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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종호
1974년 민청학련(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 사건으로 사형 선고를 받았던 유인태 열린우리당 의원(서울 도봉을·사진)이 다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지난주 민청학련·인혁당 사건은 '조작'이라는 국정원 진실위원회의 발표가 나자 "너무 오래 걸렸다"며 눈물을 훔치면서도 유족들의 화해와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박근혜 대표가 국정원의 발표를 "한마디로 가치 없고 모함"이라고 일갈하자, "일본 아소 다로 외상과 다를 게 뭐냐"며 "(박 대표는) 극우적인 극단의 의식구조를 가진 것 같다"고 반발했다.

아소 외상은 "창씨개명은 조선인이 희망했다", "다행스럽게 (일본이 어려울 때) 한국전쟁이 터져 도움이 됐다"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이야기하는 국가는 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뿐"이라는 등 틈만 나면 망언을 쏟아내 '망언제조기', '망언꾼'이라는 별칭이 붙은 일본 우익의 핵심인사다. 특히 그의 부친은 일제시대 1만명이 넘는 조선인 징용자를 끌고가 노역시킨 아소탄광의 사장. 아소 외상도 가업을 이어 받아 이 탄광의 사장을 지냈다.

유 의원은 14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모함이라니? 그럼 고문·살인이 없었다는 건가"라고 반문한 뒤 "누구를 처벌하자는 것도 아니지 않나, 위로의 말을 하기가 그렇게 어려운가"라며 "유족들의 가슴에 다시 한번 비수를 꽂았다"고 말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 것이다. 박 대표가 공인이 되었으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대신해) 풀 수 있는 것 아닌가. 나는 정말 박근혜 대표와 화해하고 싶다."

지난 9일 박 대표의 국정원 발표에 대한 반박이 보도된 날은 사학법 처리와 관련해 여야가 극한 대치중이라 응수할 여유가 없었다. 또 같은 사건으로 7년간 복역했던 장영달 의원이 "이성적 자세를 보여달라"고 꼬집은 것을 보고 "나까지 나설 필요 있겠나"라며 넘어가려고 했다고 한다. 당 중진으로서 '국회 밖'으로 나가있는 한나라당을 자극하고 싶지 않다는 고려도 있었다.

"간첩의 자식이라고 간첩의 가족이라고 동네도 나가지 못하고 살아온 유가족들이 안타까워서 말하는 것이다."

유 의원은 "(박 대표가) '그 시절, 아버지가 집권하던 때 일어났던 일로 얼마나 가슴이 아프시겠냐' 그 위로 한마디만 해줘도 유족들의 맺힌 한은 좀 풀어지지 않겠냐, 그런데 잘했다고 나오니…"라고 말끝을 맺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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