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S. 코헨의 장편소설 <공모자들>. 실제로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 국방장관 산티니와 마찬가지로 이 책의 저자 윌리엄 코헨은 1997년부터 2001년까지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냈다. 그는 미국 역사상 반대당 당원이면서 내각에 임명된 최초의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공모자들>이라는 장편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러나 부시 행정부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담고 있기에 미국에서 출간되지 못하고 독일에서 출간됐다. 그래서인지 책 표지에는 독일어로 된 책 제목이 있다.
에어쇼 도중 최신예 독일 전투기가 폭발하고 나토 군사 훈련 중 사린 가스가 살포된다. 그리고 용의자들의 잇따른 의문사들이 일어난다. 이 모든 것이 테러 음모라고 주인공은 생각한다.
특히 소설의 맨 앞장부터 전개되는 쾨스털러 국방장관의 탄저균에 의한 암살은 무척 충격적이다. 비록 허구인 소설이긴 하지만 실제 '테러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이나 세계 각국에서 일어날 수도 있는 일들이라 더욱 더 사실 같고 심지어는 무섭기까지 하다.
소설 중반을 넘어서 후반부로 이어지면 중국의 리 장군과 러시아의 베르친이 세계대전을 일으키려는 계획을 세우게 되고, 그들의 정보 조작으로 백악관은 전쟁 준비를 하게 된다. 이런 내용만 보더라도 왜 소설 <공모자들>가 할리우드 영화 같은지를 알 수 있다. 한줄 한줄 영화처럼 전개되는 매력이 있는 소설이다.
소설 초반에 등장하는 탄저균 사건, 비밀 요원들의 업무, 최신예 비행기나 급유기 같은 비행기에 대한 지식 등 소설 <공모자>는 정치, 군사, 경제,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전문적인 견해가 있어야만 탈고할 수 있었다.
특히나 군사적인 전문 지식은 상당히 폭넓게 전개되는데, 저자가 얼마나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신경을 썼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탄저균이 어떻게 살인에 이용되는지에 대한 전문지식과 상상력은 왜 윌리엄 코헨의 소설이 뛰어난지를 증명해 주고 있다.
현재 미국의 부시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이어 이라크 전쟁을 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최근 전쟁에 대한 비판과 부시 행정부의 '전쟁주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소설 <공모자들>은 전쟁을 비판하고 있다. 그리고 책의 여러 부분에 걸쳐서 부시 행정부의 잘못을 꼬집는 내용들이 숨어 있기도 하다. 정말 부시 행정부가 읽어봐야 할 소설이 아닌가 싶다. 전세계에 걸쳐 일어나는 테러의 위협, 이라크 전쟁의 득과 실, 그리고 부시 행정부가 걷고 있는 길에 대해서 궁금한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윌리엄 S.코헨의 장편소설 <공모자들>을 읽기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