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0월 26일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재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강재섭 원내대표와 김무성 사무총장 등이 당선확정된 후보 사진옆에 무궁화를 달아주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에서 재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던 강재섭 원내대표와 김무성 사무총장 등이 당선확정된 후보 사진옆에 무궁화를 달아주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도가 1년 전에 비해 14.3% 포인트나 상승하면서 이른바 마(魔)의 40%대를 돌파한 데 반해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은 1년 전에 비해 소폭 하락하고 민주당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와 같은 지지도 변화는 한나라당의 전통적 지지층 결집과 더불어 지지층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해 주목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TNS의 지난 1년간 정당지지도 추이를 분석한 'P&C 리포트' 최근호에 따르면, 한나라당은 10·26 재선거를 기점으로 40%대의 높은 정당 지지도를 보이고 있으며 이러한 지지율 상승은 지난해보다 15.4% 포인트가 줄어든 무당파(32.4%→17.0%)의 대거 유입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정당 지지도 추이를 보면 한나라당은 지난 9월부터 열린우리당 지지도의 2배 수준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특히 그간 열린우리당의 핵심지지층이자 한나라당의 취약지대로 여겨지던 ▲충청과 서울 ▲20대와 30대 ▲화이트컬러와 학생 층에서조차 열린우리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당 지지도 변화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민주노동당

무당파

2005. 11. 15

20.9

41.4

6.5

11.6

17.0

2004. 11. 9

23.2

27.1

3.1

13.7

32.4

격차

-2.3.

14.3

3.4

-2.1

-15.4

(단위 : %. 출처 : KSOI-TNS 조사결과)

ⓒ 오마이뉴스

지지도 상승 요인 : 반사이익 + 한나라당이 좋아서 30%

그렇다면 왜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한나라당의 지지도 상승 이유로는 여러 요인이 지적된다.

우선 한나라당 지지도 상승 이유에 대한 '전통적인 분석'은 한나라당이 잘해서라기보다는 정부·여당의 잘못에 따른 '반사이익'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석은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의 핵심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20대와 30대, 그리고 화이트컬러층과 학생층이 대거 한나라당으로 이동한 것은 단순히 열린우리당이 싫어서라기보다는 한나라당이 잘했거나 좋아서라고 보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가보안법 등 이념적 사안을 활용해 노무현 정부를 '좌파정부'로 규정하고 그 테두리에 가둬놓은 채, 자신들은 조금씩 좌로 이동하며 중도세력을 포섭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전략은 현재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한나라당이 당내 일부 보수강경파 의원들의 반발을 무릎쓰고 북한에 대해 기존의 '엄격한 상호주의'에서 '유연하고 적극적인 상호 공존정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것도 이러한 중간층 끌어안기가 성공적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되었다는 지적이다.

또한 한나라당의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는 '감세정책'을 비롯한 '저출산 대책', '빈곤·저소득계층 아동대책' 등은 중간층 끌어안기에서 많은 성과를 올렸으며 이러한 성과가 열린우리당 지지층을 빼앗아온 원동력이 되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를테면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4월 8일 국회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소득층 자녀들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도록 이들의 보육과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국가적인 사업으로 전개할 것"을 제안한 이후 기획단을 만들어 추진하고 있는 '드림 스타트'(Dream Start) 운동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와 같은 변화에 힘입어 한나라당은 특히 11월 15일 KSOI-TNS 조사결과에서 '이전에는 싫었지만 지금은 좋다'는 호감도 변화에 따른 유입층이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에 '이전에는 좋았지만 지금은 싫다'는 이탈층은 9.6%에 그쳤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열린우리당은 남녀 성별 지지도(남성 20.7%, 여성 21.0%) 차이가 거의 없는 데 반해, 한나라당은 남성(35.5%)보다는 여성(47.0%)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다.

지역별(왼쪽), 연령별(오른쪽)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지지율 변화 추이. 노란색선은 열린우리당, 파란색선은 한나라당, 회색선은 무당파층을 나타낸다. (출처 : KSOI-TNS 여론조사)
지역별(왼쪽), 연령별(오른쪽) 열린우리당-한나라당 지지율 변화 추이. 노란색선은 열린우리당, 파란색선은 한나라당, 회색선은 무당파층을 나타낸다. (출처 : KSOI-TNS 여론조사)

열린우리+민주 합당 변수도 한나라당 상승세에 영향 못미쳐

열린우리당+민주당과 한나라당 지역별 지지 현황. 붉은색선이 열린우리당+민주당, 파란색선이 한나라당, 녹색선이 무당파층을 가리킨다. (출처 : KSOI-TNS 여론조사)
열린우리당+민주당과 한나라당 지역별 지지 현황. 붉은색선이 열린우리당+민주당, 파란색선이 한나라당, 녹색선이 무당파층을 가리킨다. (출처 : KSOI-TNS 여론조사)
그렇다면 '마의 40%대'를 돌파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현재로서는 여권의 분열과 내부 갈등을 감안할 때 한나라당의 높은 지지율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열린우리당의 전통적 지지층을 잠식해 들어가는 한나라당에 대해 당분간 특단의 대책을 수립하기 어려워 보이는 여권의 상황을 감안할 때, 이러한 지적은 설득력이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P&C 리포트'의 분석이다.

이를테면 열린우리당 내부에서 제기된 민주당과의 합당이라는 변수를 대입하더라도, 열린우리당+민주당의 산술적인 단순 지지도는 27.4%에 불과해 일년 전(26.3%)에 비해 큰 차이가 없다.

민주당의 경우 현재의 지지도(6.5%)가 1년 전(3.1%)에 비해 곱절 이상 상승했지만 원래 지지도가 바닥세였던 데다가, 열린우리당의 지지율마저 소폭(2.3%) 하락해 합당에 따른 의미있는 변화의 포인트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열린우리당+민주당 대 한나라당의 지역별 지지현황을 보면, 열린우리당+민주당은 1년 전에 비해 지지기반에 큰 차이가 없는 반면에 한나라당은 서울, 인천/경기에서 지지기반의 대폭 확장을 보이고 있고, 무당파층은 이러한 한나라당의 확장폭에 반비례해 줄어든 양상이다.

한나라당 지지율, 내년 5·31 지방선거까지 '선순환' 예상

또 합당의 상승효과 자체에 부정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11월 15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양당의 합당에 대해 찬성(29.7%)보다 반대(59.1%) 여론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열린우리당 내 민주당 합당론자들의 주장처럼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합당을 통한 대 한나라당 우위' 전략은 산술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내년 5·31 지방선거만을 놓고 볼 때 열린우리당+민주당은 호남을 석권하고 대전/충청권에서 소폭 우위를 보여, 현재 열린우리당에서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전북에서만 승리하는 15대 1 구도)는 피할 수 있는 카드라는 점에서 여전히 유효한 측면이 있다.

이러한 이유로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을 추월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환골탈태' 수준의 변화가 먼저 이뤄져야 하고, 민주당과의 합당은 이러한 환골탈태의 성과 위에서 추진할 때 상승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P&C 리포트'는 5·31 지방선거 때까지는 한나라당이 이러한 국민적 지지를 기반으로 중간층 끌어안기 전략을 더욱더 자신있게 밀어붙이고, 이것이 또다시 높은 지지율을 뒷받침하는 '선순환'의 연속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