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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1년 전 '100년 역사를 가진 정당'을 만들어 보자던 노 대통령의 축하메시지가 무색할 정도로 열린우리당의 2주년 창당 기념식장엔 비장감이 감돌았다.

11일 영등포 당사 앞마당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장엔 화환도 노 대통령과 김원기 국회의장이 보낸 것이 전부였다. 행사를 준비한 박기춘 사무부총장은 "국민의 질책이 따가운데 소리 없이 치르기 위해 화환도 사절했다"며 "화려하게 치르면 거부감이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집권여당의 처지를 실감케 하는 말이다.

축하떡 커팅도 없었다. 눈에 띄는 초청인사도 없었다. 작년에는 김우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대독하기도 했지만, 이번엔 청와대 인사도 참석치 않았다.

하지만 작년에 비해 의원들의 참석율은 높았다. 비상집행위원들을 비롯해 40여 명의 의원들이 참석해 비상한 각오를 다졌다.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은 1주년 기념식과 비교해 "그때는 단지 다리 역할을 하는 관리체제였지만 지금은 당의 대대적인 쇄신을 추진하는 비상체제"라며 '정세균 체제'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어 임 원장은 "오히려 지금이 더 생동감이 있다"며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위기의식을 보여주는 증거 아니겠냐"고 식장 분위기를 전했다.

서갑원 의원은 "작년에는 산만하고 막연히 들떠있는 모습이었지만 지금은 새롭게 출발하는 심정으로 의원들의 표정에 결의가 차 있다"고 말했다. 작년 이맘 땐 신기남 전 의장의 도중 하차로 이부영 상임중앙위원이 의장직을 승계한 상태였다. 또한 4대 입법의 연대 처리 여부를 놓고 혼란상이 연출되기도 했다.

화환도 사절, 축하떡 커팅도 생략... 비장한 분위기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선언문을 듣고 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에서 선언문을 듣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열린우리당은 이날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지난 2년 동안 자만심에 젖어 무사안일에 빠졌던 것은 아닌지, 지나친 도덕적 우월감에 사로잡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집권여당으로서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국민정당의 큰 길을 놔두고 써클형 정당, 엘리트 정당의 좁은 길을 고집했던 면은 없는지 아픈 마음으로 되돌아본다"며 무엇보다도 '국민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정세균 당의장은 기념사에서 '중도개혁' 노선을 강화하고 당헌·당규 개정을 통해 당 제제를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상임중앙위원회와 중앙위원회 권한을 위임받고, 원내대표직까지 겸임하고 있는 정 의장은 역대 어느 당의장보다도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정 의장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중도개혁정당 노선을 분명히 하겠다"며 "당 정체성 확립을 위해 11월말까지 복지전략을 포함한 발전전략과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토대로 한 신강령 초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당 체제 정비와 관련 논란을 거듭하고 있는 당헌·당규 개정에 대해서도 손을 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의장은 "11월 동안 광범위한 의견 수렴을 바탕으로 12월초부터 개정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위원회와 기간당원제, 국민경선제 등을 두루 손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한 당직자는 "실험정당의 모습에서 벗어나 의사결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원내-원외 이원화 구조를 일원화하는 통합작업이 필요하다"며 개정 방향을 설명했다.

정세균 "사회통합적 시장경제를 토대로 한 신강령 초안 제시하겠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을 마친뒤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화환 옆을 지나고 있다.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이 11일 오전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창당 2주년 기념식을 마친뒤 노무현 대통령의 축하화환 옆을 지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외에도 정 의장은 △당·정·청 의사전달 시스템 정비 △부동산 대책입법과 사립학교법 등 민생개혁법안 정기국회 내 처리 △당 외연확대 위한 인재발굴기획단 가동 등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한편 이에 앞서 열린우리당 실장·국장급 당직자들은 "창당 과정에서부터 지금까지 당의 실무집행을 책임졌던 입장에서 현 사태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당의 새로운 출발과 단결의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원 사직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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