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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의 심각한 폭언에도 불구하고 재일본중국대사관, 중국외교부, 인민일보, 신화사 및 주요 포털사이트 등 정부와 언론이 침묵하고 있다.

2000년 4월, 중국분할에 관한 이시하라 발언에 대한 강경대응과는 지극히 대조적이다. 이번에는 중국의 인권상황에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시하라 발언의 파장과 관계국의 상반된 보도 양상을 추적해 본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시하라 지사가 지난 3일(현지시간 15:30~17:30), 워싱톤의 국제전략연구소(CSIS)에서 'Japan's Future Potential'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갖고,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즉, "전쟁은 결국 생명의 소모전이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미군 2천명이 죽은 것때문에 시끄럽지만, 생명에 대한 가치관이 전혀 없는 중국은 걱정없이 전쟁을 시작"할 수 있으며, "전쟁이 확대될수록 생명의 가치관을 고집하는 미국은 중국에 이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중국이 지난 6월 신형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SLBM 발사실험에 성공한 사실을 소개하며, "중국이 핵무기를 가진 데다 꽤 정확성이 요구되는 실험에 성공한 것은 극히 중요한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일본 남서 해역에 중국잠수함이 빈번히 출몰하여 항로개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중러군사훈련시 후진타오 주석이 참가하지 않은 것은 중앙정부와 군과의 알력을 보이는 현상으로 주목된다고도 하였다.

이시하라는 따라서 "생명에 대단히 무신경한 지도자가, 미국과의 긴장이 높아졌을 때 어떻게 나올 것인가? 우리는 미국과 소련이 대립한 냉전구조보다 훨씬 위험한 긴장 속에 놓여 있다"고 위기를 고조시키며, "중국에 대해 강구해야 할 수단은 경제에 의한 봉쇄로서, 이를 위해 미국이 인도, 러시아와 힘을 합쳐, 시베리아 경제개발 등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시간으로 4일 아침 5시 30분에 끝난 이 강연에 관하여, 일본의 <요미우리> <아시히> <마이니찌> 신문 등의 주요매체가 12시를 전후해서 일제히 보도하였으며, 이날 저녁 뉴스에서도, 톱뉴스는 천황이 주최한 차도회였지만, 각 방송국은 이에 대해 중요뉴스로 보도했다.

이에따라 한국이나 중국의 매체가 일본 언론사들의 보도를 인용해 각각의 시간차는 있으나 이날 오후 이시하라 발언 내용을 전했다. 그러나 보도의 내용에는 큰 차이가 보인다. 한국의 매체가 일본의 보도를 충실히 소개하고 있는 데 대하여, 중국의 경우 한일의 보도내용과 다른 내용이 전해지고 있다.

<人民網> <沈陽日報> <中慶晩報> <大洋網> <中國經濟網> 등이 이시하라의 강연 내용을 보도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매체에 공통되는 특징은 <쫑신왕(中新網)>(中國新聞網)의 기사를 인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 <쫑신왕>에 실린 관련기사. 다른 매체가 모두 이 기사를 인용해서 이시하라의 중국인권 비판 기사만을 제외하여 선택적 보도를 하고 있다.
즉 일본 언론의 보도내용이 <쫑신왕>을 통해서 중국의 각 매체에 실리고 있다. <쫑신왕>의 보도 내용은 크게 세 가지다. 하나, 중국과 미국이 무력충돌을 하면, 미국은 중국에 이길 수 없다. 둘, 이를 막기 위해 대중국 경제봉쇄를 취해야 한다. 셋, 남경대학살은 일본군의 소행이라기보다, 짱찌에쉬(蔣介石)의 군대가 저지른 만행이다.

이 가운데 특히 강조되고 있는 점은 세 번째의 남경대학살의 왜곡문제에 관해서 이다. 즉, "일본군은 6주간에 40만명을 학살할 능력을 전혀 갖추지 못했다. 일본과 중국의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이를 규명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주목할 것은 여기서 중국의 인권문제에 대한 이시하라의 지적만은 완전히 제외되어 보도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예외적으로 < tom公司 >의 新聞中心만이 "생명의 가치관이 없는 중국"이라는 이시하라의 발언을 일본 <시사통신사> 보도를 인용해 여과없이 전하고 있을 뿐이다.

▲ < tom公司 >에 실린 관련기사. 유일하게 일본의 <시사통신사>를 인용하여 이시하라의 중국인권 비판기사를 싣고 있다
다만 대만에서도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은 의외의 생각이 든다. 홍콩, 싱가폴의 사이트에도 보이지 않는다. 때문에 성급한 판단은 금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보도의 유무가 아니고, 보도의 선별성에 있다. 즉, 고도의 정치적인 보도라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시하라의 망언이 정작 미국에서는 거의 뉴스화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강국다운 무시일까? 혹, 지난 여름 두 여인에 의해 발가 벚겨진 미국의 인권 상황이 이시하라의 중국 인권 비판에 동조하지 못하게 하지는 않았을까? 신디 시한에 의해 규탄된 이라크에서의 살육문제, 그리고 카트리나에 의해 드러난 흑인차별문제가 말이다.

우리로서는 고이즈미 제3차 내각의 폭력성에 대항하기 위해서 중국과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중일간의 대립에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자세를 탈피해, 앞으로의 보도 내용 및 외교적 대응의 변화에 예의 주의하여, 적극적으로 상황을 이끌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이시하라 지사의 미중전쟁관련 발언 관련사이트 일람

'아사히신문'  http://www.asahi.com/politics/update/1104/002.html 
'마이니찌신문'  http://headlines.yahoo.co.jp/hl?a=20051104-00000034-mai-int 
'요미우리신문'  http://headlines.yahoo.co.jp/hl?a=20051104-00000504-yom-pol 
'CSIS' http://www.csis.org/7revs/AdvisoryCommittee/media/csis/jobs/index.php?option=com_csis_events&task=view&id=737 
'Japan Today' http://www.japantoday.com/e/?content=news&cat=&id=354332 
'경향신문'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32&article_id=0000148789§ion_id=104&menu_id=104 
'연합뉴스'
http://news.naver.com/news/read.php?mode=LSD&office_id=001&article_id=0001140558§ion_id=104&menu_id=104 
'中新網'(中國新聞網) http://www.chinanews.com.cn/news/2005/2005-11-04/8/647315.
'人民網' http://world.people.com.cn/GB/1029/42354/3829979.html 
'沈陽日報' http://www.syd.com.cn/news/showcontent.asp?newsid=312629&nva=scrollnews&sorts=ALL 
'中慶晩報' http://www.cqwb.com.cn/webnews/htm/2005/11/5/169312.shtml 
'大洋網' http://world.dayoo.com/gb/content/2005-11/04/content_2286921.htm 
'中國經濟網' http://www.ce.cn/ztpd/hqmt/main/yaowen/200511/04/t20051104_5118029.shtml
'tom公司' http://news.tom.com/1002/3291/2005114-26179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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