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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청사가 경비원들을 동원해 하청 노동자들의 소지품을 수색하고 있다.
원청사가 경비원들을 동원해 하청 노동자들의 소지품을 수색하고 있다. ⓒ 여수건설노조
여수건설노조 등에 따르면, 여수산단 원청 34개사는 하청업체를 배후 조종해 휴대전화 반입금지와 노조조끼 착용금지 등으로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것.

실제 한 원청회사는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원청회사 출입시 노조 조끼를 착용하지 못하게 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노조 조끼 입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일부 업체들은 하청 노동자들의 휴대전화 반입을 막기 위해 금속탐지기를 동원해 부정기적으로 몸 수색을 하기도 했으며 여성 노동자의 핸드백까지 뒤졌다고 알려져 인권침해 논란까지 빚고 있다.

이기봉 여수건설노조 위원장은 "원청사 직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재도 하지 않으면서 우리(하청업체 직원)가 공장을 출입할 때 몸수색과 가방 수색을 했다"며 "휴대폰 사용 금지로 부모의 위독한 사정을 듣지 못해 임종을 지켜보지 못한 일도 있다"도 말했다.

지난해에는 현장이나 내부 교육장에서 노조원들을 상대로 한 교육에 대해 원청사가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 들어서 다수 업체가 현장교육을 막기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기봉 위원장은 "노조 간부들의 경우 공장출입 자체를 막고 있다"며 "노조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여수산단, 악성 노사분규 산단으로 바뀌나

이에 앞서 여수산단 공장협의회에 보고된 것으로 보이는 'CLUB Project 중간보고서'를 보면 원청회사들이 하청회사 노무·인사관리에 개입하는 등 34개 원청사가 하청업체 비정규직 노조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려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 34개사의 공장장협의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폭로돼 파장이 일고있다. 이 문서에는 여수건설노조의 무력화를 위한 공동대응 방안 등이 적시돼 있다.
전남 여수국가산단 내 34개사의 공장장협의회에서 논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이 폭로돼 파장이 일고있다. 이 문서에는 여수건설노조의 무력화를 위한 공동대응 방안 등이 적시돼 있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9일 폭로된 이 문건에는 노조활동을 위축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노조간부의 공장 출입금지, 휴대폰 소지금지, 노조조끼 착용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여수건설노조는 이같은 프로젝트가 실제 각 업체에서 실행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노총 광주전남지역본부 신명근 노무사는 "원청사들이 기계 오작동 등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이유로 휴대폰 소지를 금지하고 있지만, 정규직에게는 적용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명백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노동청은 원청사가 직접 계약자가 아니어서 형법상 공범죄를 적용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문건에는 원청사가 하청사의 근로조건에 직접 개입한 흔적이 있기 때문에 원청사가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34개 원청사 공장장협의회측은 "그런 문건을 만든 적이 없다"며 "휴대폰 금지 등은 기계오작동 때문"이라면서 "정규직도 관리직을 제외하고는 휴대폰 금지 소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조만간 '클럽 프로젝트' 문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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