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회와 경영인연합회 등 화순군 농민단체협의회(이하 농단협)는 쌀협상 비준안 국회 통과를 막기 위해 서울로 가려다가 경찰의 저지로 5시간여 동안 화순읍 이십곡리 검문소 앞 등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100여 명의 농단협 회원들은 오늘 23일 오전 10시 화순읍 백암예식장에 집결, 서울로 가기 위해 너릿재 터널로 했다. 하지만 이들은 경찰의 저지로 너릿재를 넘지 못하고 이십곡리 검문소 앞에서 100여 명의 경찰 병력과 대치했다.
이로 인해 화순에서 광주 방면으로 가는 도로가 봉쇄돼 광주로 가려는 차량들은 화순에서 광주로 들어오는 도로를 역주행해 광주로 가야 했으며 이 구간은 오후 3시경까지 차량 정체를 빚었다.
농민들은 경찰 병력 때문에 길이 막히자 서울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민주당 최인기 의원 사무실로 몰려가 "정부의 수매제 부활을 촉구하고 쌀협상 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도록 온몸으로 막아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대해 최인기 의원 사무실 측은 "최 의원이 현재 국회 본회의장에서 동료 의원들과 함께 의장단상을 점거하고 회의 진행을 막는 등 쌀협상 비준안의 국회 통과를 막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민들은 최인기 의원 사무실에 자신들의 입장을 전달한 후 다시 이십곡리 검문소 앞으로 돌아가 "광주에 있는 열린우리당 전남도당 사무실을 항의 방문하겠다"며 경찰에게 길을 터줄 것을 요구했다.
경찰이 계속해서 길을 터주지 않자 오후 1시경 "단지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광주로 가려고 하는 농민들의 앞길을 경찰이 가로막고 있다"며 검문소 앞에서 20여 가마의 쌀을 불태우며 항의했다.
성난 농민들은 이에 그치지 않고 가지고 온 차량으로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광주로 향하려고 시도했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걸어서 열린우리당 전남도당 사무실까지 가겠다"며 차에서 내려 광주로 향했다.
그러나 경찰은 "농민들이 광주에 집회 신고도 하지 않았고 불법행위를 할 우려가 있어 광주로 보내줄 수 없다"며 광주와 화순을 오가는 길을 완전 봉쇄했다.
이 과정에서 광주로 향하려는 농민들과 경찰간의 숨바꼭질이 이어지면서 광주와 화순을 잇는 양방향의 도로가 전면 통제됐고 이 일대가 극심한 차량정체를 보였다.
농민들은 경찰이 도로를 완전 봉쇄하고 광주로 가지 못하게 막자 인근 야산을 이용해 광주로 향하기도 했다. 경찰은 너릿재도로를 통해 너릿재터널 앞까지 농민들을 따라가다가 오후 2시 30분경 철수했다.
차량이 통제됐던 광주 방면 도로는 오후 3시경, 경찰이 견인차 등을 이용해 도로를 가로막고 있던 농민들의 차량을 한쪽으로 치우면서 도로가 개방했다.
화순군농단협 회원 등은 산길을 이용, 광주로 넘어가 오후 3시 30분경부터 열린우리당 전남도당 사무실 앞에서 쌀가마을 태우는 등 농성을 벌이다가 오후 5시경 자진 해산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