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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근영과 관련된 특별 대우 논란은 그녀 개인에 대한 안티 여론을 넘어서 연예인 특혜에 관련된 대중의 경계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진은 <댄서의 순정> 속 문근영.
문근영과 관련된 특별 대우 논란은 그녀 개인에 대한 안티 여론을 넘어서 연예인 특혜에 관련된 대중의 경계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사진은 <댄서의 순정> 속 문근영. ⓒ 컬쳐캡미디어
안티없는 연예인으로 소문이 났던 여배우 문근영도 수능시험 특혜 시비로 때 아닌 홍역을 치렀다. 23일 전국적으로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문근영이 일반 학생들과 달리,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홀로 '독방 시험'을 치렀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부터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문근영이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모두가 같이하는 수능시험에서 '특별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문근영에게 독방 시험을 허용한 광주시 교육청은, 이번 결정은 문근영을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학생들을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일반 수능 시험장에서 유명 연예인이 등장할 경우 벌어질 수 있는 소란으로, 신경이 예민한 주변 학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기에 부득이한 조치였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일견 타당성이 있다. 실제로 정상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10대 아이돌 스타들이 남들과 똑같이 수능시험을 보게 되는 과정에서 언론의 지나친 취재 경쟁과 일부 팬들의 과도한 사인 공세 등으로 자신은 물론이고 주변 수험생들에게까지 피해를 주는 사례가 없지 않았다. 지나친 유명세로 인하여 자신은 물론이고 수능시험이라는 막대한 부담감에 시달리는 주변 수험생들까지 곤욕을 치르는 경우는 피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것은 이슈에만 치중한 일부 언론의 책임이 크다. 해마다 이 시즌이면 등장하는 일부 연예 언론의 과열된 취재 경쟁이나 왜곡된 팬덤이 불러온 현상에 대해서 냉철한 자성이 있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일부 네티즌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은, '사안의 공정성 자체'보다 최근 들어 강하게 불고 있는 '연예인 특혜에 대한 경계심'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보는 것이 적합할 것이다.

대학입시는 우리나라의 10대들에게 평생의 운명을 좌우하는 민감하고 중차대한 사안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최근 들어 일부 대학들이 학교의 홍보 효과 등을 노려서 무리하게 유명연예인들의 영입 경쟁에 나서면서 특혜 시비가 일기 시작했고, 일부에서는 '일반 학생들은 수능을 위해 밤잠 설쳐가면서 공부를 하는데 연예인들은 그저 연예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너무 쉽게 대학에 간다'며 비판적인 여론을 드러낸 바 있다.

문근영은 올해 대학입시를 치르는 연예인 가운데서도 가장 두드러지는 스타로, 많은 유명 대학의 러브콜로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녀가 최초로 안티 여론에 직면한 것도 모 대학 전형을 둘러싸고 문근영이 연극영화과도 아닌 일반 학과를 지망하면서 연예인이라는 프리미엄을 활용하는 게 과연 바람직하느냐는 논쟁 때문이었다.

그동안 연예인 프리미엄을 이용하여 대학에 진학한 스타들이 정작 대학에서는 또 연예활동을 핑계로 수업이나 출석에 불성실한 경우가 잦았던 것도 연예인의 대학 진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확대시킨 원인이었다.

전문직업인으로서 연예인이 가지는 특수성이나 학교에서의 홍보효과를 감안해야 한다는 조심스러운 시각도 있지만, 대학입시가 우리 사회에서 수많은 청춘들의 미래를 가늠하는 가장 민감한 현안임을 감안할 때 연예인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상대적인 박탈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대중들은 스타를 선망하지만, 한편으로는 스타라는 이름에 앞서서, 공적이고 사회적인 영역에서 '우리와 같은 책임'을 감수하기를 기대한다. 특히 병역기피나 대학입시 같은 민감한 이슈에서 일반인들은 연예인들의 특수성이나 특혜 가능성에 대하여 경계심이 높다.

최근 들어 병역기피, 음주운전 같은 연예인들의 잇단 탈선과 범법행위가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득권을 가진 특별계층'처럼 여겨지고 있는 최근의 현안은 연예인들도 자성해야 하며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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