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발 통합론 등을 비롯한 정개계편의 한 축으로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민주당이 '정치적 고향'이랄 수 있는 광주와 전남지역에서의 내홍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특히 민주당 광주광역시당은 한화갑 대표 퇴진 주장을 둘러싸고 '친한-반한' 대립구도가 형성돼 비난전이 높아지고 있다. 서로에게 "출당하라" "탈당하라"고 으르렁대고 있다.
당내 내분을 촉발시킨 것은 지난 10일 광주지역 당원 100여명이 "한화갑 대표는 즉각 사퇴하라"는 기자회견을 열면서다. 이들은 시도당위원장 선출에 대한 여론조사 경선방식과 한 대표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한 문제 등을 그 이유로 들고있다.
이들에 대해 13일 '광주시당 부위원장 120여명'은 성명을 내고 "한화갑 대표 퇴진을 요구한 사리사욕에 눈이 먼 일부 당원들이 해당행위를 하고 있다"라며 "이들을 출당 조치 해야한다"고 전갑길 시당위원장 직무대행에게 요구하고 나섰다.
오주 부위원장 등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 대해 "광주시당 난입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주동자 중에는 과거 자민련 비례대표 시의원 출신으로 불과 수개월 전에야 민주당에 입당한 사람도 끼어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 대표 퇴진을 요구했던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고 밝히고 있는 이들은 14일 반박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일부 시당 부위원장들이 회의 절차도 거치지 않고 사리사욕을 내세워 음모론을 제기하며 출당을 요구하고 있다"며 "적반하장"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해바라기성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며 "김동식, 오주 등은 탈당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한 대표가 측근 부위원장 몇 사람에게 이를(성명) 지시함으로 인해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해 당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한 대표는 시당위원장이 해야할 일까지 해야하느냐"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한편 14일 오전 전남도당에서도 70여명의 당원들이 한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어, 내분 사태가 확산될 조짐이다. 특히 전남도당은 이날 '전남도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일동'으로 기자회견을 주도한 이들에 대해 주거무단침입 혐의를 물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나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지고있다.
이날 전남도당은 기자회견 장소로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사무실 출입문을 잠겼지만, 문을 열고 들어와 회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수씨등 70여명은 이날 회견을 열고 "한 대표가 사퇴하지 않을 경우 '대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명령신청' 서명운동을 전국으로 벌일 것"이라며 "즉각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이전투구 양상까지 치닫고 있는 당 내분에 대해 한 관계자는 "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데 불미스런 사태가 계속돼 걱정"이라며 "시도당위원장 선출 문제를 둘러싼 내분은 지속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