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 경제학>은 티셔츠가 노동착취 공장에서 만들어졌다는 한 여학생의 말에 충격을 받은 저자가 5년여 동안 조사한 티셔츠의 탄생과 소멸에 관한 기록이다. 텍사스의 목화 농장, 중국의 섬유 공장, 아프리카의 구제옷 시장 등 수천km를 여행하고 영국의 1800년대 산업혁명, 미국의 노예농업시대, WTO(세계무역기구) 협상 현장 등을 샅샅이 누빈다.
그 과정에서 저자는 자본, 기술(거기에 보조금까지)로 국제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의 목화 재배농들과 그런 미국의 농부들 때문에 점점 더 나락으로 빠져드는 제3세계의 농부들을 대조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 미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위해 노동력 착취 공장에서 인권조차 빼앗긴 채 혹사당하는 동남아의 어린 노동자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미국인들이 버리는 옷들이 아프리카의 구제옷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되는 모습을 보여주며 부유한 미국인들이 공급자가 되고 가난한 아프리카인들이 수요자가 되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책은 화려한 경제의 이면에 가려졌던 수많은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나아가 세계 각 국가의 무역정책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세계화 경쟁의 승자와 패자는 어떻게 결정되는지 등을 생생하고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특히 어렵게만 느껴졌던 '경제'라는 주제를 '티셔츠'라는 익숙한 소재를 통해 쉽고 재미있게 풀어 쓰고 있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경제'라는 말만 들어도 지레 겁부터 냈던 사람들도 '티셔츠의 일생'을 좇아감으로써 세계경제의 흐름과 특징, 전망 등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통찰력과 안목을 기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