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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촛불집회를 이어가던 부산지역에서도 주말을 맞아 전용철열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었다.
매일 촛불집회를 이어가던 부산지역에서도 주말을 맞아 전용철열사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대규모 규탄집회를 열었다. ⓒ 김보성
"쌀협상 국회비준 무효, 비정규 권리보장입법 쟁취, 전용철 농민열사 살인규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한 1차 부산시민결의대회"로 명명되어진 이번 집회에는 부산시민들을 비롯 총파업에 참가중인 민주노총 소속 노동자들과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 소속 회원들 500여명이 참여했다.

고 전영철 열사의 영정이 세워진 임시분향소와 쌀개방국회비준 무효 서명에는 상당한 수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고 전영철 열사의 영정이 세워진 임시분향소와 쌀개방국회비준 무효 서명에는 상당한 수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 김보성

고 전용철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고 전용철열사의 영정사진을 들고 있는 참가자들. ⓒ 김보성
부산시민결의대회 행사장 주변으로 설치된 고 전용철 열사를 추모하는 임시분향소와 '쌀개방국회비준 무효' 서명판에는 지나가던 시민들의 참여가 끊이질 않았다. 11월 15일 농민대회 관련한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에는 상당수의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지켜보기도 했다.

15일 당시 농민대회에 참여했었던 부산농민회 박상봉 회장은 대회사에 나서자마자 "나 또한 15일 저 현장에 있었지만 그때 경찰의 진압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었다"고 절규했다.

그는 "뒤돌아 서있는 나이든 농민들을 짓밟고 심지어 도망가는 사람들까지 끝까지 따라가 곤봉과 방패세례를 퍼부었던 자들이 바로 경찰들이다"며 "이것이 노무현 정부의 민주주의냐"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는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한다"며 "쌀개방 국회비준는 전면무효"라고 주장했다.

1일부터 총파업을 선언한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일반노조 이국석 위원장은 "1년 후 계속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 내일은 어떻게 될지 가슴조리며 사는 게 비정규직"이라며 "상황이 이럴진데 노무현 정부는 비정규직을 확대하려는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 나라의 절대 다수가 노동자와 농민이다"며 "모든 이를 죽이는 비정규직법안과 모든 이를 죽이는 쌀비준안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농민이 울음을 참지 못한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 농민이 울음을 참지 못한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 김보성
이어서 15일 농민대회의 현장이 담긴 영상이 상영되고 부산민청, 통일시대 젊은벗과 부산지역 일반노조 몸짓패의 공연이 진행됐다. 한 노동자가 "저희는 똑똑히 봤습니다. 농민이 경찰에 맞아죽는 것을 봤습니다. 내일 서울에서 우리의 힘을 보여줍시다"며 소리치자 공연으로 달구어진 열기가 참가자들의 함성으로 울려 퍼졌다.

마지막으로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비정규특위 정의헌 위원장이 부산시민들에게 드리는 투쟁호소문을 낭독한 뒤 부산시민대회 참가자들은 고 전용철씨의 영정과 거리를 밝히는 횃불을 앞세우고 열린우리당사로 거리행진을 시작했다. 방송차량에서는 80년대 열사들의 이름을 거론하고 "참여정부인 노무현정부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졌다"며 "다시 6월 항쟁처럼 부산시민들이 나서자"는 호소가 흘러나왔다.

영정을 앞세우고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영정을 앞세우고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으로 행진하는 참가자들. ⓒ 김보성

ⓒ 김보성
방송차량의 선무방송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쌀협상 국회비준 철회"와 "노무현정권 심판",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외쳤다.

행진대열이 약 2km정도의 거리에 있는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당사 앞에 다다르자 벌써 건물에는 전경들로 입구가 봉쇄된 상태였다. 일부 농민들과 참가자들은 열린우리당을 막고 있는 경찰의 방패를 보자 "저놈들이 우리 농민을 죽였다"다며 달려들기도 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을 점거하고 있는 덤프연대와 화물연대노동자들이 행진대열을 반기며 펼침막을 내리고 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을 점거하고 있는 덤프연대와 화물연대노동자들이 행진대열을 반기며 펼침막을 내리고 있다. ⓒ 김보성
행진대열이 모두 열린우리당 앞에 모이자 건물 5층에서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라 적힌 현수막이 펼쳐지고 "열린우리당 각성하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12월 1일부터 열린우리당에는 덤프연대 부산지부와 화물연대 부산지부 소속 노동자들이 이미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었던 것. 참가자들은 경찰들로 빽빽하게 막힌 건물 안에서 자신의 주장이 담긴 구호와 펼침막이 펼쳐지자 함께 구호를 외치며 반겼다.

이후 참가자들의 앞대열에서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진입과 간판을 떼어내려 시도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은 진압에 대한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소극적인 방어로만 대응했다. 그러나 몇 차례의 몸싸움이 끝나고 주최 측은 4일 민중대회를 의식한 듯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열린우리당 박살내자"등의 구호를 외친 뒤 "내일 민중대회에서 만나자"며 마무리집회를 정리했다.

그러나 마무리 집회가 끝났음에도 경찰은 열린우리당 입구봉쇄를 풀지 않고 열린우리당에서 농성장을 취재하려던 기자들의 진입까지 막아 원성을 샀다. 경찰 측에서는 "열린우리당에서 아무도 들여보내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지만 실제 열린우리당 당직자들에 따르면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해 과잉대응임이 밝혀졌다. 이후 경찰 측에서 "시위대의 혹시 모를 기습진입을 막느라 어쩔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농민대표들과 대치중인 경찰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 앞에서 농민대표들과 대치중인 경찰들. ⓒ 김보성

항의방문의 의미로 열린우리당 간판을 떼어내려는 참가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항의방문의 의미로 열린우리당 간판을 떼어내려는 참가자들이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 김보성

12월 1일부터 약 2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린우리당을 점거농성하고 있다.
12월 1일부터 약 20여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린우리당을 점거농성하고 있다. ⓒ 김보성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서울에서 열리는 4일 민중대회가 끝난 뒤에도 매일 촛불집회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열린우리당 부산시당을 점거하고 있는 덤프연대와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 20여명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시엔 농성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부산지역에서도 '비정규직'과 '쌀개방국회비준, 전용철 열사'관련한 투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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