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9일 서울교육개발원 방송관 녹화장. 흰 티셔츠를 입은 젊은 아빠들이 비지땀을 흘리며 아이들과 뒹굴고 있다. 교육방송(EBS)이 이 달에 새롭게 선보이는 유아프로그램 <아빠랑 나랑-부비부비 빠빠> 녹화장은 아빠와 아이들이 '비벼대는'통에 후끈거렸다.
<교육방송>은 그동안 <뿡뿡이랑 야야야> 등 엄마와 아이들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왔으나 이번 개편에서는 아빠와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현재 2회분의 녹화를 마친 상태.
아빠와 아이들 각 열 명씩이 출연해 1대1 게임을 벌이는가 하면 다섯 식구씩 나눠 편게임을 하는 등 자립과 협동, 아빠와 아이 사이의 교감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게임이 눈길을 끌었다.
아빠와 아이들의 '부비부비'로 녹화장 후끈
'부비부비'는 몸과 몸을 밀착시켜 비비는 동작을 말하는 신조어로서 그동안 엄마보다 소홀했던 아빠와의 스킨십을 통해 사랑을 주고받자는 차원에서 이런 이름이 정해졌다.
유아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캐릭터. 이 프로에도 '뿌뿌'와 '빠빠'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또한 원활한 진행을 위해 뿌뿌아빠와 빠빠아빠가 출연해 철저하게 망가진다. 빨간색의 뿌뿌와 뿌뿌아빠, 노란색의 빠빠와 빠빠아빠는 각 팀을 대표해 프로그램을 재미나게 이끈다.
이 날은 얼굴에 붙은 휴지를 입으로 불어서 떼어주기, 징검다리 건너기 게임 등으로 순위를 가린 뒤 진 팀은 엉덩이로 이름쓰기 등의 벌칙을 받는 등 근엄했던 아빠들이 망가지는 모습에 아이들이 배꼽을 잡았다.
아이들 새 친구 뿌뿌ㆍ빠빠 탄생...차세대 뿡뿡이로 기대
<교육방송>은 "방귀대장 뿡뿡이를 비롯해 수많은 유아프로그램이 엄마들과의 상호작용을 강조했고 실질적으로 아빠들과 함께하는 독립 프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면서 "이번 프로는 2년간의 준비를 거쳐 탄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교육방송> 사내 방송컨텐츠 기획에서 대상을 차지한 것으로 '포스트 뿡뿡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제작을 총지휘하는 정재응 PD는 이미 <방귀대장 뿡뿡이>와 <뿡뿡이 야야야>를 만든 유아 프로그램 전문가. 뿡뿡이가 3~5세 유아와 엄마가 대상이었다면 이번 프로는 연령층이 한 단계 높아지면서 아빠가 등장하는 특성이 있다.
한편 새로운 영역의 프로라는 점 때문에 담당 PD와 작가 모두 첫 녹화 전까지 상당한 부담감을 가졌다는 후문이다. 하지혜 작가는 "첫 녹화 때 아이들과 노는 아빠들의 모습에서 엄마와 다른 그 무엇을 느꼈다"며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혼신의 힘을 다하는 아빠들과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예뻤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아빠라는 존재는 정말 멋진 놀이친구입니다. 엄마와는 또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아빠들이 어떻게 놀아줘야 할지 몰라서 자리를 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비부비 빠빠>를 통해 아빠와 함께할 수 있는 쉬우면서도 재밌는 놀이들을 되도록 많이 소개해드릴 작정입니다."
한 제작진이 자신의 블로그에 남긴 글에서 남다른 각오와 기대를 느낄 수 있다. 과연 뿌뿌와 빠빠가 뿡뿡이와 짜잔형을 능가해 유아 놀이세계를 평정(?)할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첫 방송은 오는 11월 12일 오전 8시 55분이며 매주 토요일 같은 시간대에 방송된다.
참가신청은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http://www.ebs.co.kr/Homepage/dingdong/05_join/03_freebbs.as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