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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낮 서울대학교 수의대 황우석 교수 연구실에서 안규리 교수가 나오고 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황우석 교수에 대한 안규리 교수의 믿음이 시시각각 바뀌고 있다. 때로는 황 교수와의 끈을 놓으려고 했다가도 다시 변함없는 믿음을 표시하고 있다. 이같은 모습은 최근 황 교수팀이 보유하고 있는 줄기세포 존재 여부가 쟁점 이슈로 부각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황우석 교수의 주치의이자 대변인 역인 안규리 교수. 황 교수는 그를 가리켜 "'황우석 사단'이 벌이는 생명공학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역을 하고 있다"고까지 칭송했다(<조선일보> 5월 23일자). 안 교수는 문제가 된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저자이며 연구팀의 임상시험 분야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지휘자 안규리'의 요즘 심경은 그리 편하지 않다. 주요 파트너였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이 황 교수의 말을 빌어 '줄기세포는 없다'고 주장했고, 황 교수도 논문의 사진조작을 시인한 뒤 논문 철회를 요청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안 믿나] "줄기세포 없다는 말 들었다" "주치의 그만하고 싶다"

안 교수는 최근 김형태 변호사를 통해 "황우석 교수의 주치의를 그만하고 싶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확인됐다.

< PD수첩 >과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 공동검증을 하는 과정에서 황 교수측 자문을 맡았던 김 변호사는 16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안 교수가 자신에게 이같은 생각을 털어놓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와 거리를 두고 싶다는 뜻이다.

또한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은 14일 밤 안 교수를 만났을 때 그가 "황 교수에게 줄기세포가 없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안 교수가 황 교수에 대한 믿음을 접으려는 태도를 보인다고 해석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 교수는 17일 언론사에 보낸 정정요청 자료를 통해 이같이 얘기한 적이 없었다고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희망이 있다"며 황 교수팀 연구결과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재확인했다.

다만 그는 노성일 이사장에게 "무섭다"고 털어놓은 사실은 인정하면서 "황우석 교수는 물론 함께 일했던 다른 우수한 연구자들까지 이번 일로 인해 재기 불능 상태에 처할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줄기세포가 있다"는 황 교수의 확언을 믿고는 있지만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는 못하고 있는 셈이다.

[믿나] "노성일 이사장 말 사실 아니다, 희망이 있다"

안 교수가 이처럼 황 교수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줄기세포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황 교수가 기자회견을 했던 16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도 확인된다.

안 교수는 이 인터뷰에서 "나는 파트 담당자가 아니어서 (줄기세포 존재 여부를) 추정하기 어려웠다"면서 "다만 지금은 줄기세포가 있었으면, 또 줄기세포를 만들 기술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최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를 직접 보거나 실험에 참여할 순 없었지만 서울대에서 사실을 규명할 때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증명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교수가 "앞으로 줄기세포의 연구 방향을 쥐고 흔들 인물"이라고 극찬했던 안 교수조차 황 교수의 연구결과에 대해 확신하지는 못하고 있다. 과연 안 교수는 황 교수의 주장을 믿고 있는 것일까, 아닐까. 안 교수의 입장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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