로 회의실을 점거하고 회의진행을 막아 처리가 무산된 바 있다.

"건물 전체를 봉쇄하는 거냐"
국회 통외통위, 과잉 통제로 물의

국회는 27일 이른 아침부터 국회 통외통위를 취재하러 온 기자들에 대한 과잉 통제로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국회는 면회실을 통해 들어오는 취재기자에게 "어디 취재하러 왔냐"고 물은 뒤 "통외통위 취재하러 왔다"고 할 경우 "위원장의 지시"라며 국회 건물 밖에서부터 취재를 통제하고 있다. 이에 취재 기자들이 거세게 항의하고 있지만, 국회 면회실 직원들은 몇차례 확인 끝에야 방문증을 발부하고 있다.

또 국회 면회실은 민주노동당 농민위원장을 비롯해 농민단체 활동가들을 철저히 통제를 하고 있어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강하게 항의를 하고 있다. 하지만 면회실의 입장은 완고하다.

한 취재기자는 "위원장이 '질서유지권'을 발동해 출입을 통제하라는 것은 통외통위 회의실을 통제하라는 것이지, 국회 건물 전체를 봉쇄하라는 것은 아니지 않냐"며 국회의 과잉 진압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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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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