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황우석 교수가 14일 출근 8시간 만인 오후 6시35분께 실험실을 나서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성규
[2신 : 14일 밤 10시 15분]

14일 황우석 교수에겐 세 가지 소식이 동시에 날아들었다. 2005년 논문의 재검증을 맡게 될 조사위원회가 곧 구성될 것이라는 소식과 영국 에든버러대 이언 윌머트 박사 등 8명의 세계적 과학자들이 황우석 서울대 교수팀의 체세포 복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 결과에 대한 공동 검증을 제의했다는 소식.

그리고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공동저자 모두에게 논문 철회를 권고하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뉴스 등이다. 때문인지 황우석 교수의 표정은 더욱 어둡고 경직돼 보였다.

오전 10시 20분께 실험실로 출근한 황 교수는 입을 꾹 다문 채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피해갔다. 발걸음도 무거운 듯했다. 그 뒤 황 교수는 두문불출 단 한 차례도 실험실 밖으로 빠져나오지 않았다. 전날처럼 점심 식사는 도시락으로 대신했다.

실험실 앞에서 황 교수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던 기자들은 ‘아무리 그래도 화장실을 한 번 정도는 다녀오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며 카메라의 초점을 황 교수 연구실 입구로 모았다. 그러나 황 교수는 오후 6시 35분 실험실을 나설 때까지 문 밖으로 한 차례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황 교수 연구실을 여러 차례 오가던 한 대학원생은 1시 55분께 기자들에게 “현재 교수님은 집무를 보고 계시다”며 “연구실에는 황 교수님과 비서가 함께 있다”고 내부 모습을 전했다.

대신 이병천 교수의 발걸음은 바빠 보였다. 측근인 이병천 교수는 수시로 연구원들과 숙의한 뒤 황 교수 연구실로 들어가는 등 무척 분주하게 움직였다. 연구실 앞에서 연구원들로부터 보고를 듣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다.

이 교수는 2시 5분께 실험실 밖으로 빠져나가려다 한 기자의 거친 질문세례를 받고는 곧바로 실험실로 되돌아가는 해프닝을 연출했다. 결국 이 교수는 오후 3시 15분께 다시 건물 밖으로 빠져나갔다. 기자들이 그를 붙잡고 섀튼 교수의 논문 철회 권고에 대해 수차례 질문했으나 이 교수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황 교수의 심경은 오후 6시께 연구실을 방문한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에 의해 처음으로 간접 확인됐다. 황 교수와 약 20분간 대화를 나눈 김 구청장은 실험실 앞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에게 “황 교수는 (자신을 괴롭히는) 조직적인 음해세력이 있다고 하더라”며 “하지만 황 교수는 관악구민과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으며 떳떳하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김 구청장은 ‘조직적 음해세력이 구체적으로 누구냐고 말했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하지는 않았으며 얘기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조직적 음해세력이라는 발언의 파장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자들도 이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수차례 재확인을 요청했고, 김 구청장은 그때마다 “확실히 그 말을 전해 들었다”고 답했다.

황 교수는 출근 8시간 만인 오후 6시 35분에야 퇴근을 위해 기자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수의과대의 한 직원은 황 교수의 퇴근시간을 기자들에게 알려주며 “특별한 말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조용히 퇴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요청이었다.

예고된 시간에 황 교수가 이병천 교수와 함께 실험실을 나오자 기자들은 ‘조직적 음해세력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느냐’고 공세적으로 질문했다. 하지만 황 교수는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며 강력히 부인했다. 때론 짜증 섞인 표정으로 같은 답변을 반복하기도 했다.

섀튼 교수의 논문 철회 권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대해서도 황 교수는 “말씀 드릴 것이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삼갔다. 그 뒤 황 교수는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밀친 뒤 4층 주차장에 대기해 있던 차량을 타고 수의과대를 떠났다.


▲ 14일 오후 서울대 수의대에서 이병천 교수(오른쪽)가 한 연구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1신 보강 : 14일 저녁 7시 15분]

서울대 재검증 조사위 인선, 10명 중 9명 완료


황우석 교수팀 연구결과의 재검증을 위한 서울대 조사위원회 구성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의 관계자는 14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조사위원은 9명이 선임됐으며 1명만 남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정확히 언제쯤 조사위원회 구성이 완성될 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르면 15일, 늦어도 주내에 위원회 구성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조사위원장의 선임과 외부인사 참여비율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줄 수 없으며, 외부인사가 몇명 참여했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연합뉴스>는 서울대 한 관계자의 말을 빌어 이미 조사위원장은 확정됐으며, 외부인사도 2명이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대는 조사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향후 조사 활동과 기준에 대해 간단한 기자공식 브리핑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의 관계자는 "기자브리핑은 오는 16일로 현재 계획해 놓고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주 초부터 그동안 제기돼 왔던 각종 의혹에 대한 1차 검증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 14일 오후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 연구실에 한 연구원이 점심식사를 들고 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한편 14일 오전에도 실험실로 출근한 황우석 교수는 하루 종일 연구실에만 머물며 외부와 접촉을 삼갔다. 측근인 이병천 교수가 연구원들과 숙의한 뒤 황 교수 연구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간간이 목격되기도 했다.

특히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2005년 논문의 철회를 공동연구자 등에 제안했다는 소식이 이날 언론을 통해 보도됐지만 황 교수팀은 오후 6시20분 현재까지도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황 교수의 측근은 이병천 교수는 이날 오후 3시 15분께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섀튼 교수의 제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으나 입을 꾹 닫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조직적인 음해세력 있다고 말했다"-"그런 대화 나눈 적 없다"

14일 오전에도 실험실로 출근한 황우석 교수는 하루 종일 연구실에만 머물며 외부와 접촉을 삼갔다. 오후 내내 연구실 밖으로 한 차례도 나오지 않을 정도였다. 다만 측근인 이병천 교수가 연구원들과 숙의한 뒤 황 교수 연구실로 들어가는 모습이 간간이 목격되기도 했다.

황 교수의 심경은 이날 오후 6시께 연구실을 방문한 김희철 서울 관악구청장에 의해 간접적으로 처음 전달됐다. 김 구청장은 6시 25분께 연구실을 빠져나오면서 연구실 앞에서 기다리던 기자들에게 "황 교수는 조직적인 음해세력이 있다고 하더라"면서 "하지만 자신은 관악구민이나 국민들에게 부끄럽지 않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한편 6시 35분께 연구실을 빠져나온 황 교수는 기자들이 '섀튼 교수의 논문 철회 권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하자 "말씀드릴 것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 '조직적인 음해세력이 있다고 말한 것은 사실이냐'는 질문에도 그는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고 강력 부인하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앞서 황 교수의 측근인 이병천 교수도 이날 오후 3시 15분께 건물 밖으로 빠져나가면서 같은 질문을 받았지만 입을 꾹 닫은 채 답변을 하지 않았다.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