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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서울시장은 2일 저녁 성균관대 새천년관에서 '세계인류를 향한 청년 도전의 리더쉽'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이명박 서울시장은 2일 저녁 성균관대 새천년관에서 '세계인류를 향한 청년 도전의 리더쉽'을 주제로 강연을 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리더는 비전을 줘야 한다. 비전만 있고 실천이 없는 리더가 가장 위험한 리더이다. (결국) 말이 많아지고, 남을 실망시키게 된다. 비전과 더불어 실천할 능력을 가져야 리더가 된다. 그래야 많은 사람 행복하게 한다. 비전은 있는데 실천할 능력이 없어 많은 사람을 불안하게 하면 안된다."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2일 오후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원(iMBA) 총학생회·학부 총학생회 주최로 6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세계 일류를 향한 청년도전의 리더십'이란 주제의 초청특강 자리에서 '리더'의 자질을 이처럼 강조했다.

이 시장은 특강에 앞서 학생들에게 "거창한 강연을 하려고 온 것이 아니고 정치적인 이슈를 갖고 온 것도 아니다"고 전제를 했지만, 최근 '말' 때문에 비판받고 있는 노무현 대통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이 자리에) 기자들이 오신 모양인데,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 다 못할 것 같다"면서도 자신의 어려웠던 성장기와 '리더'가 되는 과정을 풀어놓으면서 현 정부정책과 차기 대선 후보를 비판하는 '언중유골'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놓았다.

이 시장은 이날 학생들이 가장 고민하는 취업문제를 포함한 '삶' 전체 밑그림을 그려나가는데 필요한 덕목을 학생들 눈높이에 맞는 언어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가난했던 학창시절을 이겨내고 성공에 이른 대목에 이를 때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 시장은 본격적인 "얼마 전 신문을 보니까 1등을 하다가 3등을 해 인생을 포기한 학생을 봤다"면서 지난 15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서울 종로구에 출마했을 때 일화를 먼저 소개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 이종찬 의원과 저, 셋이 싸워서 내가 당선이 됐으나 3등을 해서 떨어진 노무현 대통령이 (현재) 대통령이 됐다"며 "꼭 1등을 해야 좋은 줄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 것만은 아니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시도 때도 없이 '진보냐, 보수냐, 국가정체성 뭐냐' 투쟁해"

강연을 마친 이명박 시장이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연을 마친 이명박 시장이 학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어 이 시장은 "요즘 우리 사회는 분열이 많은데, 갈등과 미움으로 분열되기에 매우 비효율적"이라며 "시도 때도 없이 '진보냐, 보수냐', '국가 정체성이 뭐냐'를 갖고 투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우리 정체성을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체제'라고 강조하면서 "이미 판결난 정체성과 싸워야 하고 진보냐, 보수냐를 놓고 싸우는 것은 낭비"라고 비판했다. 이 시장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가지 위기 상황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출산률 저하와 사교육비 문제에 대해 "아이를 갖고자 하는 부모에게 아이가 커서 직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희망을 줘야 한다"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 땅에선 직업을 갖고 일할 희망이 없으면 (국가가) 보육비를 줘도 살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 양극화 해소도 '경제성장'을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에게 "당장 취업이 안된다고 죽고 못사는 것이 아니다"며 "꼭 좋은데(대기업) 취업하려 하지 말고 눈높이를 낮춰 시골에 있는 기업에서라도 경험을 쌓으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다 좋은데 가려고 하면서도 좋은 데는 욕하고 그러고는 (대기업에) 들어가려고 한다"고 비판하면서 "기업이 존경을 받고 (사람들은) 기업을 존경해야 한다, 대한민국 자유경제에서 선수가 누구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가가 존재하는데 왜 젊은 사람들이 일할 자리가 없냐, 왜 국가가 존재하냐"며 "한 젊은이가 자기 힘으로 세상 살려고 하는데, 나라가 막는다면 한 나라가 젊은이에게 큰 빚을 지는 것"이라고 정부를 질타했다.

