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협상 국회비준 저지를 위한 진주지역 농민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3일 오전 10시 50분경, 경남 진주시 농민회 소속 농민 50여 명은 '쌀협상 국회비준 반대와 추곡 수매제 부활, 쌀농가 소득보전 대책마련'을 외치며 진주시청 앞에서 출정식을 열고, 트럭 52대에 나락을 싣고 상경집회를 시도했다.
이에 경찰은 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에서 원천봉쇄를 했고, 몇 차례 몸싸움을 벌이며 2시간가량 대치했다.
진주시농민회는 경찰의 원천봉쇄로 상경투쟁 계획을 접고, 1시 30분경 농협중앙회 진주시지부 앞으로 이동, 나락 160여 가마를 쌓았다.
이어 오후 2시경, 진주시청으로 돌아와 볏짚을 탑 모양으로 높게 쌓고, 나락 가마를 제단모양으로 쌓기 시작해 오후 3시 30분경에 '쌀협상 국회비준 반대'의 의미를 담은 '봉화대' 모양의 상징물을 완성했다.
하영기 진주시 농민회장은 "옛날에는 나라기 위기가 처했을 때 이를 신속하게 한양에 알리기 위해서 봉화가 사용되었지만, 우리는 현재 정부의 농업포기 정책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농민들의 실상을 모든 진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봉화대'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하영기 회장은 쌀협상 국회 비준안이 통과될 경우, 적재한 모든 나락과 함께 볏짚으로 쌓은 '봉화대'를 태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농민들이 볏짚 봉화대를 준비하는 동안, 진주시농민회 12개 읍면동 지회장들은 농민들의 요구를 적은 나락가마를 어깨에 지고 올라가 모두 진주시장실에 쌓았다. 농민회는 출타 중인 진주시장 대신 부시장에게 요구안을 전달하며, 현재의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에 진주시 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부탁했다.
농민들이 시당국에 전달한 요구안은 ▲최소한 WTO DDA협상 이후에 농민과 국민의 합의를 통한 쌀협상 국회비준이 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건의해줄 것 ▲추곡 수매제 부활을 중앙정부에 건의해줄 것 ▲진주시가 진주지역 쌀농가 소득보전 대책 및 농가 지원대책 수립할 것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진주시농민회는 오후 4시경 정리 집회를 가지고 해산했다. 농민들은 오는 4일부터 각 지회별로 읍면사무소 앞 나락 적재 투쟁과 천막농성을 시작할 예정이며, 오는 11일 농민대회와 18일 APEC 반대 집회에 참석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