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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인 기자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입니다. <편집자주>
11월 2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심사소위원회(이하 예산소위)에서 8만원으로 잠정합의했던 병사월급이 7만원으로 줄어들 위기에 처했다. 14일 7차 예산소위에서 다수 의원들이 7만원으로 내리는데 암묵적으로 동의해버렸기 때문이다.

나는 병사월급 인상액을 줄이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했다. 국방부안 6만5천원을 8만원으로 올리기로 한 것은 여야의원 전원이 합의한 사항이었기 때문이다. 8만원으로 올려도 내년 병사월급 총 예산은 4천억원으로 전체 국방예산 23조원의 1.7%에 불과하다.

병사월급 인상은 국회의원 몫이다

그동안 병사월급은 군 역사 55년 중 40년이나 동결되어 있었다. 구화 1000원에서 시작한 이등병 월급은 1955~65년, 1965~76년 각각 10년 동안 한푼도 오르지 않았다. 고도성장기인 1976~85년, 1985~1995년에도 각각 10년동안 동결되어 있었다.

1950년대에는 이병 월급이 1000원, 대장 월급은 3만원으로 대장이 이병의 30배에 불과했다. 그러던 것이 2004년도에는 이병 2만9900원, 대장 834만5200원(수당 포함)으로 무려 대장이 이병보다 279배나 받게 되었다.

예전에는 간부들도 월급이 적어서 생활에 애로가 많았다. 하지만 경제성장에 힘입어 요즘은 생계비 이상 받고 있다. 반면 병사들 월급은 거의 똑같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부가 병사들에게 돈을 줄 생각이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훈련소 인분사건, GP총기사고 등이 터지면서 한국군의 비인간적이고 전근대적인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찔렀고, 사병들의 인권과 복지는 국방개혁의 최우선과제가 되었다. 이에 대해서는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누구도 이의가 없었다.

병사월급 8만원 인상도 이런 배경에서 추진됐다. 국방부 설문에서 병사들이 한달에 쓰는 돈이 8만원이라고 조사됐다. 그래서 병사들이 의무복무를 하면서 최소한 부모로부터 돈을 가져다 쓰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에 여야의원 전원이 동의해서 8만원으로 인상한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지금 국방위 예산소위는 국방부안 6만5천원에 가깝게 7만원으로 하려 하고 있다. 나는 국회가 이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수십년동안 타성에 젖어있던 국방부 간부들이 병사를 위한 정책을 쓸 수 없음은 명백하다. 국회에서 고쳐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8만원 인상은 미룰 문제가 아니다

나는 그동안 계속 병사월급은 30만원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래봤자 총 1조5천억원으로 총 국방예산 23조원의 6.5%밖에 되지 않는다. 독일이나 대만도 우리와 같은 징병제이지만 사회에서 또래들이 받는 평균임금의 1/3~1/4은 준다.(우리돈 50만원 이상) 이는 내가 계속 주장하겠지만 올해는 우선 8만원이 관철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창군 이래 한번도 병사 중심의 국방정책을 펴본 적이 없다. 지난 55년동안 우리 군은 간부의, 간부에 의한, 간부만을 위한 군대였다. 이등병 월급은 2001년도에 와서야 비로소 1만원을 넘었다. 병사들은 지금도 100년 전 일본군 막사와 똑같은 마루형 내무반에서 2장의 매트리스에 3명이 살을 맞대고 자고 있다.

▲ 임종인 의원
17대 국회 들어서 비로소 병사들을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가 생겼다. 병사들의 사기가 올라야 막강 국군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 바람이 군대에까지 미친 결과다. 병사월급 8만원은 한국군의 변화의 상징이다. 절대 내년으로 미룰 문제가 아니다.

국방위원회 예산심사기한은 16일까지다. 16일 10시 국방위원회 회의에서 결판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병사월급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 나는 병사월급 8만원을 관철을 위해서 나의 모든 할 바를 다하겠다.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격려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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