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적십자의 제3 표장, 적수정
적십자의 제3 표장, 적수정 ⓒ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 적십자기구는 그동안 적십자, 적신월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미가입국이었던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마겐 다비드 아돔(붉은 다윗의 별)’이라는 표장을 사용하면서 구호활동을 펼쳐왔다. 이번 적수정 추가에 따른 국제적십자운동 조직의 큰 변화는 없다. 사용여부는 각국 적십자사의 재량에 맡겼다.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이번 적수정 표장 채택으로 종교적으로 미묘한 분쟁지역에서 요원의 안전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3의 표장 어떻게 탄생했나?

적십자 표장의 시초는 기구 창설을 주도한 앙리 뒤낭의 조국 스위스 국기의 배색을 바꿔서 흰색바탕에 붉은 십자가 모양으로 1863년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 결정됐다. 1876년 회교국가인 오토만제국이 러시아-터키 전쟁에서 구호활동을 하면서 십자가 대신 붉은 초승달 모양의 적신월을 사용함으로써 이후 회교국에서 통용됐다.

ⓒ 유성호
회교국가에서는 십자가가 과거 십자군 원정 때 기독교인들이 사용한 휘장이란 점을 지적, 사용을 피했다. 이후 국제 적십자연맹에서는 두 가지 휘장을 겸용하고 있지만 문제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은 독자적으로 ‘붉은 다윗의 별’을 사용을 고집, 1949년 국제적십자연맹으로부터 가입을 거절당하기도 했다.

연맹이 거절한 이유는 표장의 난립을 차단하기 위한 것. 당시 연맹 가입을 요청하면서 여러 나라들이 사자와 해, 불꽃, 주먹, 심장 등을 표시하려고 하자 모두 거부했다. 통일된 적십자 표장이 아닐 경우 인지도가 떨어져 전장에서 요원들이 위험하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2003년 10월 이라크 바그다드 소재 국제적십자위원회 건물에 차량 자폭테러가 발생, 3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등 종교적으로 미묘한 분쟁지역에서의 안전 보장이 취약해짐에 따라 탈종교 형태의 적수정 표장 탄생을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직접적인 이유는 국제적십자연맹의 자금압박이 주된 이유로 알려졌다. 독자적인 표장으로 연맹에 가입하려던 이스라엘이 거절당하자 미국이 이스라엘 편을 들어 지난 5년 동안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자금압박에 시달리던 연맹은 제3의 표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표장이 왜 중요한가?

적십자 표장은 ‘인도주의’ 자체의 의미를 지닌다. 표장은 보호적, 표시적 목적으로 사용이 구분된다. 보호적 사용은 전시 전장에서 부상자 구호에 나서는 의료요원들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생명이 완전히 담보되는 의미는 아니지만 군인들은 피아를 막론하고 비무장 구호요원과 교목의 활동을 존중해야 한다. 전장이기 때문에 보호 표장은 멀리서도 보이도록 커야 하며 방수효과가 있어야 한다. 표장은 왼쪽 팔에 낀다.

응급구호에 투입된 적십자, 적신월사 요원들
응급구호에 투입된 적십자, 적신월사 요원들 ⓒ 국제적십자연맹
표시적 사용은 평시에 적십자운동에 소속된 사람이나 차량, 건물을 표시하는데 사용된다. 이때 사용되는 표장에는 관련 적십자사의 이름을 함께 표시해야 한다. 또 표장은 작아야 한다. 적십자 표장을 전투원이나 군사시설을 위장하는 데 사용하면 전쟁범죄로 처벌되는 등 엄격한 규정에 의해 관리되고 있다. 인도주의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번에 추가 채택된 적수정은 보호적 사용에서는 일체 다른 표식을 넣을 수 없고 표시적 사용에서만 적십자나 적신월 표장을 내부에 넣어 사용할 수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붉은 다윗의 별’을 적수정 내부에 넣어 사용하면 된다. 국제적십자연맹은 대부분 국가에서 적수정을 사용할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적십자는 어떤 조직인가?

국제적십자운동은 1859년 스위스의 청년 실업가인 장 앙리 뒤낭에 의해 처음 시작됐다. 뒤낭은 그해 일어난 솔페리노 전투에서 많은 전상자들이 그대로 버려져 있는 보고 인근 마을 부녀자들과 함께 피아 차별 없이 전상자들을 돌본 것. 이후 제네바로 돌아온 그는 솔페리노 전투의 참상과 체험을 '솔페리노의 회상'이라는 책으로 엮으면서 부상자 구호에 대한 국제적인 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 대한적십자사
이후 뒤낭은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전신인 ‘국제부상자구호위원회’(일명 5인위원회)를 조직하고 16개국 대표를 초청, 1863년 10월 29일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국제적십자운동을 본격화했다. 우리 대한적십자사는 대한제국이 1903년 1월8일 제네바 협약에 가입한 후 1905년 10월27일 고종 황제의 칙령으로 탄생됐다.

적십자 운동조직은 국제적십자위원회, 국제적십자연맹, 각국 적십자·적신월사 등 3개 단위가 유기적 관계 속에서 4년마다 열리는 국제적십자회의, 연맹총회, 대표자회의, 상치위원회 등의 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한다. 이중 국제적십자회의는 최고 의결기구이다.

인도, 공평, 중립, 독립, 봉사, 단일, 보편이라는 7대 전제 아래서 국제적십자위원회는 전시, 연맹은 평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