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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재오의원
한나라당 이재오의원 ⓒ 시민일보
"서울시장 출마예상자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한강 개발 구상은 작년에 이미 한강 프로젝트 마스터플랜을 끝낸 제가 원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제 아류인 셈입니다."

지난 3일 서울시장선거 출사표를 던진 이재오 의원은 6일 <시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강에 관한 한 수차례에 걸친 직접 답사를 통해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체화된 상태"라며 "거의 대동여지도를 만든 김정호 수준 정도"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한강 개발 구상은 한마디로 한강을 역사, 문화, 자연의 강으로 인간 도시 중심축으로 개발해 최대의 상품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이다.

한강개발과 관련, 이재오 의원은 철저히 준비된 시장처럼 보였다.

이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때 이명박 시장 선거의 선대본부장을 맡게 되면서 이미 서울시정 운영 틀을 경험할 수 있었다"며 "당시 선거 아이템으로 청계천과 한강 2개 아이템이 있었는데 청계천은 지방하천이기 때문에 시장의 임의 복원이 가능하지만 국가하천인 한강의 경우 서울시 마음대로 진행할 수 없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 청계천을 선거 아이템으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17대 국회에 들어 문광위로 상임위를 옮겼고 한강개발 관련 질의를 통해 문광부장관으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받기도 했다. 그의 상임위 이전은 한강 개발 실천을 위한 사전 포석이었던 셈이다.

평소 인간관계 중시

이 의원은 인간관계를 매우 중시하는 사람이다. 그를 아는 주위 사람들은 그가 작은 인연 하나하나에 정성을 기울이는 사람이라고 평한다.

서울시장 선거에 나서려면 일단 당내 공천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의원은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은 개인적 욕심에 지나지 않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으로부터 인정을 받게 되면 비로소 꿈이 되고 그것을 이룰 수 있게 된다"며 "그 해결책은 평소의 인간관계"라고 잘라 말했다.

실제로 이 의원은 비교적 정치관이 분명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치적으로는 호불호가 명확하게 구별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의 출판기념회에 여야 전·현직 정계 인사들이 줄지어 참석한 것을 보면, 그가 평소 어떤 형태로 인간관계를 유지해 왔는지 쉽게 짐작되기도 한다.

특히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참석해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 "그와 특별한 연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실 출판기념회 참석을 요청하기 위해 YS와 이 총재댁을 방문했었다. YS는 내게 정치 입문을 열어준 분이고 이 총재는 정치인으로서의 나를 인정해 준 분"이라면서 "이 총재 대선 당시, 기획위원으로 선거를 도왔던 인연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시장 출마건에 대해서도 이 전 총재에게 허락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며 "마침 YS는 사전에 예약된 대만 강연 때문에 참석을 못하고 영상 메시지로 대신했고 이 전 총재는 참석을 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15대 때 처음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그 때 정치 선배인 최형우 의원이 식사 자리에 그를 불러내 해 준 충고가 있었는데 그는 지금까지 그 충고를 지키려고 노력해 왔다고 한다. 당시 최 의원이 해준 충고는 '정치인은 배가 나오면 안된다' '정치 행위는 비난해도 개인은 비난하지 말라'는 2가지였다.

즉 배가 나오는 것은 생각이 나태해진 증거로, 늘 부지런히 뛰라는 것이며, 절대로 개인을 비난하지 말라는 것은 정치인은 언제 어느 자리에 함께 할지 모르는 일이기 때문이라는 것.

박근혜 대표와 단독회동

이재오 의원은 철저한 '이명박계'로 분류되고 있다. 실제로 그가 박근혜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내뱉을 때마다, 언론은 '이 의원이 이명박계이기 때문'이라는 식으로 보도를 했다.

이 의원이 최근 박근혜 대표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칼럼을 게재하자 대부분의 언론이 일제히 '박근혜를 향한 이재오 의원의 러브레터'라고 보도를 한 것도 이같은 인식에서 비롯된 일이다.

그러나 이 의원은 이에 대해 "언론이 '입맛'대로 기사를 쓴 탓"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 의원은 "박 대표와 내가 비록 정치적 의미나 생각은 달라도 인간적 측면에서 갈등이 있거나 그런 것은 아니다"면서 그동안 특정 목표나 의도를 두고 박 대표를 비판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박 대표와 이 의원은 지난 8월19일 국민일보 사옥 11층에서 점심 식사 자리를 가졌다. 유승민 비서실장의 중재로 이뤄진 둘만의 회동이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국회의원 3선이 되도록 박 대표와 단독으로 만난 자리는 처음이었다"면서 "2시간 가까이 나눈 대화를 통해 그동안 존재했던 오해의 상당 부분이 해소된 화기애애한 자리였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박 대표에게 "당 대표를 향해 당직자가 아닌 사람이 비판하는 것은 당의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것"이라며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 때로 거북하고 사실 범주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있더라도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도력"이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그는 또 "박 대표와 나는 각자의 경험이 다르기 때문에 역사관이 서로 다를 수 있다"면서도 "박 대표와 내 생각이 다르더라도 서로의 소신을 존경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두 사람의 회동 사실이 아직까지 언론에 알려지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의원은 "당시 박 대표는 회동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 입장이었지만 내가 2가지 이유 때문에 비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며 "첫 번째는 박 대표가 당이 어려우니 비주류를 포용하기 위해 비주류 대표격인 이재오를 만났다는 오해의 소지 때문이고, 두 번째는 내가 앞으로 개인적인 계획을 위해 박 대표와 화해했나 보다는 이중적 해석이 나올까 봐 묻어 두자고 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

