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농업정책을 비관해 자살하거나 농민대회에서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으로 숨진 농민들의 넋을 추모하는 촛불 추모집회가 30일 오후 6시 화순군청 앞에서 열렸다.
촛불 추모집회에는 전종덕 도의원(민주노동당)과 이형권 화순농협조합장, 문행주 화순군민주평화통일자문회 의장, 농민회 등 화순군 농민단체협의회(이하 농단협)와 화순민중연대 회원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박종섭 화순군농민회장은 "농민이 경찰에 맞아 죽고 농약을 먹고 죽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농민이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촛불을 들고 나왔다"며 "농민이 경찰에 맞아 죽을 만큼 잘못한 것이 뭐냐?"고 항변했다.
박종섭 회장은 "국회비준이 통과되고 연이는 농민들의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으로 이들의 죽음을 슬퍼하고만 있지 말고 농민들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며 회원들을 독려하고 "시위중 경찰에 맞아 숨진 전용철씨의 죽음은 단지 농민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인권이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집회에 이어 군청 앞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지난 15일 열린 전국농민대회에 참가했다 경찰에 맞아 24일 뇌출혈로 숨진 전용철(44) 등의 영정에 분향하며 이들의 넋을 위로했다.
분향소에는 15일 농민대회에 참가 직후 집에서 갑자기 사망한 하신호(73)씨, '쌀개방은 절대 안된다', '농촌이 정말 어렵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음독자살한 오추옥(41, 17일 사망)씨와 정용품(38, 11일 사망)씨의 영정이 함께 모셔졌다.
참가자들은 분향을 마친 뒤 허준영 경찰청장 사퇴, 대통령 사과, 농민을 죽이는 현 정권 퇴진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1시간여 동안 화순군청에서 화순경찰서~국민은행 사거리~화순마트를 따라 시가행진을 벌인 후 오후 8시경 자진해산했다.
촛불을 들고 벌인 시가행진에서 참가자들은 "참여정부시대에 국민이 경찰에 맞아죽는 일이 벌어졌다"며 "전용철씨를 숨지게 한 허준영 경찰청장의 사퇴와 노무현 대통령이 농민과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동당 화순군위원회는 유인물을 통해 "전용철씨의 죽음은 노무현 정권이 과거 살인정권들의 폭력진압으로 많은 열사들이 목숨을 잃었던 암울한 상황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노당은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기념)단체연대회의'의 자료를 인용해 "전용철씨의 죽음은 김영삼 정권시절인 지난 1997년 9월 15일 광주대생 김준배 학생이 경찰의 과잉 검거 과정에서 사망한 이후 처음이며 김대중 정권시절에는 시위와 관련해 사망한 사고는 없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화순의 소식을 알리는 디지탈 화순뉴스(http://www.hwasunnew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