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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2일 독일 정부로부터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지난 6월 12일 독일 정부로부터 '대십자공로훈장'을 받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 ⓒ 오마이뉴스 김당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 5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들이 5일부터 8일까지 열린다.

김 전 대통령은 한국의 민주화와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화해협력에 기여한 공로로 재임 중인 2000년 12월10일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이를 기념해 김대중 정부에서 장·차관 및 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들은 해마다 10만원씩을 갹출해 김 전 대통령 내외를 초청해 연설을 듣고 함께 만찬을 하는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초청자들이 10만원짜리 쿠폰을 사서 참석하는 '전통'은 올해도 되풀이됐다. 다만 다른 점은 올해가 '꺾어지는 해'인 5주년임을 감안해 600여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를 치르기로 한 점이다. 이를 위해 한승헌 전 감사원장, 김성재 전 문광부 장관 등 국민의 정부 주요 인사로 구성된 '기념행사위원회'가 구성되었다.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 참석해 특별대담 및 특강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은 5일 광복 60주년 기념사업회가 주관한 국제포럼에 20여분 분량의 영상메시지를 보내 "남북이 힘을 합쳐 '압록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의 이같은 메시지는 평소의 지론인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에 이은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통한 국가발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그는 이밖에도 6자회담 이후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정착, 전쟁과 테러 극복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밝혔다(아래 상자기사 참조).

김 전 대통령은 6일 리하르트 폰 바이체커 전 독일 대통령과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에서 '독일통일 경험과 한반도'를 주제로 TV 특별대담을 녹화하고 바이체커 전 대통령 내외와 함께 동교동 사저에서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7일에는 김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아니지만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이 개최하는 한국학 국제학술회의에서 김 전 대통령 관련 희귀사료가 공개될 예정이다.

뭐니뭐니해도 5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는 8일 오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김 전 대통령 노벨상 수상 5주년 기념 특별강연'과 이어 진행되는 만찬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특별강연을 통해 노벨상 수상 5주년을 맞는 자신의 소회를 밝힐 예정이다. 또 독일 통일의 주역인 바이체커 전 대통령도 '한반도 평화와 독일 통일의 교훈'이라는 주제로 특강에 나선다.

기념행사위에 따르면 이날 기념식 및 만찬에는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대부분 현 정부 주요인사와 여야 정당대표 및 대권주자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노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당일 출국하기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고, 대신 이병완 비서실장이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대독할 예정이다.

정동영 장관, 이명박 시장, 고 건 전 총리 등 대권주자 대거 참석

이날 만찬에는 특히 박지원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박 전 비서실장은 지난 2003년 6월 대북송금 특별검사에 의해 구속된 이후 2년 반만에 처음으로 이날 공개행사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또 이날 기념식과 만찬에는 김원기 국회의장, 이용훈 대법원장, 이해찬 국무총리, 전윤철 감사원장 등 정부 핵심인사와 정동영 통일부 장관, 이명박 서울시장, 고 건 전 총리 등 여야 대권주자가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와 손학규 경기도지사 그리고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 등도 행사 참석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세균 열린우리당 의장, 한화갑 민주당 대표, 정동채 문광부 장관 등도 참석한다.

이밖에도 국민의 정부 시절에 장·차관과 수석비서관 그리고 청와대 출입기자 등을 지낸 인사들과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 사회원로,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영화배우 오정혜씨, 국악인 안숙선씨, 각국 외교사절 등도 자리를 함께 할 예정이다.

또 이와 함께 '5·17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가족모임, 일본·미국 망명 당시 DJ를 지원한 해외교포 등 DJ 정치인생의 굴곡을 증언할 사람들도 대거 참석한다.

이밖에도 10일 오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인터넷 팬클럽 모임인 'DJ로드'(DJROAD.COM) 주최로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컨벤션홀에서 별도의 기념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에는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임종석 열린우리당 의원 그리고 김성재·남궁진 전 문광부장관 등이 참석해 축사를 할 예정이다.

DJ "남북이 힘을 합쳐 '압록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자"
"6자회담 성공·상설화 및 평화협정 통한 '통일 제1단계' 진입"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이 힘을 합쳐 '압록강의 기적'을 만들어 내자"고 말했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에 이어 남북한의 화해협력을 통한 국가발전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김 전 대통령은 5일 광복 60주년 기념사업회가 주관한 '문명과 평화 국제포럼'에 부친 영상연설에서 "우리는 국민의 힘을 합해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으며 민주화의 꿈과 월드컵의 꿈 그리고 IT 강국도 이뤄냈다"고 전제하고 "이제 유라시아 대륙으로 나아가면서 한반도 번영의 시대를 이룩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 모두 손을 잡고 힘을 합쳐 나아가자"면서 "우리는 할 수 있고 21세기는 우리의 세기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성남의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열린 국제포럼에서 행한 '평화와 공존을 위한 새로운 시작'이라는 제목의 영상연설에서 남북관계의 미래와 관련 "남북한의 통일문제에 있어서 우리는 점진적 통일과정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한 북미간의 공정한 게임 중재 ▲6자회담의 상설기구화 통해 한반도와 동북 아시아의 평화기구로 발전 ▲남북한과 미국을 포함한 평화협정 체결 등을 통한 통일의 제1단계 진입을 주장했다.

한편 김 전 대통령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은 전쟁보다는 오히려 테러가 더 심각한 문제다"면서 "테러는 범세계적 규모로 행해지고 있는, 문자 그대로 또 하나의 세계대전이다"고 테러위협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그는 또 테러문제의 해결을 위해 ▲문명·종족·빈부·종교간의 모든 이질적인 분야에서의 상호 대화와 화해협력 ▲증오와 폭력의 확고한 배제 ▲빈곤타파 등을 제시했다.

김 전 대통령은 특히 "21세기 세계평화의 최대의 위협인 테러의 저변에는 예외없이 빈곤 문제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내재하고 있다"면서 "빈곤 타파는 오늘의 불행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테러의 근본원인인 빈곤을 방치하면 사태는 앞으로 더욱 파국적이 될 것"이라며 "세계의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사람들이 모두 절망으로부터 벗어나 내일에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러한 범세계적인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국제포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폰 바이체커 전 독일대통령이 참석해 기조연설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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