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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농민 고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19일 대구에서 전국농민장으로 치러진다.
여성농민 고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 장례위원회 관계자들이 17일 오후 고인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19일 대구에서 전국농민장으로 치러진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농민들의 '분노'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여성농민 고 오추옥 열사 전국농민장 장례위원회는 17일 오후 3시 숨진 오씨의 빈소가 마련된 대구가톨릭대학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의 장례일정과 향후 투쟁 일정을 밝혔다.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여농) 위원장은 "350만 농민의 피끓는 절규를 외면하고 쌀협상 국회비준을 강행해온 정부의 살농정책이 농민들을 파산으로, 죽음으로 끊임없이 몰아가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발생한 여성농민의 음독자결은 막바지에 몰린 농민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참극"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죽음의 고비에서 마지막 숨을 몰아쉬며 '쌀개방 안돼'라는 유서를 남긴 여성농민의 처참한 절규가 어찌 고인만의 심정이겠는가"라면서 "노무현 정부와 정치권은 농민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극한 투쟁을 더이상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례위원회는 이와 함께 쌀협상 국회비준 즉각 중단과 근본적인 농업회생책 마련을 요구했다. 또 오는 23일로 예정된 국회비준 일정에 맞춰 19일 전국농민장으로 오씨 장례식을 치른 뒤 21일부터 본격적인 대정부 투쟁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회 비준되면 현 정권 퇴임 후에도 책임 물을 것"

우선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등 농민단체들은 오는 21일 서울 여의도에서 2차 농민대회를 여는 한편 22일 전국 각 시·군 단위로 벼 200만석을 불태우는 소각 투쟁을 벌일 예정이다. 특히 쌀협상 국회비준 처리가 예상되는 23일에는 나락을 실은 트럭과 농기계를 앞세우고 청와대로 진격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앞서 농민단체들은 18일 부산에서 열리는 반에이펙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가할 계획이다.

더욱이 쌀개방을 앞두고 농민들의 죽음이 잇따르면서 격앙된 농민들의 투쟁은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 15일 1차 농민대회에서 빚어진 경찰과 충돌로 일어난 피해보다 더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천호준 전농 경북도연맹 의장은 "현 정부가 농민을 국민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열등품이나 적으로 인식하는 상황이고 쌀협상을 추진하는 정권을 더이상 인정할 수 없다"면서 "농민들에겐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 정권퇴진 운동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의장은 "만약 국회비준이 통과되면 현 정권이 임기를 끝내고 퇴임하더라도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국민의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갑오농민 전쟁을 치른 농민의 심정으로 정권과 싸울 것"이라고 투쟁 의지를 밝혔다.

젊은 농민운동가에서 40대 여성농민까지 연이어 터진 농민들의 죽음으로 농민들의 분노가 더욱 높아가고 있다.
젊은 농민운동가에서 40대 여성농민까지 연이어 터진 농민들의 죽음으로 농민들의 분노가 더욱 높아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한편 장례위원회는 고 오추옥씨의 장례를 3일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일 오전 6시 30분 발인식에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경북도청(대구 북구 소재)에서 영결식을 치를 예정이다.

이후 국회의 쌀협장 비준에 대한 한나라당의 분명한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뜻으로 달성군에 있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사무실이 있는 건물 앞에서 고인의 노제를 지낼 계획이다. 고인의 시신은 화장돼 대구 현대공원에 안치된다.

고 오추옥씨의 장례위원회는 농민단체와 여성·시민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문경식 전농 의장과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엽회 의장 등 쌀협상 국회비준 저지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들이 장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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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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