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진 종교는 이슬람교라고 한다. 전 세계 인구의 약 30%가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라고 하니 약 13억 정도는 될 것 같다. 그런데 11월 3일은 이슬람교에서 가장 큰 명절인 하리라야 푸아사다.
이슬람교의 무슬림들은 매년 한 달간 금식을 하는데, 이 한 달간의 금식을 마치고 맞는 새날이 바로 하리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인 것이다.
금식월에는 성관계는 물론 향수냄새도 맞지 않고...
이슬람교의 9월은 금식월(禁食月) 9월이다. 아랍어로는 '더운 달'을 의미하는데, 이슬람에서는 알라가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이슬람 경전을 게시한 신성한 달로 여기고 있다.
무슬림들은 이 금식월 동안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먹고 마시는 것은 물론 성관계를 금하며 심지어 향수 냄새도 맡지 않고 노래도 잘 부르지 않는다. 올해는 그 기간이 지난 10월 5일부터 이번 11월 2일까지다. 이 기간 동안 그들은 낮 동안 담배 피우는 것, 물 한 모금 마시는 것도 참으며 지낸다.
라마단은 동료의식을 강조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는 매일 모스크를 찾아가 타라위(Tarawih)라 부르는 저녁기도에 참석하여 한 달 동안 전체 쿠란을 공동으로 암송한다.
'라마단'의 끝은 무슬림들의 축제기간이다. 이 때는 고향으로 가서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기도하면서 금식을 끝내고 만찬을 함께 나누게 된다. 즉 이 날이 하리라야 푸아사(Hari Raya Puasa)이다.
하리라야가 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설날 세뱃돈을 주듯 말레이시아 사람들도 '앙빠우'라는 돈을 준다. 이것은 중국에서 전해져 정착이 된 듯 앙빠우 혹은 홍빠우라고도 한다.
우리는 주로 어른들이 애들에게만 주지만 그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성의껏 준비하여 나눠 준다. 심지어는 직장에서도 나눠 준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하라라야 푸아사가 되면 금융기관에서는 앙빠우 봉투를 준비하여 고객들에게 나눠 주는 특별 서비스를 한다.
또 우리는 세배하러 오는 사람들에게 대중없이 얼마씩 주는데 반해 이들은 사람에 따라 금액을 정하여 미리 봉투에 돈을 넣어 두었다가 인사를 하는 시간이 되면 손에 입을 맞추고 이를 전해 준다.
말레이시아의 화폐단위는 링깃이고 1링깃을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300원에 조금 못 미치는데, 몇 년 전부터 2링깃 지폐가 통용되고 있다. 1링깃 지폐가 있는데 왜 2링깃 지폐가 필요할까? 이에는 애들에게 1링깃의 앙빠우를 주려니 너무 약소한 것 같다는 사회 분위기를 감안하여 정부에서 특별히 예쁜 디자인의 2링깃 지폐를 발행하게 되었다는 뒷말이 있다.
죄를 찾아 나서는 '라마단'
'라마단(Ramadan)'이란 말은 아랍어로 '~을 이끌어내다' '유도하다'라는 의미로, 'ramida' 'ar-ramad'(강렬하게 땅으로부터 건조한 것과 열을 찾다)에서 파생되었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것은 마치 해가 땅을 태우는 것처럼 라마단이 선한 목적을 지니고 죄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라고 한다.
그래서 하리라야가 되면 "셀라맛 하리라야"라고 인사를 하는데, '하리라야를 축하합니다'란 뜻이다. 또 말레이어로 '하리'란 '날'이란 뜻이고 '라야'는 '축하한다'는 뜻이며 '푸아사'는 금식이라는 뜻이니, '하리라야 푸아사'는 '고행을 하며 큰 마음을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합니다'란 뜻이다.
이처럼 하리라야 푸아사는 한 달이란 긴 시간 동안 자신이 직접 남의 고통을 체험해 보며 자신의 욕심을 없애고 정화하는 숭고한 종교 행사다.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할수록 무슬림들이 강조하는 다섯 가지 항목이 우리에게 더 필요한 가르침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기독교문화에 많이 접해 있기 때문에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슬람 문화는 수학, 금속기술과 항해술의 발전으로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적이 있었다.
지금 중동에 위치한 대부분 이슬람 국가들이 고유가 덕분에 넘쳐 나는 달러화로 많은 건설공사를 발주하고 있고 개인들은 해외여행을 떠나고 있다.
또 이슬람 연합체를 구성하여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는 힘을 과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말레이시아의 수상을 역임한 마하티르는 미국은 재정적자로 달러화의 급락이 예상되니 달러 대신 유로화로 바꿔 거래해야 한다고 공언할 정도다. 그런데 우리는 문화의 이해 부족 때문에 이런 혜택에서 완전히 배제될 수도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