이 시장은 어렵게 대학을 졸업한 뒤 '운동권 이력' 때문에 박정희 정권의 압력으로 3차례 입사시험에서 떨어졌던 일과 첫 직장인 현대건설에 입사해 1998년 16만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던 성과를 말했을 때 학생들로부터 "와∼"하는 탄성을 한 몸에 받았다.

또 이 시장은 "나를 굉장히 괴롭혔던 박정희 대통령도 대한민국이 차 하나 생산하지 못할 때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차를 만들고 경제성장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강연시작 전 사회자의 발언을 듣고 있던 이명박 시장이 빙그레 웃고 있다.
강연시작 전 사회자의 발언을 듣고 있던 이명박 시장이 빙그레 웃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청계천 복원'으로 빛난 이명박 시장... '신뢰'와 '스피드' 경영 강조

한편 이 시장은 '청계천 복원'과 '서울시 교통체계 개선'으로 얻어진 성과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 시장은 "청계천을 복원할 때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비난에도 2년여만에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민주주의 방식밖에 없었다"며 "결과적으로 그 일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내가 한 것은 10% 밖에 없고 (나를 도운) 사람들이 시민들과의 끊임없는 면담을 통해 신뢰 속에 이룩한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어 "서울시 교통체제 변화도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IT시대의 성과"라며 "21세기를 살아가는 리더에게 '신뢰'와 '스피드' 경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30여분간의 질의응답 시간에 한 학생이 '경부운하' 계획을 거론하면서 "마치 치수 사업이라는 대규모 국가사업을 통해 인정받으려 했던 고대국가의 전제군주 같다"고 지적하자 이 시장은 "질문은 근사한데, 표현방법이 잘못됐다"고 맞받았다. 이 시장은 "21세기 운하는 치수가 아니고 물류와 레저, 환경으로 가는 미래산업"이라며 단호한 어조로 설명을 이어가기도 했다.

이날 특강에는 서정돈 성균관대 총장을 비롯 600여명의 학생들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 시장은 특강이 끝난 뒤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기념촬영과 함께 많은 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일일이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경연을 마친 이명박 시장이 새천년관 입구에서 학생들이 내민 노트에 사인을 하고 있다.
경연을 마친 이명박 시장이 새천년관 입구에서 학생들이 내민 노트에 사인을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이명박 시장, 무엇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내가 실수한 것 하나는 학생회장 출마한 것"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성균관대학교 초청 특강에서 학창시절 이야기를 언급하며 "내가 딱 실수한 것이 하나 있는데 (대학 때) 학생회장에 출마한 것"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당시 데모가 심할 때, 내가 새로운 눈을 떠서 이 나라, 이 민족을 위해 뭐 해보겠다고 출마했다가 당선돼서 감옥에 들어갔다"며 "내가 생각해도 너무 심하게 (데모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전국을 돌아다니다가 자수하면 잘해준다고 해서 자수해 5년 징역형을 받았다"며 "그것도 '내란선동죄'였는데 내란할 마음은 없었다"고 말해 학생들을 웃게 했다.

특히 그는 "결국 5∼6개월 서대문 형무소에서 살다가 나왔는데, (당시) 학생들은 감옥에 갔다온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고 그것을 기회로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로 다 갈라지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또 "이 땅의 젊은이에게 일자리를 줘야 하고 잠자리를 줘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살아온 저에게는 (정치인 중) 단지 운동권 경험을 갖고 정치에 들어와서 잘못 한다면 많은 사람을 불행하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서울시장 임기가 끝난 뒤 진로를 묻는 학생들의 질문에 "(이 자리에서) 답변하면 신문에 드디어 '대통령 출마 선언했다'고 보도 나온다"며 "서울시장으로서 남은 8개월 동안 성실히 일하고 떠나는 날 내 진로를 국민들에게 밝힐 것"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이 시장은 "국가는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고, 가장은 가족을 편안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누구든지 한 나라의 장이 되면 서민들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밝혀 대권 지도자로서 포부를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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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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