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우먼타임스
[최희영 기자] 청소년을 위한 방송이 부족하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음악프로나 오락프로를 시청할 뿐이다. 그런 현실이기에 1999년 시작해 6년 동안 300회를 넘긴 '도전 골든벨'의 끊이지 않는 인기가 더욱 눈길을 끈다.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청소년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며, 청소년들이 시청할 수 있는 시간대에 방송되는 '도전 골든벨'. 청소년들은 이 프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풍문여고 미디어바로보기반의 모니터 자료에서 '도전 골든벨'의 장·단점이 읽혀진다.

서울YWCA 주관으로 실시된 풍문여고 미디어바로보기반(이하 미디어반)의 모니터에 따르면 '도전 골든벨'은 장점이 많은 프로다. 청소년들의 TV에 대한 갈증을 풀어주는 유익한 프로로 분석된다. "청소년의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제작되는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300회를 앞두고 있는 것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은 '도전 골든벨'이 "친구들 사이의 진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프로"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부모님께 전하는 편지, '찬스' 등의 코너를 통해 단순히 문제를 푸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모님과의 사랑을 확인하고 입시 위주의 경쟁문화에서 우정의 의미를 강조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의미의 프로면 무엇하나. 지나치게 교육적이거나 감동적이라면 청소년들의 주목을 끌 수 없을 터. '도전 골든벨'의 인기요인 중 하나는 무엇보다 재미있다는 점이다. 미디어반은 "다양한 청소년들의 생기발랄하고 재치 있는 모습을 담아내 재미있고, 이러한 청소년들의 '진짜' 모습을 기성세대가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강조한다.

아울러 미디어반은 화면에 새겨지는 자막에서도 재미를 느끼고 있다. "청소년들의 생각을 전달하며 건강한 웃음을 이끌어내는 생생한 자막은 청소년 자녀들과 함께 시청하는 부모세대에게 세대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서로의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는 시간과 대화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은 '도전 골든벨'의 단점을 정확하게 꼬집는다. 우선, 남녀 진행자의 고정된 역할이 지적된다. "여성진행자는 한 자리에서 문제만 출제하는 등 수동적인 모습이고 남성진행자는 인터뷰를 전담하며 보다 능동적이고 활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비판하는 것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시청하기에 부적절하고 자극적인 인터뷰도 문제로 지적된다. 마산성지여고 편에서 한 학생이 정답이 '아지트'인 문제에 대해 술집이란 오답을 말하면서 "화장 좀 하고, 치마 좀 입고 가주면 된다"라고 인터뷰한 것이 그 예. 또한, 첫 키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남성진행자가 여학생들에게 "상상해 봤어요? 언제 하고 싶어요?" 등도 부적절한 예다.

아울러, 미디어반은 "학생과 선생님의 장기자랑 방영시간이 늘어나면서 회를 거듭할수록 방송에 보여지는 문제의 수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선생님만 참여하는 '방방 패자부활전'의 형태에서 탈피해 사제지간의 협력을 통해 믿음과 정을 느낄 수 있게 바꿔야 한다"고 제언한다. 선생님의 망가지는 모습이 아닌, 학생들의 재치에서 '도전 골든벨'의 재미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밖에도 미디어반은 외계어와 축약어에 익숙한 청소년을 위한 맞춤법 문제 출제 확대와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년들이 출제하는 문제를 적극 활용하는 등의 방안을 건의했다.
댓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