이재오 의원은 자신이 박 대표와 다른 길을 걸었지만 박 대표 개인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의사를 표명하거나 폄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개인적 인신공격을 통해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비난하지 않는 것은 정치 지도자의 덕목이라고 평소 생각해 왔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3선의원이 되도록 여·야 동료의원들과의 관계에 상당한 신뢰 구축이 이뤄졌다고 자부한다"며 "박 대표와의 갈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DJ 정책 노선을 비판했어도 개인적으로 인신공격한 적이 없는 사실만 봐도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당이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안고 있는 역사적 과오에 대해서는 반성을 하고, 그 과오를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입장이다.

이 의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산업화에 기여한 공로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유신 이후의 권력 독점 문제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역사란 사안의 잘잘못을 분명하게 가리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라며 "두루뭉술한 평가는 옳지 않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그러나 "박 대통령에 대해 이처럼 평가하는 것은 박 대표 개인에 대한 입장은 결코 아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대한 오해 사례들

이재오 의원은 일부 언론이 박 대표가 이 의원에게 '선거 때 은혜를 입고, 국회의원이 되고 난 다음 왜 나를 흔드냐'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 "당시 공식적으로 지원유세 일정이 잡혔던 것도 아니고, 지원유세를 요청한 일도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당시 당에서 박 대표 지원유세 연락을 먼저 해 왔다는 것.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어렵긴 하지만 사무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혼자 해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런데 고양시 덕양 지원유세 일정을 마치고 서대문으로 향하던 박 대표가 연신내 사거리에서 유세하던 이 의원과 우연히 조우하게 돼 지원 유세가 이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이 박 대표를 향해 '독재자의 딸'이라는 비난을 했다는 것도 오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한 스포츠 신문으로부터 '박 전대통령의 딸로서 박 대표를 어떻게 보나'라는 질문을 받았다"며 "당시 저마다 보는 관점이 다른데 좋은 점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대통령의 딸'로 비춰질 것이고, 부정적인 측면에서는 '독재자의 딸'로 보여질 수 있다는 말을 했는데, 앞뒤 자르고 독재자의 딸이라고 평가했다는 부분만 나갔다"고 설명했다.

미완의 청계천 복원 완성 꿈꾼다

최근 서울시에서는 청계천 복원과 관련, 상류지천 복원 계획이 없다고 했으나, 이 의원은 지천복원을 공약으로 준비 중이다. 이 의원은 "청계천 복원의 완성은 지천 복원을 거쳐야 비로소 완성된다"며 "불광, 홍제천 등 복원 가능한 지역에 한해 지천 연결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청계천 복원 계획은 절대 없다고 말한 서울시를 의식한 듯 "현재 서울시의 입장은 현 시장 임기 내에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서울의 4대산을 보면 거의 바위산이다. 지하저수지에 빗물을 받아 이를 통해 복원할 계획"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 의원은 이외에도 강·남북 교육 균형발전을 통해 돈이 없어 학교에 못 다니거나 굶는 일이 없도록 하고, 탁아 시설 문제 해결을 통해 30, 40대 주부들의 육아고민을 해소 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노인복지 문제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이 의원은 "18년간 치매를 앓다 돌아가신 부모를 모시면서 치매의 치명적인 문제점을 직접 경험해 보았다"며 실질적인 재가 노인대책을 강구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지율 조사 아직은 의미없다

이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예상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다지 지지율이 높은 편이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결과에 근접한 여론을 파악하기엔 제대로 된 환경이 아직 조성되지 않았다. 열린당 후보도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쟁력을 비교한다는 것은 이르다"며 의미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모든 것은 단지 현재 진행형일 뿐"이라며 "눈 앞에 풍랑이 보인다 해도 지금 내가 타고 있는 배가 안정돼 있으면 물결 따라 흘러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항간에 도는 건강 이상설에 대해서도 그는 "최근 모 언론사 주최 마라톤대회에 참석 10km에서 54분51초 기록을 인증 받았다"며 "누구든지 등산이나 자전거, 인라인 타기 등을 나와 함께 해 본 사람이라면 그것이 낭설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또 '현재 서울시장 출마 예상자 중에서 수도이전 반대운동을 주도한 것도 눈에 띄는데 왜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서울에 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며 "지역균형 발전은 지역에 권력을 이양하는 방법 등을 통해 이루는 것이지 물량 공세를 통해 이루는 것은 또 다른 후유증을 양산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시민일보(www.siminilbo.co.kr) 11월 6일자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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