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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나무야> ⓒ 돌베개
"죽은 자를 위해 기도하고, 산 자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워라."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은 자신의 삶의 이정표가 되어준 책으로 <마더 존스-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을 꼽았다. 마더 존스(1837∼1930)는 미국 노동운동의 대모로, 파업 현장마다 검은 드레스를 입고 나타났던 여성투쟁가이다.

그는 소시민으로 살다가 중년이 넘은 나이에 사회의 부조리에 눈을 뜨고 노동운동에 뛰어든 이후, 노동자와 미국 노동조합 역사의 중심에서 투쟁했다. 최 의원 역시 1970년대 독재정권과 싸우며 노동운동을 하다가 감옥에서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당시 큰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고 회고했다.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 <삶의 지혜>

장애인 의원인 장향숙 열린우리당 의원은 '1만 권이 넘는 독서량'을 자랑하듯 자타 공인 '책벌레'로 알려져 있다. 장애 탓에 제대로 학교 정규 과정을 마칠 수 없어 일찍이 독서로 향학열을 달랬던 장 의원은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습관이 생겼다.

그런 그가 최근 다시 읽고 있는 책은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삶의 지혜>다. 20대 때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인데, 뜻하지 않게 홍미영 의원이 선물로 주어 내심 무척 반가웠다고 했다. <삶의 지혜>는 오늘날에도 젊은이들에게 아주 인기 있는 삶의 지침서라고 장 의원은 소개했다.

"발타자르는 인간의 본성에 대해 지나치게 합리적이거나 이상적이거나, 물신주의적으로 흐르지 않고 인간의 위대함을 간과하지 않으면서도 오히려 인간의 평범함을 보여주는 등 균형이 돋보입니다. 이를테면 그는 유럽의 중용사상가라고 볼 수 있지요."

그는 유쾌하게 삶의 지침을 읽고 싶을 때 아주 현실적인 접근을 할 수 있어 가끔 옆에 두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

한나라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이혜훈 의원(여·서울 서초갑)은 정치권에 진출할 당시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읽었던 <백악관을 기도실로 만든 대통령 링컨>을 꼽았다.

링컨의 '통일 철학' '인권존중과 평등정신' '신앙심'을 본받고 싶다는 그는 '초심을 잃지 말자'는 다짐에서 늘 가까이 두고 보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이 의원은 이 책을 읽으면서 남북분단의 현실에서 정치인이 해야 할 역할을 고민하고, 더 나아가 사회양극화가 극심해지고 있는 오늘날, 사회적 약자로 소외당하고 있는 여성과 저소득층, 결손 아동의 권익 향상에 대해 더욱더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통일 대통령'이자 '신앙인'으로서 링컨의 삶과 철학에 경의를 표했다.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 <전태일 평전>·<옥중서간>

<전태일 평전>
<전태일 평전> ⓒ 돌베개
1970∼80년대 학생운동, 재야운동을 거쳐 지방의회(경기 광명시의원) 경험을 쌓고 17대 국회에 입성한 유승희 열린우리당 의원은 학생운동 시절 읽었던 故 조영래 변호사의 <전태일 평전>,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서간> 등을 꼽았다.

의정 활동으로 바쁜 요즘에는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 <웬디 수녀의 유럽미술산책>, 잉마르 베리만의 자서전 <마법의 등> 같은 문화적 소양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그림책'을 주로 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 <토지>·<당신들의 천국>

진수희 한나라당 의원은 내 인생의 책 한 권으로 박경리의 <토지>와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꼽았다. <토지>에 나타난 인간 군상들의 세심한 묘사를 보면서 '사람이 소중하다'는 것을 깨우쳤고, <당신들의 천국>을 보면서 호남인들에게서 느껴지는 한의 정서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그는 가끔씩 자신을 짓누르는 1970∼80년대에 대한 마음의 빚을 느끼고 있다고 술회했다.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책을 좋아해 즐겨 읽기는 하지만, <로마인 이야기> 등에서 언뜻언뜻 보여지는 제국주의적 느낌이 조금은 맘에 걸린다는 그는 최근엔 동서양인의 생각 구조 차이를 다룬 <생각의 지도>라는 책을 즐겁게 읽었다고 꼭 한번 읽어보길 권했다.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 <나무야 나무야>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여성> ⓒ 녹두
제주지역 농민운동가 출신인 현애자 민주노동당 의원은 신영복 선생의 <나무야 나무야>를 추천했다. 이 책은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20여 년 동안 옥고를 치른 장기수 신영복 선생이 우리나라 곳곳을 다니며 느낀 국토와 역사, 시대의 인물에 대한 성찰과 깊이 있는 사색을 엮은 책이다.

그는 소수 진보정당의 국회의원으로 현실적 한계에 부딪쳐 지치고 버거울 때마다 "어리석은 자의 우직함이 세상을 조금씩 바꿔갑니다"는 문구를 떠올리며 희망과 용기를 얻는다고 했다.

"세상을 바꿔보겠다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귀중한 화두가 가득 담긴 책입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싶으신 분들은 꼭 보시기 바랍니다."

주진 기자 jj@iwoma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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