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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주지사 선거, 의회 선거 등에서 연이어 패배를 기록해 온 플로리다 민주당의 ‘승리를 향한 길’ 로고
대선, 주지사 선거, 의회 선거 등에서 연이어 패배를 기록해 온 플로리다 민주당의 ‘승리를 향한 길’ 로고 ⓒ 플로리다 민주당 웹사이트
민주당의 정치자금 모금이 잘 이뤄지고 있고, 주지사 선거에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잽 부시와 동율을 기록한 짐 데이비스 연방하원의원이 출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주지사 2회 연임의 잽 부시는 이번 주지사 선거에 나오지 않는다. 선거로 뽑는 주정부의 3개 각료자리 중 두 자리가 당내 경선 없이 순조롭게 후보가 결정된 상태이고 주의 상·하원의원 선거에 유력한 후보들이 몰려들고 있다.

민주당의 빌 넬슨 연방상원의원 또한 내년에 재선이 유력해 보인다. 도전자인 공화당의 캐서린 해리스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훨씬 뒤져있고 선거자금 모금에도 크게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해가 아닌 올해 민주당의 모금액은 지난 3/4 분기 동안에만 120만불을 달성했는데, 이는 선거가 없는 해의 모금액으로는 지난 십년 내에 두 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캐서린 서만 민주당 의장은 지난 4일 통신에 "당원들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고 사실 선거를 위해서는 최적의 시점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게다가 중앙정치무대인 워싱턴에서는 공화당이 대중의 지지를 잃고 있어 주 하원의원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승리를 낚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에 차 있다. 이라크 전에 대한 불만이 계속 쌓여가고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연방 재정적자에 대한 논란, 대통령 수석 보좌관 칼 로브를 둘러싼 의혹 등이 공화당의 지지율을 전국적으로 갉아먹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일부터 올랜도에서 열린 플로리다 민주당 대회에는 하워드 딘 민주당 전국 의장, 존 에드워즈 전 부통령 후보, 마크 워너 버지니아 주지사, 톰 빌색 아이오와 주지사, 민주당의 기대주인 일리노이의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연사로 등장해 한껏 기세를 올렸다.

플로리다 주류 민주당원들을 이끌고 있는 데이브 애론버그 주 상원의원은 "이 대회가 지난 몇 년간 계속된 공화당의 상승세를 저지하고, 오히려 민주당의 역전을 마련하는 대회가 될 것"이라며 "패배의 상처는 아물었고 이제 살찌우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정치에서 1년은 예측하기에는 너무 긴 기간이지만 '노스 플로리다 대학' 정치학과 매튜 코리건 교수도 "민주당이 낙관적일 충분한 이유가 있다"며 "아직 샴페인을 터트리기에는 이르지만, 조직력과 선거전 준비 상태 등이 1998년에 잽 부시에게 주지사를 내어줄 때보다는 훨씬 나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하이오 공화당 "갈아엎고 모두 새판을 짜야 할 것 같다"

그렇다면 부시를 재선시킨 오하이오의 상황은 어떤가. 오하이오 역시 공화당의 인기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으며 이 기회를 틈타 반사이익을 챙기고 있는 민주당의 기세가 갈수록 드세지고 있는 형국이다.

공화당 주지사 밥 태프트는 스캔들로 인해 지지도가 급속히 추락하고 있고 연방하원의원 밥 네이는 사기사건에 연루되어 연방차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연방하원의원 진 슈미트는 이라크 전을 둘러싸고 저명한 민주당원을 비판했다 되물려 심야 텔레비전 쇼에서 놀림감이 되고 있다.

