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6일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성장 전망치는 올 예상 성장률 3.9%보다 높은 수치다. 이와 함께 내년 물가는 소비자 물가를 기준으로 3%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이날 오전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06년 한국경제 전망'을 발표했다.
그동안 다른 경제연구소 등에 비해 보수적으로 경제전망을 해왔던 한은이 내년 5% 경제성장을 예상한 것은 무엇보다 소비 회복과 수출의 성장세 때문이다.
한은은 내년에 건설투자 등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소비 회복이 뚜렷해지고 수출이 두 자릿수의 건실한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따라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도 올해 예상치 3.9% 보다 1.1% 포인트 높은 5%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5%, 2002년 이후 최고... 소비 회복과 수출 증가세 때문
한은 경제성장 전망치가 달성될 경우, 우리 경제는 지난 2002년 7% 성장한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이루게 된다. 경제는 지난 2002년 이후 성장률 5% 아래의 정체현상을 보여왔다. 지난 2003년 3.1%를 기록한 데 이어 2004년에는 4.6% 성장했고, 올해도 3.9% 성장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이날 제시한 내년 경제전망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면, 그동안 침체에서 벗어나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민간소비가 뚜렷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소득과 고용이 나아지고 가계 부채 등이 줄어들고 주가도 올라 내년 민간소비는 올해보다 회복세가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민간소비가 올해 3.0% 증가에서 내년에는 4.5%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소비가 늘고 수출 역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올해 3.9%에서 내년에는 5.4%로 증가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한은은 밝혔다.
건설투자의 경우는 부동산 종합대책에 따라 민간부문 주택경기 감소에도 불구하고 공공부문 중심으로 주택공급이 늘고 민자투자사업이 본격적으로 실시됨에 따라 올해 0.3%에서 1.7%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고용·기업설비투자 증가.. 수출보다 수입이 더 증가
세계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세에 있고 IT 경기가 회복됨에 따라 수출도 높은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올해 10.1% 증가에서 10.8%로 늘 전망이다. 내수 회복에 따라 수입 증가율도 올해 6.1%에서 내년에는 10.4%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흑자 폭은 올해 예상치 175억달러보다 약간 줄어든 16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한은은 전했다.
내년 소비자물가는 올해보다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교통요금 등 일부 공공요금과 담배값 인상, 고유가 및 국내경기 회복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년 중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3.0% 내외로 올해 2.7%보다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반적인 경제사정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고용도 개선될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서비스업 활동과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확대 등으로 내년 고용사정은 올해보다 다소 좋아져 실업률은 올해 3.8%에서 3.6%로 약간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경제가 올해 2분기 이후부터 점차 상승부문으로 돌아서 4분기에는 GDP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4%대 후반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도 이같은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