전국적인 지명도가 높은 공화당 여성 연방 하원의원 데보라 프라이스의 지역구이며 부촌인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교외지역도 민심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프라이스 의원의 한 지지자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 정책에 대해 지난 3일 <뉴욕타임스>에 "매우 불만족스럽다"며 다른 지역의 한 공화당원은 공장의 해외 이전으로 직장을 잃은 사실에 대해 매우 강력하게 비판하면서 "공화당을 모두 갈아엎고 새 판을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의원 자신도 "공화당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면서 "민주당이 오하이오를 목표로 삼고 있으며, 민주당원들이 뭔가를 이루어 내기 위한 적기가 지금이라고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내년 의회선거에서 프라이스가 이 지역에서 낙선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왜냐하면 1992년에 당선된 이래 최초로 가장 강력한 민주당 후보인 메리 조 킬로이와 상대하기 때문이다.

쇠락하고 있는 오하이오 공화당 세력을 보도한 3일자 <뉴욕타임스>
쇠락하고 있는 오하이오 공화당 세력을 보도한 3일자 <뉴욕타임스> ⓒ 김명곤
메리 조 킬로이는 공화당 아성인 콜럼버스 교외지역에서 2000년 대선에서 고어가 얻었던 표보다 10%나 더 많은 43%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올린 '북부 알링턴 진보연맹'의 강력한 지원을 등에 업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지금은 모든 공화당원들에게 여려운 시기이며, 특히 내년에 있을 중간선거를 준비하는 오하이오 지역의 공화당원들 보다 이같은 사실을 더욱 실감나게 느끼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하이오의 민주당원들은 내년 선거에서 마이크 드윈 공화당 연방상원의원의 의석뿐만 아니라 많게는 8석의 연방하원의석을 공화당으로부터 뺏어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약체로 평가되고 있는 드윈 상원의원은 예상 경쟁상대인 민주당의 쉐로드 브라운 하원의원보다 약간 낮은 지지율을 기록 중이다.

워싱턴의 한 정치잡지 편집자는 <뉴욕타임스>에 "2006년의 모든 정치적 여정이 오하이오로 향하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오하이오의 드윈 상원의원을 꺾지 않고는 상원을 장악할 방법이 없고, 내년 오하이오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가 될 것이고, 오하이오가 전미 지역에서 공화당 연방하원들의 재선이 가장 힘든 지역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지역문제보다는 전국적인 이슈에 집중해야 '승산'

현재 부시 대통령의 인기도 하락과 더불어 플로리다와 오하이오의 공화당 후보들은 당이나 대통령과의 관계는 접어두고 그 자신들만의 기록과 정책으로 승부할 것이라고 말한다. 다른 지역의 민심과 마찬가지로 이들 지역의 민심은 이라크전 등 대외정책에 대해 크게 비판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곤경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승리가 그리 간단하게 달성될 것 같지 않다는 견해를 보이는 측도 있다.

우선 공화당이 현직 프리미엄을 지니고 있는 데다,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공화당을 비난하는 것 이상의 대안을 제시해야만 한다는 것. 콜럼버스의 한 공화당 로비스트는 "민주당이 단지 부시 대통령을 선거에 이용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들은 왜 공화당 후보가 당선되면 안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이유를 제시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승리를 쉽지 않게 할 요인은 또 있다. 선거 이슈의 무게 중심이 이라크 전, 재정결손, 세금정책, 건강보험 등 전국적인 이슈 보다는 지역적인 이슈로 옮겨질 경우, 현직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는 공화당과 힘겨운 싸움을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차보트 공화당 연방하원의원은 "내년 의회선거에서도 전국적인 이슈는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며 모든 선거에서 지역현안이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지역 인물군에서 앞선 공화당의 우세를 자신했다.

민주당의 낼슨 의원은 "시아보 케이스처럼 단기간의 논란으로 끝을 맺는 국내문제로 무게 중심이 급격히 이동할 위험성도 있다"고 경계하면서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어느 특정한 그룹에 의해 세뇌 당해 왔다고 느끼고 있으며, 이번에는 승리를 위해 선거 때까지 이 기조를 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결국 민주당이 내년 11월로 예정된 상하원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공화당의 인기 쇠락에만 기대기 보다는 굵직한 전국적인 이슈를 붙들고 늘어지는 동시에 보다 적극적인 대안 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플로리다 코리아위클리(koreaweeklyfl.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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